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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데 왜 이래?"…'1.7억' 마이크로 LED TV, 출시 2년도 안돼 불량 속출


수요 거의 없어 2년째 출하량 전망 '0'…전시용 제품도 LED 소자 불량 곳곳서 발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초고가'인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가 출시한 지 2년도 채 안돼 곳곳서 불량품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뽐내는 쇼케이스 공간이나 대규모 전시장 및 매장에 불량품을 전시해 눈길을 끈다.

미국 뉴욕 '삼성 837'에 전시된 '마이크로 LED TV' [사진=장유미 기자]
미국 뉴욕 '삼성 837'에 전시된 '마이크로 LED TV' [사진=장유미 기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출시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단위 초소형 LED 소자를 회로 기판에 촘촘히 박아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기 때문에 섬세한 화질 표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가격은 1억7천만원으로, 지금까지 제품이 판매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10인치 TV 화면의 넓이는 약 3.3제곱미터에 해당하는데, 면적당 가격을 비교하면 매매가 50억원을 넘나드는 서초구 반포동 고급 아파트의 평당 가격보다 비싼 수준이다. 이에 업계는 마이크로 LED TV의 시장성에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 '가격'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내놓은 수치에서도 시장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옴디아는 올해 TV용 '마이크로 LED 패널' 출하량을 '0'으로 예상했다. 현재 TV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LCD와 OLED의 TV용 패널의 올해 출하량 예상치는 각각 2억5천만 대와 1천만 대 수준이다.

옴디아는 패널 출하량을 1천 대 단위로 계산한다. 올 한 해 출하되는 마이크로 LED TV의 연간 출하량이 기껏해야 수백 대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각종 전시나 매장 진열, 샘플 제작 등에 사용되는 수량을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 판매되는 제품은 사실상 없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미국 뉴욕 '삼성 837'에 전시된 '마이크로 LED TV' 여러 곳에서 발견된 LED 불량 소자. [사진=장유미 기자]
미국 뉴욕 '삼성 837'에 전시된 '마이크로 LED TV' 여러 곳에서 발견된 LED 불량 소자. [사진=장유미 기자]

하지만 각종 전시에서 보여지는 제품들도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태다. 출시된 지 1년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벌써부터 패널 불량이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1일 방문한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삼성전자 쇼케이스공간 '뉴욕 837'에서도 '마이크로 LED TV'가 전시돼 있었지만, 자세히 관찰한 결과 불량화소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멀리서 보면 표시가 나지 않았지만 제품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화소 몇 개가 다른 색깔을 내거나 아예 꺼져 있는 모습이 다수 보였다.

모듈을 이어 붙여 만든 탓인지 화면에서 검정색 라인도 다수 발견됐다.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200여 개의 모듈을 이어 붙여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전시장과 매장에서도 발견됐다. 제품이 출시되기 한 달 전인 '2020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마이크로 LED TV'에서도 LED 소자가 꺼져 있는 증상이 나타났고, 올해 4월에는 멀리서 봐도 알아챌 정도로 오른쪽 하단 패널에 오류가 발생한 채로 며칠 동안 방치돼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데드픽셀(LED 소자 불량)은 제품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된다"며 "주로 100인치 이상인 마이크로 LED TV는 일반 TV보다 픽셀피치가 크기 때문에 더 쉽게 눈에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줄감 현상은 캐비닛을 결합해 대화면을 만드는 마이크로 LED TV 특성상 설치시 세밀하게 조정하지 않는 경우에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품 출시 후에도 기술적 어려움을 느낀 탓인지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 확대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0인치 제품을 첫 출시한 이후 같은 해 90인치대와 80인치대 제품의 추가 출시를 계획했으나, 지금까지도 선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다음달쯤에는 89형 제품 출시가 예고된 상태다. 89형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는 100형 이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로는 세계 최초다.

지난 4월 더현대서울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촬영한 '마이크로 LED TV' 오른쪽 하단 화면이 깨진 모습. [사진=장유미 기자]
지난 4월 더현대서울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촬영한 '마이크로 LED TV' 오른쪽 하단 화면이 깨진 모습. [사진=장유미 기자]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마이크로 LED TV 생산 지연에 대해 묻는 국내 기자의 질문에 "기업 간 거래를 우선으로 하면서 베트남 공장 한 곳에서만 생산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술 전수가 늦어지고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은 탓"이라며 "지난해 말 완공된 멕시코 공장에 더해 올해 3월 완공할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도 마이크로 LED를 본격 생산하고 베트남 공장도 증설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도 마이크로 LED TV 생산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는 할 수 있지만 제품 수령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날 삼성 디지털프라자 한 매장에 제품 구입을 문의하자 "지금 주문하면 '마이크로 LED TV' 생산은 내년 4~5월쯤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구매는 가능하지만 바로 받아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생산 계획에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부품 수급 이슈도 있지만, 생산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제조 시간 역시 긴 공정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수율을 극적으로 높이기 어렵고 더 작은 크기의 TV를 만들 때 원가가 더 비싸진다는 점도 부담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사실상 구입할 수 없는 '마이크로 LED TV'를 단순 기술 과시용으로 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며 "안방 시장을 겨냥하기에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는 제품이란 인식이 있어 LG전자 등 다른 업체들은 아직까지 상업용으로만 마이크로 LED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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