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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한산', 박해일 얼굴로 재탄생한 이순신 장군


"발포하라" 명대사 완벽 표현한 박해일 "후회 없다"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박해일에겐 다양한 얼굴이 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속 의뭉스러운 범죄자, '인어공주'에선 풋풋한 청년, '은교'에선 본인보다 훨씬 나이 많은 노인으로 분해 충격을 선사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얼굴을 발견했으니, 영화 '한산' 속 근엄하고 무게감 있는 이순신 장군이다.

최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이하 '한산')은 '명량'의 후속작이자 프리퀄.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 해전을 그린다. 박해일은 극 중 이순신 장군으로 분했다.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명량'에선 최민식이었던 이순신 장군 역을 '한산'에선 박해일이 맡게 된 것. 평소 진중하고 바른 청년의 모습으로 여성 영화 팬들을, 매서운 눈빛과 저음의 보이스로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소화해 남성 영화 팬들까지 섭렵한 그가 이순신 장군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기대감이 번졌다.

많은 영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박해일이 표현한 이순신 장군은 달랐다. 역사 교과서에서, 여러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강인한 이미지로 남은 이순신 장군을 적은 대사만으로 표현해냈고 "발포하라", "전군 출정하라" 등의 명대사로 'n차 관람' 돌풍을 일으키는 주역이 됐다.

그러나 박해일은 처음 김한민 감독에게 출연 제의받았을 때 의아해했다고. "제가 장군감입니까?"라고 되물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캐스팅 제안이었으나 김한민 감독과 수많은 시간을 보내며 설득됐고, 지금의 이순신 장군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는 '한산' 출연을 결정하고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을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민식 선배님이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불의 기운을 활용했다면 '한산'에서는 한산해전에서만 보일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의 기질을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말수도 적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자료가 있더라. 7년 전투라는 긴 고단한 시간에서 보여줄 수 있는 느낌이 있을 것 같았다"라며 이순신 장군 캐릭터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을 설명했다.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에서 이순신은 말수가 극도로 적다. 원균(손현주 분), 어영담(안성기 분), 이억기(공명 분) 등의 무신들이 공세와 수세를 두고 의견을 나누고 전략을 물을 때도 별다른 답 없이 전략을 밀고 나간다. 김한민 감독은 선비 면모가 강했던 이순신 장군의 자료와 설명을 박해일에게 상세히 전했고 박해일은 이는 곧 김한민 감독이 '한산'에서 보여줄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에 그는 "선비의 느낌과 활이 잘 어울리는 그런 무인의 느낌을 잘 살리면 이 영화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명량'과의 차별점도 있고 충분히 도전할 만한 작품이 되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또한 박해일은 절제된 방식의 연기가 맞는 편인 것 같다면서도 "이순신 장군의 침착하고 담대하게 대하는 태도가 이 극을 보여주는 태도와 맞을 것 같다고 느꼈다. 수 싸움을 하기에도 색을 명확하게 가져가는 게 좋은 방식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특히 극 중 이순신 장군이 공세와 수세를 두고 고민하던 중 광활한 평야에 갑작스럽게 세워지는 성벽, 무수히 쏟아지는 화살을 맞는 꿈을 꾼다. 이후 학익진 전법, 조랑 탄 등을 이용한 포격 등을 떠올린다. 박해일은 해당 장면에 가장 공을 기울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장면에서 이순신 장군의 얼굴, 감정, 눈빛, '이거구나'라고 떠올릴 때 잘 해내고 싶었다"라며 "CG는 당연히 잘 만들어 낼 것이고, 전투로 연결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연결고리라고 생각했다. 제가 해내야 할 연기적인 부분들을 잘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다"라고 밝히면서 '명량'과의 차별화를 두고 싶었던 장면 중 하나라고 꼽았다.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이 후반부로 향하면서 왜군과의 수전 중 거북선이 등장하고 이순신 장군은 학익진 전법을 이용해 포격을 준비하다 "발포하라"라고 외친다. 이는 영화의 명대사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박해일은 "집에서 그 소리를 내면서 연습하기엔 민망하지 않나"라며 웃은 뒤 "독특한 경험이었다. 말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발포하라'를 외치기 전 감정에 집중했다. 그 감정을 담아 대사에 에너지를 많이 부을 수 없었다. 그래서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감정이 충분히 올라왔을 때 촬영했다. 아마 '명량', '노량'에도 같은 대사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차이를 관객이 느끼는 것도 영화의 재미가 아닐까"라고 기대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을 표현하기에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누구보다 잘 해낸 박해일은 내심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해일이라는 개인적인 한 사람으로서도 이 작품을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겪은 경험이 앞으로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흡족해했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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