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이 만난 예술가] 80년대 스타, 허윤정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왕년의 스타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까?

고등학생 허윤정은 1984년 MBC 17기 탤런트 공채에서 수석으로 합격했다. 인기 드라마 '억새풀'(1985), '첫사랑'(1986)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삼성전자 전속 모델을 한 명실공히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그런 왕년의 스타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다. 생기와 매력이 넘치는 영원한 배우를 만났다.

허윤정 [사진=허윤정 제공]

◆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 지금은 교수로 활약

-팬들이 현재의 근황을 궁금해 합니다.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예전에는 '최고의 배우가 되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은 교수의 자리도 막중한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학생들 가르치는데 열정을 다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조금 더 나이 들어서 여건이 허락을 한다면 연기 활동도 왕성히 하고 싶어요."

-강의는 22년 됐지만 연기자 생활은 더 오래됐는데요.

"84년도에 MBC 공채 탤런트로 입사를 했어요. 고3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이 보자고 해서 응시했고 합격한 거예요. 1년의 전속기간을 거쳐서 드라마 '억새풀'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기 시작했죠. 19살부터 60세까지 한 여인상을 나타내는 드라마였는데 그걸로 제가 MBC 신인상을 받고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았죠."

-그러니까 참 오래된 배우신데 그 뒤 왕성하게 계속 출연을 하셨나요?

"왕성하게 하다가 조연으로 밀려나면서 제 공부를 시작했죠."

- 공부는 언제부터 다시 하셨나요?

"30대에 접어들면서 배우로서 공허해지고 제가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겠다고 결정했고, 공부를 즐겼어요. 석사를 모교인 중앙대로 갈 수도 있었지만 공부 끝나고 공연 보러 다니고 대학로를 활보하기 위해 성균관대를 갔죠. 그때 제가 방송도 했으니까 언론정보대학원을 들어갔어요. 그래서 성대에서 매체에 대해서 배웠고 결국 궁극적으로 평생 제가 할 것은 공연 예술이라는 확신도 갖게 됐지요."

-선생님이 안양대에서 공연예술학과를 일궜다는 말이 있는데요.

"제가 (학과를) 만들었다고 하면 좀 이상하네요. 2004년도에 교양 학부부터 시작해서 이론, 실기, 뮤지컬 등 가르치다가 학생들과 함께 안양시민을 위한 큰 프로젝트를 했어요. 그러다 2008년도에 공연예술학과가 생겼죠."

◆ "연기, 한 인간의 영혼까지 바꿀 수 있는 막강한 힘"

-선생님은 연극, TV, 뮤지컬, 음반까지 내셨어요. '연기란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시나요?

"연기란 '한 인간의 영혼까지 바꿀 수 있는 막강한 힘'이다. 저 역시도 어렸을 때 공연 한 편을 보고 어떤 계시를 받아서 굉장히 설렜고 그 힘으로 지금까지 왔거든요."

-연극, TV, 뮤지컬 중에서 어떤 것을 제일 많이 하셨나요?

"아무래도 연극과 방송을 많이 했지요. 연극은 고등학교, 대학교 다닐 때 계속 해왔고 방송은 단막극, 베스트셀러를 수도 없이 많이 했고 영화는 거의 안했어요.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연기는 끊임없이 갈고 닦는 과정의 연속이에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비전과 인생이 달라지는 걸 보니 사명감이 생겨요. 진짜 열정을 다해서 학생들을 가르쳐야지 하는 자세가 생긴 거지요."

-선생님이 참여한 작품 중 가장 히트 친 작품은 무엇인가요?

"'억세풀'과 '첫사랑'이에요. 그러고 나서는 계속 삼성전자 전속 모델로 삼성 CF를 1년에 10개 이상씩 했어요. 거기다 제약회사 모델도 했지요."

-지금 교수로서 연기 교육에서 핵심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뭐에요?

"우리는 늘 공동체 작업이라 인성을 바탕으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교만하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거짓된 감성이 무대에서 보여요. 다음은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이지요. 끊임없이 노력해서 성취감을 느껴야지, 끼가 있다고 순간적으로 잘한다는 거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아요. 제작 과정의 팀워크, 협동심, 배려심이 중요한데 요즘은 너무 많이 사라졌잖아요."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아리극단'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아리는 아름다운 리더의 준말로 안양대 아리 인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덕목들을 가르치고 있죠. 학생들마다 디렉팅을 받아들이는 게 다 달라요. 공연은 어떤 휴먼 터치가 있어야 해서 제 자신도 배우하고 같이 터치하고 움직이며 지도해요."

연상의 여자 [사진=아리극단]

-요즘 하시는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6월 9일부터 12일까지 '연상의 여자' 총감독을 합니다. 이 작품은 40대 이혼녀와 연하남의 좌충우돌 로맨스 코미디에요. 매년 한두 편씩은 연극에 출연하고 있지요."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혹시 결혼을 안하겠다는 입장이신지요?

"그럴 리가요. 일하다 보니 그냥 싱글이 유지된 거지요. 어렸을 때는 현모양처가 되고 싶었어요. 일 욕심이 현모양처의 꿈을 누르더라고요. 이것만 하면 끝내야지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예요. 갑자기 촬영 없을 때는 누구랑 커피를 마시려도 다 약속이 돼 있어서 특별한 날을 혼자 있게 되기도 하지요."

-훌륭한 교수이자 배우의 앞으로의 연기도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조기숙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 [사진=본인 제공 ]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는 이대 무용과 발레 전공과 영국 써리대학에서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30편 이상의 발레작품을 창작공연하면서 K발레의 미학적 토대를 구축한 안무자이다. 대표작으로는 '그녀가 온다: 여신 서왕모', '그녀가 논다: 여신 항아' 등이 있으며, 무용연구자로서 35편 이상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그는 춤추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온몸으로 메시지를 던져왔다.

/조기숙 교수 kscho2@ewha.ac.kr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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