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보다 우리가 낫다"…또 방해 나선 中, 삼성 잔칫날 맞춰 '재뿌리기'


샤오미·모토로라, '갤럭시 언팩' 다음날 나란히 신제품 공개…'갤Z'와 노골적 비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올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시점에 맞춰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신제품 출시 일정을 일부러 연기하는 한편, '갤럭시Z4' 시리즈보다 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하는 등 노골적으로 삼성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레이쥔 샤오미 CEO가 '믹스 폴드2' 배터리 용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캡처]

12일 업계에 따르면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오후 7시(현지시간) 중국에서 연례 연설을 통해 2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샤오미 믹스 폴드2'를 공개했다.

'믹스 폴드2'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삼성 '갤럭시Z폴드4'와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8 플러스(+) 젠1이 적용됐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8.02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는 6.56인치를 채택했다. 5천만 화소 라이카 기반 카메라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1천300만 화소 초광각 센서, 2배 광학 줌 기능이 있는 800만 화소 망원 센서가 포함돼 있다. 최대 120헤르츠(㎐) 주사율과 67와트(W)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제품 출시는 중국으로만 한정됐다.

샤오미 '믹스 폴드2' [사진=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캡처]

일부 외신들은 샤오미가 내놓은 '믹스 폴드2'가 삼성 '갤럭시Z폴드4'를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두께가 훨씬 더 얇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믹스 폴드2' 가격은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Z폴드4(1천800달러)' 보다 저렴한 1천335달러로 책정됐다. '믹스 폴드2'를 펼쳤을 때 두께는 '갤럭시Z폴드4(6.3mm)' 보다 얇은 5.4mm다. 접었을 때 두께 역시 11.2mm로, '갤럭시Z폴드4(14.2mm)' 보다 얇다. '믹스 폴드2'와 '갤럭시Z폴드4'의 무게는 263g으로 동일하다.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Z플립4(3천700mAh)'보다 큰 4천500mAh가 탑재됐다. 충전 속도 역시 67W로, '갤럭시Z플립4(25W)'보다 빠르다. 이에 따라 '갤럭시Z플립4'가 0%의 배터리를 약 30분만에 50% 수준까지 충전하는 것이 가능한 반면, '믹스 폴드2'는 40분만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

레이쥔 샤오미 CEO가 '믹스 폴드2'와 화웨이 '메이트 X2',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의 발열 상태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사진=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캡처]

샤오미가 이번에 새로운 폴더블폰을 공개한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22' 하루 뒤다. 앞서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을 하루 앞둔 8월 10일에 온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미믹스4'를 내놨다. 이는 기존에 예고했던 행사가 아닌 깜짝 공개로,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후광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의 스포트라이트와 영광을 훔치려는 책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샤오미는 '갤럭시 언팩' 일정에 맞춰 신제품 공개 행사를 했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폴드3'와 '믹스 폴드2'의 스펙을 공개적으로 비교하며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내세웠다. 특히 올 초 삼성전자가 앱 성능으로 인한 발열 문제를 해결하고자 '게임 옵티마이징 시스템(GOS)'을 적용했다가 논란이 됐다는 점을 의식해 이날 행사에서 같은 앱 구동 시 발열 수치를 제품별로 비교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이렇게 얇은 휴대폰이 4천500mAh 배터리를 가진 데다 65W 충전 속도를 지원하고 40분 만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놀랐다"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이 '믹스 폴드2'를 꼭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레이저 2022 [사진=GSM아레나 캡처]

모토로라 역시 샤오미와 같은 날 차세대 폴더블폰 '레이저 2022'를 공개했다. 샤오미가 '갤럭시Z폴드4'를 겨냥했다면, 모토로라는 '갤럭시Z플립4'를 겨냥해 클램쉘(조개모양)형 제품을 내놨다.

'레이저 2022'는 모토로라가 약 2년 만에 내놓은 3세대 폴더블폰이다. 이 제품에는 듀얼 렌즈 메인 카메라와 전작보다 더 커진 6.7인치 화면, 퀄컴의 스냅드래곤8 플러스 젠1이 AP로 탑재됐다. 전작 대비 후면 카메라가 하나 더 늘어 듀얼 카메라가 적용됐으며 후면 커버 디스플레이도 상당히 개선됐다. 가격은 890~1천83달러로 책정됐으며 중국에서만 판매된다. 삼성 '갤럭시Z플립4'의 경우 가격이 999달러다.

