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네이버도 뛰어든 '중고거래'…리셀마켓 선점경쟁 치열


중고거래 시장 10여년 만에 5배 성장…'빅3'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에 후발주자 가세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롯데, 신세계, 네이버 등 대기업이 잇달아 리셀마켓(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리셀마켓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은 벤처캐피탈 시그니스파트너스를 통해 지난 11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번개장터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중고 명품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 컬렉션'. [사진=번개장터]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빅3'로 불리는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가 중고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빅3'는 지난해부터 국내 대기업의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는 가운데, 커지는 리셀마켓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지난 11일 총 8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 프랙시스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투자에 참여한 가운데, 특히 신세계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신세계그룹이 지난 2020년 7월 설립한 벤처캐피탈로, 현재까지 총 3개 펀드를 결성해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조형주 시그나이트파트너스 팀장은 "고객 중 젊은 층의 비율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고, 취향에 기반을 둔 거래로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한 번개장터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문을 연 번개장터는 연간 거래액이 2019년 1조원을 처음 돌파했고, 2020년 1조3천억원, 지난해 1조7천억원을 넘어서며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번개장터는 이번 투자 유치로 4천300억원을 인정받았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의 원조로 꼽히는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했다. 롯데쇼핑은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는 유진자산운용 컨소시움을 통해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5%를 확보했다. 롯데쇼핑은 나머지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을 확보해, 향후 전략에 따라 중고나라의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는 위치를 점했다.

2003년 네이버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회원 2천3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연간 거래액은 전년대비 43% 급증한 5조원을 기록했다. 중고나라의 기업가치는 현재 1천150억원대로 추산된다.

지역 커뮤니티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지난해 8월 시리즈D투자 유치를 통해 1천800억원의 투자금을 모으며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았다. 당시 GS리테일도 사모펀드를 통해 2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은 지난해 말 기준 월평균 방문자 수가 1천60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회원 수는 2천200만명 이상이다. 지난해 이웃 간 중고거래 건수가 1억5천만건을 넘어서며 전년대비 30% 증가했고, 이를 통한 연간 거래액 규모는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네이버는 직접 운동화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을 선보이며 리셀마켓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0년 3월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가 설립한 크림은 지난해 1월 분사해 독립법인이 됐다. 이후 서비스 시작 1년 반 만에 스니커즈 리셀 시장 점유율 1위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고, 지난해 8월에는 회원수 10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크림은 지난해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부터 1천억원 규모의 시리즈B투자를 유치하는 등 설립 후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총 1천400억원에 달한다.

리셀마켓에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드는 것은 중고거래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원으로 10여년 만에 5배 이상 커졌다.

소비자 인식 변화와 일부 재화에 대한 리셀(재판매) 재테크 문화 확산, 전문화된 중고거래 플랫폼의 증가가 최근 중고거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재판매·중고거래의 단점은 거래 상품과 상대방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거래의 불편함 때문이었지만, 최근에는 리커머스 플랫폼이 상품을 직매입하거나 명품 감정 후 판매 등 위탁 서비스를 제공해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며 "자체 택배 서비스 제공을 통한 거래의 편리함을 높이고,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모두 자체 페이를 보유해 거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고거래 시장의 높은 시장 성장성을 고려 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안정화 후 중고거래가 다시 활발해지면 국내 비상장 중고거래 플랫폼의 기업가치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리커머스(Recommerce)가 새로운 유통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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