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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침][조기숙이 만난 예술가] 혁신적인 한국전통춤꾼 이철진


본지는 2022년 8월 22일 [조기숙이 만난 예술가] 이철진 편 기사에서 조기숙 교수가 이철진 무용가를 인터뷰한 내용 일부를 필자 요청에 따라 수정합니다.

이철진은 한영숙-이애주-이철진으로 이어지는 한국전통춤 승무, 살풀이의 계승 춤꾼이다. 또한 성균소극장, 스튜디오 SK를 설립해 '불교무용대전' '국제 이인무 페스티벌' '별의 별춤 페스티벌' '전통춤 류파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춤 소극장 장기공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전통춤꾼 이철진을 만나 한국의 전통춤, 그리고 소극장 운영자이자 무용기획자로서의 삶을 들어봤다.

이철진 [사진=이철진 본인 제공]
이철진 [사진=이철진 본인 제공]

-안녕하세요.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저는 승무, 살풀이가 전공인 춤꾼이고 대학로에서 소극장 두 개를 운영하면서 전통춤의 장기 공연을 하고 있어요. 친구의 동생이 무용을 하고 싶다고 해서 무용학원을 알아봐 주다가 그는 안 하고 제가 무용에 매력을 느껴서 하게 된 건데, 그냥 제 팔자인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중이 되고 싶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승무를 추고 있더라고요."

-어느 선생에게 배웠나요.

"이애주 선생에게 80년대 말부터 10년간 사사하고 98년도 즈음 선생님이 문화재 지정되고 그 문하에서 나왔어요."

-이애주 선생님에게서 무엇을 배웠나요?

"승무 순서는 이애주 선생한테 배웠지만, 한영숙 선생의 망령이 저를 가르쳤다고 생각해요. 제가 74년도에 찍은 한영숙 선생의 무용 영상을 보니 승무를 자유롭고 투박하게 추시더군요. 전통춤의 핵심과 본보기가 거기 있더라고요."

-한영숙 선생과 이애주 선생의 춤은 어떻게 다른가요.

"전 한영숙 선생께 직접 춤을 배우지는 못했지만, 옛날 분들의 춤에는 자유로움이 있었죠. 그런데 문화재 전수곡으로 지정되면 그것만 그대로 해요. 한영숙 선생이 돌아가실 때 남긴 전수곡을 이애주 선생은 그 순서를 그대로만 하고 가르치셨어요."

-전통춤의 전수법, 뭐가 문제인가요?

"전수곡만을 그대로 시키는 것이 바로 한국 춤의 본질에 어긋나요. 춤꾼 개인의 개성과 살아온 삶이 다르고, 춤을 추면서 자기와 대화를 하고 춤을 다듬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런 것들을 다 무시하고 명령대로 하라고 해요. 제가 본보기로 삼는 게 판소리에 있어서 '산공부'에요. 이는 혼자서 하는 공부인데 선생님께 발의를 받으면, 자기 것으로 내면화시키는 것은 혼자서 하는 거예요. "

◆"춤, 관객을 위해 존재…'주역'에 큰 영감"

-소극장 경영자이자 문화기획자로서 하시는 일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공간은 성균소극장과 스튜디오 SK소극장 두 개이고. 조직은 구술주머니라는 사업체와 사)한국춤예술센터에서 다양한 기획사업을 하고 있어요. "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는 어떤 건가요.

"개인적으로 이철진의 100일간 승무가 제게는 제일 귀해요. 제가 몇 년간 독무로 승무 완판을 100일이상 공연했어요. 사실 제가 성균소극장을 만든 게 승무를 실컷 추고 싶어서였어요."

-춤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아무 생각 없는데요, 팔자가 안 좋으면 하는 거, 특히 전통춤은 더 그래요. 승무나 살풀이 이런 것들이 사실은 다 관객을 전제로 만들어진 춤이에요. 그러니까 선생들이 도 닦는 춤이라고 얘기하면 이거 다 사기예요. 관객을 위해서 존재하는 게 춤이지요."

-올해 출간한 '살풀이 춤 해석'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제 박사학위 논문을 많은 분이 읽어 주셨으면 해서 책으로 출간한 겁니다. 저는 춤을 추면서 영감을 많아서 글쓰기를 많이 해요. 춤을 추다가 강하게 영감을 받은 것이 주역이에요."

이철진 [사진=이철진 본인 제공]
이철진 [사진=이철진 본인 제공]

-주역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안 배웠는데 그냥 괘상이 떠올랐죠. 영감이 시작이고 해석을 위해 주역 공부를 한 거죠. 주역의 해석은 굉장히 독창적일 수 있어요. 주역을 신체로 해석을 한 거는 제가 처음이에요. 주역은 점서인데 그 점이라는 게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 점을 치는 사람과 주역과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하거든요."

-후배 무용인들한테 좀 바라는 바가 있다면요."

"사실 춤이라는 게 틀이 없잖아요. 자기의 개성을 잘 살리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일단은 독서가 기본이 돼서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자기 춤을 만들어나가는 게 진정한 전통이지 전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아니지요."

-다음 일정은 어찌 되나요.

"저는 9월 1일 성대 새천년 홀에서 한영숙류 이철진 춤 발표가 있어요. 그리고 10월 11일 프랑스 상상 축제 출품해서 파리에 갑니다."

이철진 [사진=이철진 본인 제공]
조기숙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 [사진=본인 제공 ]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는 이대 무용과 발레 전공과 영국 써리대학에서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30편 이상의 발레작품을 창작공연하면서 K발레의 미학적 토대를 구축한 안무자이다. 대표작으로는 '그녀가 온다: 여신 서왕모', '그녀가 논다: 여신 항아' 등이 있으며, 무용연구자로서 35편 이상의 논문과 저서가 있다. 그는 춤추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온몸으로 메시지를 던져왔다.

조이뉴스24 /조기숙 교수 kscho2@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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