당초 모토로라는 지난달 신제품을 공개하려 했으나, 삼성전자가 지난달 20일 '갤럭시 언팩' 초대장을 발송하자 이틀 뒤 이달 2일로 신제품 공개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신제품 공개 당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자 모토로라는 신제품 발표회를 불과 1시간30분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미중 갈등에 소비자 구매 심리 위축, 주목도 하락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결국 모토로라는 폴더블폰 강자인 삼성전자의 잔칫날 직후 '레이저 2022'를 선보였다. 이를 두고 업계는 모토로라가 의도적으로 삼성전자를 향한 시장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레이저 2022 [사진=GSM아레나 캡처, IT 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캡처]

일부 외신들은 '레이저 2022'가 삼성 '갤럭시Z플립4'에 비해 더 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실제로 '레이저 2022'는 내부에 6.7인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외부에 2.7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갤럭시Z플립4'는 내부에 6.7인치 아몰레드(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 외부에 1.9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부착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토로라는 지난 2019년, 2020년에 각각 폴더블폰을 공개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모토로라가 경쟁 모델인 삼성 '갤럭시Z플립4'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해 주목도를 높여 수요를 끌어올리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이런 행보를 모토로라의 용감함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엄청 우월한 '갤럭시Z 플립4'의 그늘에서 '레이저' 라인이 희생하는 것은 승리라고 볼 수 없다"며 "모토로라가 삼성을 뒤쫓아 '갤럭시Z 플립' 라인을 공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파인드N'을 출시한 오포도 이달 내 폴더블폴 차기작을 출시한다. 올해는 '갤럭시Z' 시리즈처럼 폴드와 플립 두 가지 형태의 제품을 내놓을 예정으로, 업계는 오포 역시 삼성전자를 의식해 신제품 출시 일정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포는 올 초 힌지 주름을 대폭 개선한 폴더블폰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의 '갤럭시Z' 시리즈를 두고 "경쟁사 제품은 주름이 많고 내구성도 한참 떨어진다"고 노골적으로 저격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애플을 겨냥해 중국 업체들이 신제품 공개 행사 때마다 '김빼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향후 3년 이내에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겠다'고 공언했던 샤오미의 견제가 가장 심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퍼스트무버'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갤럭시 언팩'이 개최될 때마다 행사 전후 이벤트를 개최해 시장의 시선을 분산해왔다"며 "중국 업체들의 전략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Samsung Galaxy Unpacked 2022: Unfold Your World)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4(Galaxy Z Flip4)'와 '갤럭시 Z 폴드4(Galaxy Z Fold4)'를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 속에도 삼성전자는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80%대 점유율을 이어가며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기준 8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갤럭시Z플립3'는 현재까지 판매된 모든 폴더블폰 중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업체들이 홍보 효과를 노리고 자사 신작을 '갤럭시Z4' 시리즈 경쟁 모델로 언급될 수 있도록 시기를 조정한 듯 하다"며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에 적극 진입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한정적으로 판매되고 있고 아직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오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일부 외신들도 아직까지는 삼성전자가 훨씬 더 우위에 있다고 봤다. 특히 지난 10일 공개한 '갤럭시Z4' 시리즈를 두고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리더'로서 저력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갤럭시Z폴드4'와 관련해 CNN은 "멀티태스킹 강자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화면을 반으로 분할해 이메일을 읽으며 프레젠테이션을 편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폰아레나 역시 "'갤럭시Z폴드4'는 경쟁작(중국 폴더블폰)을 앞지르고 있다"며 "삼성 폴더블폰의 공식을 완성했다"며 감탄을 표했다.

'갤럭시Z플립4' 또한 전작의 단점을 성공적으로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인투파이브구글은 "오점이었던 배터리 수명이 개선됐다"며 "전작보다 슬림해졌지만 배터리는 더 크고 충전 속도도 빠르다"고 밝혔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경쟁사들의 움직임 속에서 '갤럭시Z' 시리즈만의 강점을 앞세워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업체들의 노골적인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경쟁사들과 관련해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갤럭시'만이 갖고 있는 폴더블 에코 시스템, 그동안 쌓아왔던 고객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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