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존 레전드도 다녀갔다"…삼성이 美 뉴욕 '도살장 거리'에 부린 마법


'디지털 놀이터' 삼성 837 가보니…당일 AS·제품 체험·휴식 공간 덕에 지역 명소로 '우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과거 도살장과 정육점이 밀집해 있던 미국 뉴욕 맨해튼 워싱턴 스트리트 837번가. '미트 패킹' 지역으로 불리던 이곳은 한 때 비린내가 진동하고 파리가 들끓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임대료가 저렴한 이 지역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은 패션·IT·광고·미디어 기업이 몰려들며 전 세계 유행을 이끄는 명소로 거듭났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휘트니 미술관이 이 지역으로 이전했고, 개성 있는 갤러리와 고급 가구점, 유명 맛집 등도 잔뜩 생겨났다. 낡은 고가를 공중공원으로 바꾼 하이라인 파크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삼성 복합 체험 공간 '삼성837' [사진=삼성전자]

뉴욕에서도 '핫 플레이스'로 통하는 이곳에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2월 체험형 마케팅 센터인 '삼성 837'을 오픈했다. 명칭은 주소에서 유래된 것으로, 뉴요커들이 열광하는 패션·테크놀로지·요리·음악 등 8가지 포인트와 관련된 이벤트나 전시가 하루 3가지씩 7일간 펼쳐진다는 의미도 고려해 지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30분쯤(현지시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삼성전자의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지구를 위한 갤럭시(Galaxy for the Planet)' 공간과 '크리에이터 허브(Creator Hub)' 였다. 특히 '크리에이터 허브'에선 이날 삼성전자 현지 직원들이 전날 공개된 '갤럭시Z4' 시리즈의 언박싱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관계자는 "크리에이터 허브는 직접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현장 시설과 자사 제품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주 5~7회 크리에이터 워크샵, 커뮤니티 연계 활동 등도 운영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삼성 837' 내부 전경. '크리에이터 허브(Creator Hub)'에서 직원들이 '갤럭시Z4' 시리즈 언박싱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유미 기자]

총 3층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판매 목적이 아닌 체험 공간으로,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갤럭시 언팩' 등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 하루 방문객 수는 1천 명에 이를 정도로 지역 내 명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진 하루 평균 방문객이 1천200여 명, 주말에는 1천700명 안팎에 달했고,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가수 그웬 스테파니, 존 레전드 등이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관계자는 "'삼성 837'은 연중무휴로 운영 중이지만, 이곳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문을 닫았다"며 "그동안 이곳을 더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지 고민한 끝에 '커넥트 플러스' 등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직원들이 영상으로 직접 찍어 보여주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토대로 '콘텐츠 팩토리'로서 진화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해 이곳을 대체할 수 있는 '837X'라는 가상 공간도 선보여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에 있는 '삼성 837' 내부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3층 높이의 가로 9미터, 세로 10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스크린이었다. 55인치 모니터 96개를 이어 붙인 직사각형 모양의 대형 스크린은 콘서트나 '갤럭시 언팩' 등 영상 상영의 수단으로도 쓰였다. 또 무대와 객석, 음향·조명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삼성전자 자체 행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행사장으로도 종종 활용되고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1층에 새롭게 마련됐다는 '커넥트 플러스'도 흥미로웠다. 홈오피스, 거실, 유틸리티, 키친 등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 이곳은 디지털 매장이라기 보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들어와 체험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거실에선 '스마트싱스'로 미리 세팅해 둔 '웨이크 업 모드'를 선택하자 조명과 TV가 켜지고 '오늘의 날씨'가 안내 되는 모습도 경험할 수 있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삼성 837' 내부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또 다른 공간에선 '갤럭시Z플립3'로 '비스포크 에디션'을 만드는 로봇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에 방문한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색상을 선택해 실물로 제품을 먼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 외에도 1층에는 마이크로 LED TV, 네오 QLED 8K 등 삼성전자의 대표 TV 제품들과 신발관리기인 '슈 드레서' 등 최근 출시된 가전 제품들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이날 산책 후 '삼성 837'에 방문했다는 한 남성은 "신발 관리기와 모니터에 관심이 있어 이곳에 들렀다"며 "집 주변에 있어 종종 들러 제품을 살펴보고 쉬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삼성 837' 내부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2층으로 올라가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고객 서비스 접수 및 대기 공간'이었다. 뉴욕에서 유일하게 당일 A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인 탓에 이날도 고객들이 꾸준히 드나드는 듯 했다.

고객 서비스 대기 공간에는 삼성전자의 미니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이곳은 텐트, 캠핑 의자 등이 놓여 있어 마치 야외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지역 주민 한 명도 그렇게 느꼈는지 캠핑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더 프리스타일'을 이리 저리 살펴보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삼성 837' 내부 전경. 이곳에선 뉴욕에서 유일하게 당일 A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진=장유미 기자]

2층에는 게이밍 체험과 게임 방송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어 게임을 좋아하는 고객들이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현장 직원은 고객들이 게이밍 모니터 '오딧세이 네오 G9' 등에 대해 이것저것 묻자 친절히 답하기도 했다.

전날 공개됐던 '갤럭시Z4' 시리즈도 이곳에 전시돼 있어선지 2층에 마련된 모바일 전시 공간에도 방문객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만난 하자르(27) 씨도 "'갤럭시Z플립4'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하려고 왔다"며 "색상이 너무 예뻐 세컨드 폰으로 쓸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관계자는 "'삼성 837'은 삼성 쇼케이스 공간으로 판매가 아닌 경험에만 집중해 서비스하는 곳"이라며 "현재 전 세계에 영국·미국·독일·도쿄·베트남 등 5곳에서 운영 중으로, 내년에는 인도 뭄바이에도 이런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의 기술이 고객들의 관심과 문화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삼성 837'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이곳에서 '지속가능성', '연결성', '개인화' 등 삼성이 전달하고자 하는 3가지 메시지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미국)=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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