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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배 벌려다 반토막…레버리지의 '덫' 주의해야


TQQQ, SOXL 연초 이후 50% 이상↓…횡보장서 손실률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티큐' 그냥 손절해야 하냐. 아님 그냥 묻어둬야 하냐.", "티큐 망해서 '속슬' 탔는데 이거도 망하고..."

최근 온라인 미국주식 종목 토론방에서 '티큐', '속슬' 등 뉴욕 증시에 상장된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의 한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진=조은수 기자]
[사진=조은수 기자]

티큐는 나스닥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를 줄여 부르는 말이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 지수가 상승할 경우 3배의 수익이 나지만, 하락할 경우 손실률도 3배가 된다. 속슬(SOXL)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3배 추종한다. 티큐와 마찬가지로 높은 기대 수익만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3배 레버리지 상품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들이 많이 담은 TQQQ, SOXL, 불즈(BULZ)의 수익률은 각각 -50.52%, -57.43%, -65.24%로, 반토막이 났다.

문제는 증시가 하락세를 멈추고 박스권에서 횡보를 이어가도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높은 변동성으로 손실률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기간별 누적 수익률의 경우 배수만큼 연동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시장의 변동성이 클수록, 투자기간이 길수록 레버리지 상품의 누적 수익률과 기초 지수의 누적 수익률 사이에는 격차가 발생한다. 예컨데 원 지수가 100인 상태에서 10% 하락해 90이 됐다가 다시 11% 올라 100이 될 경우 수익률에 변동이 없다. 반면 3배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100에서 30% 하락해 70으로 떨어지면 33%가 올라도 93에 그친다.

이처럼 위험이 큰 상품이지만 증시 조정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서학개미들이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거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 상위 10개 종목 중 3개가 3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그 중 TQQQ의 순매수 규모는 12억561만 달러로 서학개미의 기존 '최애' 종목 테슬라(11억6천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레버리지 상품은 높은 수익률과 큰 손실률을 동전의 양면으로 갖고 있다. 유행처럼 막연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드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주식 시장에서 조급한 마음은 더 큰 손실을 불러올 수 있는 법이다. 투자가 투기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선 상품 투자 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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