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자율규제 가야 한다…정부 칼 들고 뒷문 막아줘야 [OTT온에어]


인기협 토론회…"자율규제 중요하나 정부 역할도 필요해"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시장이 자율적으로 규범을 만들고 공정 환경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 혹은 사업자 간 신뢰와 공정, 자정 능력을 잃었을 때 이용자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정부가 문 밖에서 칼을 들고 서 있어야 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박성호)는 서울 강남구 인터넷기업협회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미디어 지형과 합리적 규제체계 마련 방안'을 토론회를 개최했다.

26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박성호)는 서울 강남구 인터넷기업협회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미디어 지형과 합리적 규제체계 마련 방안'을 토론회를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OTT 시장이 급 성장하자, 신종 미디어 'OTT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부처별 쏟아진 OTT 규제 법안에 OTT 업계는 당초 정부가 약속한 '최소규제 원칙'을 바탕으로 '성장'과 '역차별방지'를 위한 단일화된 정책을 도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열린 이 날 토론회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현재 OTT 규제체계 논의는 본질적으로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통합방송법 이후 이어온 '채널-사업자' 중심의 규제정책의 탈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임 교수는 융합 미디어 시대 시장을 기존 ▲ 레거시 미디어 모델의 공공서비스 시장과 ▲ 표현의 자유시장 ▲ 창작의 자유시장으로 획정했다. 가령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표현의 자유시장으로,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웨이브, 왓챠, 티빙 등을 창작의 자유시장으로 봤다.

임 교수는 "표현의 자유시장 창작의 자유시장 확정 시 커뮤니케이션 형식과 커뮤니케이션으로의 참여 가능성에 따라 영역화할 수 있다"면서 "커뮤니케이션 형식은 개인적 의사 표현과 사회적 의사 표현, 참여 가능성은 참여 가능성 높은·낮음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선지원 광운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OTT를 방송 개념에 포섭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 교수는 "방송을 규제하는 이유는 주파수란 한정 자원의 이용, 공중에 대한 영향, 공동체 의사 결정에 미치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 등"이라며 "OTT는 방송의 구성요건적 개념에도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송을 규제하는 이유에 해당하는 특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선 교수는 OTT 규제방식에 '협력적 자율규제'를 제시했다.

그는 "규제보다는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면서 "관계 주체들 간 지속적인 협력과 논의가 있어야 하며, 정책 입안자는 이러한 논의 동향을 수용해 환경에 맞는 규범 체계를 구성하고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인의 참여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바탕이 되는 거버넌스 실현이 필요하다"면서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보장된 구조는 OTT 발전을 위한 방향에서 플랫폼 스스로가 자율규제의 수범자이자 실행자가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선지원 광운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 완전한 '자율규제' 역차별·성장 초래할 것

이어진 토론에서 미디어 업계 전문가들은 발제자들 의견에서 방송과 OTT는 서로 다른 서비스라는 것에 동의했지만 '자율규제' 의견에는 우려를 표했다. 시장이 스스로 자율규제를 조성하는 것은 중요하나, 자율규제 시 사업자 간 신뢰와 공정성이 깨졌을 때 이를 바로 잡아줄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에는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안정상 수석전문위원(더불어민주당),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가 참여했다. 좌장은 문철수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한국OTT포럼 회장)가 맡았다.

정준희 교수는 임 교수가 내세운 '시장 획정 기준'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기준으로 삼은 '개인적·사회적 표현'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단 판단이다.

