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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 삼성 마이크로 LED TV,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


강남 고급 아파트 평당 가격 맞먹어…수요 거의 없어 2년째 출하량 전망 '0'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초고가'인 마이크로 LED TV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일반 TV 대비 화질 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을 확보하지 못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올해 TV용 '마이크로 LED 패널' 출하량을 '0'으로 예상했다. 현재 TV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LCD와 OLED의 TV용 패널의 올해 출하량 예상치는 각각 2억5천만 대와 1천만 대 수준이다.

옴디아는 패널 출하량을 1천 대 단위로 계산한다. 올 한 해 출하되는 마이크로 LED TV의 연간 출하량이 기껏해야 수백 대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각종 전시나 매장 진열, 샘플 제작 등에 사용되는 수량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 판매되는 제품은 사실상 없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소개된 마이크로 LED 101, 110, 89형 제품. [사진=삼성전자]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소개된 마이크로 LED 101, 110, 89형 제품. [사진=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의 시장성에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가격이 1억7천만원이다. 110인치 TV 화면의 넓이는 약 3.3제곱미터에 해당하는데, 면적당 가격을 비교하면 매매가 50억원을 넘나드는 서초구 반포동 고급 아파트의 평당 가격보다 비싼 수준이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단위 초소형 LED 소자를 회로 기판에 촘촘히 박아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기 때문에 섬세한 화질 표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라인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0인치 제품을 첫 출시한 이후 같은 해 90인치대와 80인치대 제품의 추가 출시를 계획했으나, 2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시를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마이크로 LED TV 생산 지연에 대해 묻는 국내 기자의 질문에 "기업 간 거래를 우선으로 하면서 베트남 공장 한 군데서만 생산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술 전수가 늦어지고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은 탓"이라며 "지난해 말 완공된 멕시코 공장에 더해 올해 3월 완공할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도 마이크로 LED를 본격 생산하고 베트남 공장도 증설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료=옴디아]
[자료=옴디아]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에 대해서는 최근 북미 시장에 출시를 시작한 OLED TV와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우려의 시선도 있다. OLED TV 또한 일반 LCD TV 대비 화질과 명암 표현에 강점이 뚜렷하며 마이크로 LED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대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55인치 삼성 OLED TV는 2천199.99달러(한화 약 26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은 8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대비 20% 이상 올라가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이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나 마이크로 LED와 같은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옮겨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가정용 TV의 관점에서 마이크로 LED의 경우 가격과 시장성 측면에서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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