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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尹 출연에 불붙은 정치색 논란…예견된 파장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윤석열 당선인은 되고, 문 대통령은 거절했나."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으로 정치색 논란이 불붙었다. 이미 출연 소식이 알려졌을 직후부터 게시판에 항의글이 쏟아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출연 거절설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껏 쌓아올린 프로그램의 색깔이 훼손되고 MC들을 향한 무분별한 비방으로까지 번지면서 프로그램 출격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했다. [사진=tvN 캡처]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했다. [사진=tvN 캡처]

지난 2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이 출연해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전했다.

20여분의 분량 속에서 첫 게스트로 출연한 윤 당선인은 검사를 꿈꾸게 된 계기, 검사 시절 겪었던 노고, 대통령 당선 후 짊어진 부담감 등을 토로했다. 뉴스, 시사프로그램과 달리 정치적 논조보다는 윤 당선인의 삶에 초점이 맞춰졌다. 내용 자체는 여느 출연자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출연 그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유재석은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다. 굉장히 삼엄하다. 그동안 '유퀴즈'에서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던 분위기라 당황스럽긴 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말했다. 유재석은 윤석열 당선인의 '유퀴즈'에 출연 이유를 궁금해하며 "본인 의지냐, 아니면 참모진의 의견이냐"고 물었다. 이에 윤석열 당선인은 "반반이다.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라는 얘기를 해주셔서 (참모진이) 한 번 나가보라더라"라고 답했다. 유재석은 "스태프들이 안 웃는다. 사뭇 촬영장 분위기가 평소와 다른 건 사실"이라며 "저희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로그램에는 항의글이 1만여개 가까이 쏟아졌다. 정치인 출연 자체가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을 소개한다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맞지 않는 섭외라는 것.

이같은 진통 속 '유퀴즈' 본방송이 예정대로 진행, 논란이 예상됐던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출연 거절 소식까지 전해지며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청와대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유퀴즈’ 출연 의사를 타진했지만 제작진으로부터 '유재석씨가 정치인 출연은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정치인 출연이 없었던 '유퀴즈'에 윤석열 당선인이 출연한 것과 관련 정치적 해석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것.

CJ ENM이 '문 대통령의 유퀴즈 출연 요청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비록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 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윤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적었다.

탁 비서관은 "먼저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했다. 그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남아있다. CJ가 (출연을) 요청 받은 적이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자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탁 비서관은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없이 받아 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라며 "지금도 윤 당선인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은 판단이 달라져서 윤 당선인 출연이 결정됐다고 해도 좋다. 다만, 바라는 것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란다.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다"고 이야기 했다.

이같은 발언은 '유퀴즈 온 더 블럭' 넘어 CJ ENM의 정치색과 출연 외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유퀴즈' 출연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도 이어졌다.

2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게스트로 출연한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에게 '유퀴즈' 방송을 언급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과 관련 "저한테는 물어보지 않으셨다. 우선 프로그램이라는 게 프로그램 측에서 요청을 하셨을 것"이라며 유퀴즈 측에서 먼저 출연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어준이 "(진행자) 유재석 씨가 몰랐던 건 갑자기 결정된 것"이라며 윤 당선인 측에서 먼저 출연 요청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자 "요청을 안 했는데, 나가겠다고 하시지는 않았을 거 같다"고 반박했다. 출연 요구를 놓고 공방이 펼쳐졌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김어준은 "'유퀴즈'가 결과적으로 윤 당선인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허 수석대변인은 "아직 확인 못했지만, 기존 SBS 예능 '집사부일체' 때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도 그렇고, 출연하셨던 세 분의 이미지가 상당히 좋아지셨던 거 같다"며 '유퀴즈' 출연의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했다.

이처럼 윤석열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예상보다 더 큰 파고를 일으키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의도는 이미 온데간데 없어졌다. "보통 사람의 삶"을 녹여내며 따뜻한 온기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던 프로그램은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다. 그간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국민MC' 유재석은 "(윤 당선인에) 예의가 없었다"는 공격과 "실망했다"는 목소리까지 듣고 있다. 그간 켜켜이 쌓아온 프로그램의 공든 시간들이 무너지고 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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