정 교수는 "시장 획정 기준으로 개인적 의사 표현과 사회적 의사 표현 참여 가능성 부분을 언급했고 직관적으로는 이해되나, 이것이 과연 명확한 구분 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면 '개인적이다, 사회적이다'라는 것이 사인 간의 의사 표현에 관련된 것인지, 근데 사실 개인적 의사 표현의 영역이라고 얘기하더라도 사인 간이 아니라 공표된 행위에 가까운 경우들, 사실 언론 행위에 굉장히 가까운 경우들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그래서 이것이 전문가, 아마추어를 구별하는 것인지, 예를 들면 이제 직업적 어떤 표현의 영역과 또는 창작의 영역과 그다음에 아마추어적이고 개인적이고 사적인 것에 해당하는 것인지 그것까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특히 정 교수는 '자율규제'를 언급한 선 교수의 발제에 대해 외적인, 국가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으면 자율규제 성립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협력적 자율 규제는 굉장히 좋은 말이고 필요한 말이고 동의 하나,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협력적 자율규제'라는 말은 국가 규제를 한쪽으로 두고, 산업 자율규제를 다른 한쪽으로 두는 이른바 '공동규제'라고 하는 중간적 형태를 이야기한다"면서 "그러나 공동규제의 핵심은 자율규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규제의 외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국가 규제적 장치도 함께 얘기해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직접적으로 상업 영역에 개입하는 건 아니더라도 외부에 기본적인 안전판들을 마련해 놓고 자율규제가 작동할 수 있는 기본선들을 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만약에 사업 기준을 정해놨는데 안 지키면 어떤 식의 이제 규제나 제재를 가할 것인가, 이에 대한 규제 비용들은 어떻게 지불하도록 할 것인가 이런 대단히 구체적인 문제들하고 연결이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율 규제가 발동하려면 '너희가 제대로 이 자율 규제 영역을 안 지키면 국가 규제가 바깥에서 칼을 들고 서 있다'라고 하는 것들이 명확해야 자율 규제의 집행력이 담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동규 교수는 국내 OTT 시장은 이미 글로벌 사업자 중심이므로, 자율협력 규제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자율규제가 이제 막 국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성 교수는 "자율규제라는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 고민을 좀 했다"면서 "사실 인터넷 경우만 해도 1990년대 중반부터 해서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OTT는 이미 글로벌 사업자 중심으로 굳어졌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그야말로 사업자 중심의 규제가 제도화될 경우 현재의 '기울어진 운동장' 즉 역차별적 구조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 영역이 될 텐데, 자율주제가 중심이 될 경우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는가 생각이 들었다"면서 "오늘의 발제는 선언적, 제한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세분화하고 정교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OTT 시장 자율규제 도입을 위해선 ▲ 신뢰 ▲ 자정 ▲ 공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과거 방송과 통신, 통신의 경우 미국을 제외하고 최초의 모든 통신 사업자들이 공적 소유 관계에서 출발을 했다"면서 "해당 영역의 규제체계도 공적인 영역을 통한 규제체계로, 당연히 불명확성이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OTT는 변종이고, 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공적인 관점에서 형성된 영역의 규제체계를 가지고 접근을 하면 당연히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OTT를 자꾸 방송적 개념에서 접근하려고 하니까 충돌의 지점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OTT 시장 자율규제 도입을 위해선 신뢰, 자정, 공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을 다른 말로는 '지대 추구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고 한다"면서 "정부의 어떤 기제 지대나 정책 지대 추구 행위가 있고, 시장에서는 독점 지대의 어떤 추구 행위가 늘 존재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자율 규제를 넘겨줬을 때 자율 규제를 하는 기관 스스로가 규제 지대를 또 추구하는 행위가 나타나게 되면, 그렇게 되면은 그 또 자율 기준은 성립되기 어렵다,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니까"라고 말했다.

안정상 수석은 최소규제 원칙을 바탕으로 한 진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소규제 구현을 위해선 ▲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금지행위 규정 ▲ 음란물·혐오 표현·폭력·인종차별 등 금지 규정 ▲ 공정 수익 배분 환경 조성 ▲ 국내 OTT 해외 OTT 간 역차별 문제 해소 ▲ OTT 사업자와 이용자 간 분쟁 조정 ▲ 국내 OTT 활성화를 위한 규정 등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안 수석은 "국내 제작사와 국내 플랫폼 사업자 간 문제는 국내에서 규제할 수 있으나, 해외 플랫폼 사업자와 국내 제작사 수익 배분 문제에 대한 규정이 없다"면서 "물론 사적 계약 관계인 부분이기는 하나, 갑을 관계 형성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OTT 활성화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싶어도 우리는 예산 법률주의이기 때문에 법에 명시가 없으면 지원을 못 하는데, 지금은 진흥을 위한 규정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이라는 개념, OTT라는 개념 그리고 콘텐츠라는 새로운 개념이 설정이 '통합 미디어법' 속에 같이 담기면서 최소한의 규제 내용이 들어가야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