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백이진 있어 나희도 사랑스러웠다…남주혁 고마워"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스물다섯 스물하나' 김태리의 첫사랑은 풋풋했고 아련했다. 영원하진 못했지만, 그 시절엔 '함께라는 이유로 세상이 가득 찼던' 사랑이었다. 아름다웠던 청춘 멜로를 연기한 김태리는 남주혁이 있어 가능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태리는 최근 진행된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종영 인터뷰에서 남주혁과의 멜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김태리는 당찬 고등학교 펜싱 꿈나무 나희도 역을 맡았다. 넘어지고 좌절하면서도 꿈을 향해 질주했고, 올림픽 펜싱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성장사를 보여준다. 찬란한 첫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IMF로 몰락한 집안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기자 백이진(남주혁)과 서로 도움을 주고 의지하며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된다. 솔직하고 당당한 나희도의 사랑법은 설렘과 힐링을 선사하며 드라마의 인기의 한 축을 담당했다.

3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는 이별 후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을 한 나희도는 세 번째 금메달을 땄고 백이진은 메인 뉴스 간판 앵커가 됐다. 시청자들이 염원한 첫사랑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그 시절 첫사랑은 소중했고 뜨거웠다. 나희도는 "너는 존재만으로도 날 위로하던 사람이었다. 혼자 큰 나를 외롭던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 사람이었다. 너 때문에 사랑을 배웠고 이제 이별을 알게 되네. 고마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안녕 백이진'이라며 첫사랑에 이별을 고하며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했다.

김태리는 "백이진이 있었기에 희도가 사랑스러울 수 있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희도가 미친 놈처럼 날뛰는 모습이 있다. 너무 솔직하고 다듬어지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어떻게 보면 '쟤 왜 저래?'라고 비춰질 수 있는 나희도의 모습에서 이진은 너무 큰 위로를 받는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처럼 바라보는 백이진의 눈이 희도를 완성 시켰다"라고 두 사람의 관계성을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남주혁 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너무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고마워했다.

극 후반부 들어 이진에 대한 깊어지는 희도의 감정을 연기하면서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고도 토로했다.

김태리는 "희도가 이진을 의식하면서부터 질투도 하고 매달리기도 한다. 저는 삼고초려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진의) 집앞을 세 번 방문한다 그런 질투를 표현하는 신이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초반에는 제한 없이 진짜 자유롭게 연기를 했는데 회차가 쌓일 수록 갇혀지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울타리를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희도를 가뒀다"라며 "희도의 질투하고 매달리는 모습이 제가 보기에 사랑스러워보이지 않았다. 그전의 희도는 너무 사랑스러웠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스스로 희도를 가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애로 보일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 실제 있을 법한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게 잘못된 접근이었다. 희도는 이상한 애다. 솔직하게 흘러나오는 감정을 다 표현하고 다 내뱉고 창피해하고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이상한 아이다. 제가 그걸 깎으면서 평범하게 만들려고 하니 어려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돌파구로, 김태리는 대본 속 백이진의 시선에서 희도를 바라봤다. 김태리는 "백이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본을 읽으면서 백이진의 시선으로 한 번 생각해보자. 백이진이 희도를 귀엽게 생각하는 신이라면, '나는 귀여워야 한다. 어떻게 해야 귀여울 수 있을까' 그러면서 (고민이) 풀렸다"라고 말했다.

나희도와 백이진은 '백마 탄 왕자'의 관계가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위로를 주고 받는 존재라고도 이야기 했다. 그는 "서로가 자기도 의식하지 못했지만 원한 것을 채워줬다. 내 안의 깊은 곳을 채워주는 관계였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태리에게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이 작품은 좋았던 기억만 남기고 싶지는 않다. 힘들었던 것, 고민했던 것, 그리고 배우고 고통스러웠던 것들을 잊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도 했다"고 웃으며 "희도는 제가 표현하고 연기한 작품보다 훨씬 더 멋있는 아이다.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작품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