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김성규, 즐기고 배우며 습득한 '한산'


김성규, '한산' 속 항왜 군사役 "일 즐긴다는 게 무엇인지 체험하는 중"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김성규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화 '범죄도시'부터 '악인전',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 까지. 매 작품마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성공적으로 해낸다. 이번 영화 '한산' 속 준사도 마찬가지다.

이번 여름 영화 중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이하 '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 김성규는 극 중 항왜 군사 준사로 분했다.

극 초반 일본군 편에 서 이순신(박해일 분) 장군과 대적하던 준사는 백성을 위해 앞에 나서 왜군과 대치하는 이순신 장군을 목격하고 마음이 동한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냐"라는 직설적인 물음에 이순신 장군은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라고 답하고, 준사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항왜 군사가 됐다.

배우 김성규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김성규에게 '한산'의 준사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실존하는 인물인데다가 '한산'의 프리퀄인 '명량'에서도 등장한 준사를 본인의 것으로 소화하기엔 부담감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극 중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중 김성규의 존재감은 빛난다.

-준사 캐릭터를 제안 받고 준비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일 큰 것은 전란 속에서의 인물의 고민이었다. 준사는 가늠할 수 없는 시대, 일본의 사무라이로서 모시는 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이순신이라는 장군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긴다. 그런 측면에선 이해가 되겠지만, 관객이 준사의 고민을 따라가고 나중에는 왜 이순신 장군에게 항왜를 하게 되는지 자연스럽게 보실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민을 안고 시작했지만, 죽음과 전란을 바라보는 이순신 장군의 신념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역사 속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입니다. 자료를 참고해서 캐릭터를 준비했나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지만, 역사가 영화와 같지는 않다. 참고할 자료의 양도 적고. 그래서 준사라는 인물을 구분해서 말하기가 어려웠다. 당시 항왜를 했던 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선 감독님의 시선을 담는 게 중요했으니 이순신 장군을 바라보는 시선에 중점을 두면서 준비했다.

배우 김성규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변발이 신선하면서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삭발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걱정이 되진 않았나요?

저한테 외형을 바꾸는 게 걱정되는 지점은 아니다. 예전에도 외형적인 변화가 있는 작품을 많이 했었다. 미리 스타일링을 잡을 때 자를 건 빨리 자르자는 마음이었다. 전투에 참여하는 무게감이라고 할까. 그래야 마음이 빨리 다잡힌다. 외형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이야기 속에서 처음 모습과 중간, 나중에 가는 전투에서의 모습이 준사의 마음과 같이 외형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분장팀도 그렇게 신경을 썼고. 처음엔 머리가 산발이어서 우스워보이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준사는 이순신 장군, 와키자카 야스하루(변요한 분)를 모두 마주하는 인물입니다. 준사로서 두 장군을 대할 때 느낌이 달랐을 것 같은데요.

이순신 장군,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만나는 장면은 하나씩 밖에 없기 때문에 걱정도 있었고 기대가 있었다. 변요한 선배와 촬영할 때는 와키자카가 주는 에너지와 기운이 재밌었다. 자연스럽게 리액션을 받을 수 있다고 해야 하나. 아우라와 같이 연기하고 있다는 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준사에게 가까이 오라고 했을 때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제 또래인데 어떻게 저런 에너지를 낼까 싶었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거나 연기적으로 접근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모습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로서 도움이 컸다.

이순신 장군을 마주할 땐 준사의 분장이 헝크러져 있어서 고민이 컸다. 박해일 선배님을 처음 봤을 때 '어떻게 저렇게 평온하실까'하는 생각을 했다. 촬영하면서 어떻게 대면하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찍었고, 막상 대면했을 때 저를 안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촬영을 마치고 '고생했다'라며 '충분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근엄하신 투로 말씀을 하셔서 되게 힘이 됐다. 그 힘을 받아서 계속 촬영할 수 있었다.

배우 김성규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연기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전란을 한 사람으로서의 감정을 어떻게 바라볼까 싶었다. 무게감을 지고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도 답을 내려서 말씀해주시지 않는다. 인물의 시선이나 구체적인 것은 주시지만, 인물 자체에 대해서는 열어두시고 같이 생각을 던져주시는 편이다. 관객의 시선에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 마무리되는 것이었을 때 질문이 포함되고 시작되는 인물이기에 그걸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

-준사의 신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준사가 개인이기도 하지만, 역사속에서 항왜를 한 많은 사람을 대변한 인물인 것 같다. 말씀하신 것들이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영화 끝날 무렵에 의병이 나올 때 의미가 전달되지 않을까. 사람으로서의 측면으로 충분히 가늠하게 됐다.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시기입니다. 이 시점에 '한산'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요?

저는 이 작품을 봤을 때 그냥 좋았다. 큰 그림 안에 한 구성원으로 들어가 있다는 게 만족스럽다. 그 전에는 책임감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다면, 이번엔 즐기면서 해야겠다고 새각했다. 이번엔 왜군도, 조선군도 아니기 때문에 이방인의 느낌이 있긴 했지만, 현장에서 많이 즐기려고 했다.

-이번 '한산'을 통해 특별이 배운 게 있다면요?

지방에 다녀오는 것도 재밌었다.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고 떨리는 경험이었다. 왜 이렇게 떨리지 싶을 정도로 떨었다.(웃음) 이 작품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 많은 것들을 선배들에게 배우고 재밌게 맞이해주시고 관객을 만나는 것을 보면서 일을 즐긴다는 게 무엇인지 체험하고 있다. 이 즐기는 과정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좋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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