[강천구의 자원경제] '원자재 대란' 자원개발로 풀어야 한다


[아이뉴스24] 요소수 품귀 사태가 급기야 원자재 대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차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던 경기가 타격을 받지는 않을는지 정부뿐 아니라 산업계도 걱정하고 있다. 뒤 늦게나마 정부가 나서 요소 물량 확보를 위해 외교 노력을 경주하고,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대책반을 꾸려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에 나서 진정 국면에 들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범정부 경제안보 핵심부품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대외 의존도가 높은 3천~4천개 품목 중 관리 시급성이 높은 핵심 품목을 지정해 시행키로 했다. 정부가 꼽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주력 산업과 직결되는 품목은 수산화리튬을 포함 희토류(네오디뮴), 텅스텐, 마그네슘, 흑연 등 200여개 품목이다. 정부의 대책이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원자재 대란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만약 방치한다면 국내 생산·소비·물가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확산 될 수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희소금속과 희토류 등 전자 제조업에 필요한 핵심 원재료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통합정보팀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6월 1kg당 80.71달러에서 11월 24일 기준 178.21달러까지 치솟았고, 망간 가격 역시 같은 기간 동안 1톤당 1천436.11달러에서 2천175달러까지 올랐다. 니켈 가격은 톤당 2만190달러로 1년 전 가격인 1만5천850달러 보다 30% 가까이 올랐으며, 텡스텐 등 다른 광물 가격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기업들에게 적잖은 타격을 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9일 국내 500대 기업 중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출 기업들은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이 전년보다 평균 18.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 중 83.0%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고 답했고, 34.1%는 제품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일부 품목의 경우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높아 자칫 제2의 요소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이 수입한 품목 중 3천941개(31.3%)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이었으며, 국가별로는 중국이 1천850개로 미국(503개), 일본(438개)을 크게 상회 했다. 한국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원자재는 우선적으로 요소를 포함해 마그네슘·리튬·텅스텐·희토류·흑연 등을 꼽을 수 있다. 문제는 갈수록 핵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선박·IT제품 등은 중국의 광물과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전 세계에서 중국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만약 중국이 마음먹고 수출을 제한할 경우 대체가 어려운 광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마그네슘의 경우가 대표적인 광물이다. 마그네슘은 자동차 제조에 특히 많이 쓰인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통상 재고를 1~2개월치 정도 확보해 놓고 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50일가량만 공급을 중단해도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가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한국산업에서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배터리 산업 역시 중국 리스크에 목이 메어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원료는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 등인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들 원료의 70~10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산화리튬 82.5%, 황산니켈 77%, 황산코발트 92%, 망간 100%, 구상흑연 100%이다.

더 심각한 원료는 희토류이다. 전기차 구동모터의 핵심 소재인 영구자석(네오디뮴 자석) 제조에 필요한 원료로 희토류 생산량의 60% 이상이 영구자석을 만드는데 사용 된다. 영구자석은 풍력 발전용 터빈과 IT제품뿐 아니라 F-35 전투기, 미사일, 레이더 등 국방산업에도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미국도 희토류 세계 2위 생산국이지만 희토류 원재료를 중국으로 보내 가공 후 중간제품으로 다시 수입하는 등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은 희토류 영구자석을 일본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영구자석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도 일본에 원료를 보내 가공 후 중간제품을 수입하는 형편이다. 그래서 중국과 일본은 서로 협력하는 구조다.

중국은 자국의 전력난과 탄소 배출 규제 등을 이유로 이들 주요 원자재 생산을 줄이면서 공급망을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발 원자재 공급 대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번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국가적 경쟁력을 키워 충격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 산업의 생태계 전반에 큰 타격을 줄 뿐 아니라 글로벌 원자재 대란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정부는 원자재 공급망을 재점검해 체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도하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에 대해선 공급 다변화를 통해 자급도를 높여 리스크를 분산 시켜야 한다. 또 원자재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들과 같이 자원외교를 통한 자원 확보, 관련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 대체 기술개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앞장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 자원개발은 원자재 대란을 피할 수 있는 가장 모범 해답이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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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대 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주요경력은 현대제철 경영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에너텍 부회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회 기술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 한국남동발전 사외이사, 인하대 대학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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