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전미도, 자신을 돌아보게 한 '서른, 아홉'


(인터뷰) "저를 많이 변화시킨 작품" 그래서 더 소중한 '서른, 아홉'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전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신경외과 의사였던 배우 전미도가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는 시한부 환자가 됐다. 180도 다른 캐릭터지만 차이를 느낄 새도 없이 인물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전미도의 노력 덕택이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전미도는 극 중 배우를 꿈꾸던 연기 선생님 정찬영으로 분했다.

배우 전미도가 JTBC 드라마 '서른, 아홉' 종영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전작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는 바른 생활의 표본인 채송화 부교수로 시선을 모았던 전미도. 이번 작품에서는 전보다 강한 캐릭터로 차별화를 꾀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차분한 이미지가 눈길을 끌었다면, 이번 '서른, 아홉'의 정찬영은 터프한 면모가 강했다.

전미도는 처음 대본에서 만났던 정찬영이 훨씬 더 강했고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적정한 톤을 잡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고 읽을 때는 더 거칠었다. 이런 성격의 친구가 김진석(이무생)과 관계가 있고 이를 시청자에게 설득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어렵더라. 그래서 조금 다운시켜서 연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한 면을 지닌 정찬영을 연기하는 게 전작과의 차별화, 이미지 변신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찬영은 과거 김진석과 사귀다 헤어졌다. 유학을 다녀온 진석은 결혼했지만, 정찬영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 한다. 자칫하면 불륜으로 보일 수 있는 설정에 방영 초반 비난의 목소리도 컸다. 전미도 역시 이러한 부분이 우려됐다며 "분명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처음 4회까지 대본을 받고 그렇게 생각했지만, 결국 이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세 친구"라고 했다.

전미도는 '서른, 아홉'이 정찬영과 김진석의 로맨스에 중점 둔 것이 아닌, 세 친구의 우정을 이야기하면서 정찬영에게 주어진 상황을 들여다봤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불안정한 정찬영. 여기에 시한부 선고까지 받고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그래도 좋은 삶이었다'라고 말하게 되는 과정까지를 보며 작가가 설정한 의도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것.

그는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을 때 시한부 선고받고 '좋은 삶이었다'라고 하면 이야기가 와닿지 않을 것 같다. 정찬영은 두 사람의 사랑을 마무리 짓고 싶어서가 아니었다는 게 보이더라"라며 "다른 친구들도 완벽한 캐릭터가 아니다. 부족한 면이 있고 바보 같은 선택을 하기도 하고. 그런 면들이 인간적으로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극에서 그려지는 정찬영의 인생을 전체적으로 봤을 땐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전미도는 극 초반에 나오는 설정 때문에 거북하게 받아들일까 걱정했다고. 진석이와의 로맨스를 가장 조심하며 접근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시청자도 찬영이의 죽음이 사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털어놨다.

그는 "찬영이의 죽음이 실제 내 친구가 죽는 것처럼 느껴지려면 찬영이라는 인물이 시청자에게 가깝게 다가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이 쌓여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며 "진짜 친구가 하는 말투나 장난, 표현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제가 가진 장난기를 섞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적인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정찬영의 성격과 말투, 대사 등 세심한 부분까지 노력을 기울였다. 매 순간 노력하고 마음을 다해 연기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며 본인의 연기에는 60점을 줬다. 그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배우 전미도가 JTBC 드라마 '서른, 아홉' 종영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배우를 꿈꾸던 연기 선생님인 정찬영을 연기하며 전미도는 지금의 일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드라마를 통해 주변의 인연에도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다음에 한번 보자'라고 말하고 말았던 것들이 드라마를 촬영하고선 이제는 다음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를 보고 싶어 한다는 그 사람의 마음이 감사해서 볼 수 있을 때 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찬영은 삶의 마지막을 앞두고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전미도는 만일 자신이 시한부 선고받게 된다면 작성하고 싶은 목록에 '피아노 배우기', '해외에서 살기' 등을 꼽았다. 그는 "대학교 때 졸업할 때쯤 나름의 계획을 세웠었다. 지금 돌아보면 엇비슷하게 맞아가고 있다"라며 "안타깝게 40대까지만 계획을 썼었다. 지금 다시 50, 60대를 그려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19살에 친구가 된 미조, 찬영, 주희. 39살에 시한부 선고받고 생을 마감하게 된 찬영. 매년 먹어가는 나이이지만, 일의 자리가 9가 될 때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20대에서 30대, 30대에서 40대, 40대에서 50대로 세대의 경계에 서 있는 지점이기 때문. 아무런 의미 없는 숫자, 매년 똑같이 먹는 나이일 뿐인데 우리는 왜 진지해지고 고뇌에 빠지게 되는 걸까. 전미도는 "애매한 나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저도 39살 때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잘 가고 있는 건가 싶었다. 39살에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을 보고 무대에서 매체로 넘어오게 됐다. 그 시점에 고민하지 않고 계속 흘러갔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것 같다. 한 번쯤 서서 돌아보게 되고 점검하게 되고 40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준비하게 되는 시간인 것 같다"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배우 전미도가 JTBC 드라마 '서른, 아홉' 종영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또한 전미도는 39살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오디션을 본 게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며 후회는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제 40대로 살아갈 텐데 나의 50살은 어떨지 그려지기도 하고 어떤 계획을 세우면 좋을지 생각도 한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39살에 만난 '슬기로운 의사생활', 40살에 표현한 '서른, 아홉'. 두 작품은 전미도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강한 울림을 줬다. 그는 특히 이번 작품이 본인을 변화시켰다며 "이 드라마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인생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 궁금하다. 관계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고 살아가는 시간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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