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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샤넬의 행보


얼마 전 CHANEL은 휴양지 Monte-Carlo Beach(몬테카를로 비치)에서 파리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하였다. 동시대, 가장 핫한 패셔니스타들만 초대한다는 샤넬 크루즈 패션쇼에 아시아 최초로 지드래곤이 초대되어 2년 만에 그의 공항 패션을 볼 수 있었다.

본명인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Gabrielle Bonheur Chanel)은 1883년 태생으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기를 보육원에서 지내며 바느질을 배웠다. 그러다 한 카바레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 장소를 자주 찾던 한 군인이 노래의 레퍼토리 이름을 따 'Coco'라는 애칭을 지어 준 것이 지금의 샤넬 마크(두 개의 C)가 됐다.

지드래곤이 '샤넬 2022/23 크루즈 쇼'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했다. [사진=샤넬 ]
지드래곤이 '샤넬 2022/23 크루즈 쇼'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했다. [사진=샤넬 ]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을 산 샤넬에게는 뮤즈 Arthur Carpel(아서 카펠 1881-1919)이 있었다. Boy(보이)라는 애칭으로 불려 샤넬의 '보이 백'을 만들게 했던 잘생긴 외모, 폴로 경기를 즐긴 젊은 사업가였다. 교통사고로 34세에 생을 마감한 카펠의 짧은 삶은 샤넬이 83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리워하는 마음을 패션에 담아낼 수 있게 한 샤넬의 진정한 뮤즈였다.

샤넬은 처음으로 여성 가방에 체인을 달아 손을 자유롭게 했으며, 향수에도 처음으로 5라는 번호를 붙여 판매하였고, 남성복에 사용한 트위드(tweed) 옷감을 여성복에 사용해 '샤넬 수트'를 만들었다. 그 밖에도, 여성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압박한 코르셋(corset)을 떼어 내어 편안한 여성복을 디자인했으며, 얼굴을 가리는 큰 챙의 무거운 모자에서 가볍고 얼굴을 드러내는 모자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여성을 위한 바지를 처음으로 디자인하기도 했다. 전쟁터에서 부상 당한 병사들이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앞트임을 만든 카디건(cardigan)을 패션쇼에 올려 대중에게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녀는 숫자 5가 행운을 가져다 준다며 5번째 샘플을 샤넬 No.5로 선택하였고, 1922년 5월에 샤넬 2.55 백을 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주로 5월에 패션쇼를 개최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샤넬이 83세로 생을 마감한 후 샤넬을 부활시킨 독일 출신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1933-2019)는 크레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라는 타이틀을 처음 만든 장본인이다. 샤넬의 디자인, 판매, 홍보, 패션쇼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며 샤넬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었고, 코코 샤넬이 다시 살아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디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냐는 질문에 라거펠트는 "I usually get inspiration from Chanel’s real life, especially her photos with Carpel give me great inspiration when I design Chanel. (저는 주로 샤넬의 실제 삶에서 영감을 얻어요, 특히 카펠과 사진이 제가 샤넬을 디자인할 때 영감을 줍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드래곤이 '샤넬 2022/23 크루즈 쇼'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했다. [사진=샤넬 ]
지드래곤이 '샤넬 2022/23 크루즈 쇼'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했다. [사진=샤넬 ]

"Fashion fades, styles remain."(패션을 희미해져 가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Those who create are rare; those who cannot are numerous. Therefore, the latter are stronger."(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은 드물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그러므로 후자가 더 강한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코코 샤넬. 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 장본인으로 평가받지만, 오히려 많은 후자들이 주는 사랑, 감정, 시대의 영감이 샤넬을 만들 수 있었다. 패션은 사라져도 스타일을 영원하게 만드는 이는 강한 후자들이다.

샤넬이 2세기 동안 영원할 수 있었던 건 영감을 잘 살려낸 소수와 작품을 시대에 맞게 잘 소화해 낸 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세기를 함께한 Chanel이 칼 라거펠트의 부재 이후에도 이러한 긴 역사를 계속 이어가길 바라본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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