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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숨 쉴 틈 없는 '자백', 빨려 들어간다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마치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한 번도 쉬지 않고 보는 느낌이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니 한 시도 숨을 편히 쉴 수 없다. 영화 '자백'이다.

26일 개봉한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를 만나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자백'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유민호는 내연녀 김세희(나나 분)와 밀회를 즐기고 서울로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를 겪는다. 사고 직후 김세희와의 관계가 끊겼고 1년 만에 세희를 다시 만나게 됐다. 누군가가 세희와의 관계를 알고 협박을 하고 있는 것. 유민호는 입막음의 대가로 현금 다발을 챙겨 호텔방으로 향했고 그곳에는 세희도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호텔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호텔 밖에는 경찰이 들이닥친다. 당황한 유민호는 옷을 챙겨 나가려고 하던 중 습격을 당하고 정신을 차리자 세희는 이미 숨을 거뒀다.

유민호를 습격한 사람은 누구고 세희는 왜 사망했을까. 검찰은 유민호가 세희를 사망케 한 범인으로 지목했고 유민호는 억울할 따름이다.

'자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은 스페인 영화 '인비지블 게스트'를 원작으로 한다. 스릴러 팬들에겐 이미 널리 알려진 작품. 윤종석 감독은 원작을 리메이크하면서 한국 관객들의 입맛에 맞춰 각색했다. 기본 흐름은 원작과 흡사하지만 엔딩을 향해 가는 과정, 결말이 달라 원작과는 사뭇 다른 작품임을 보여준다.

안개가 끼인 듯 무엇 하나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사건을 양신애 변호사가 가설을 세우면서 진실에 접근한다. '만약 이렇다면?'을 전제로 시작한 이야기에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다른 생각을 쉬이 할 수 없다. 그러나 계속 거듭되는 반전에 뒤통수가 얼얼해질 지경이다. 여기에 소지섭, 김윤진, 나나의 연기 앙상블은 완벽하다.

유망한 사업가에서 하루아침에 살해 용의자가 된 유민호를 연기한 소지섭은 그에게 이런 얼굴도 있었는지 감탄케 한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좋은 날', '오직 그대만' 등에서는 로맨틱한 면모를, '회사원',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등에선 액션 연기로 남성미를 발산했던 그에게 이번 '자백'은 확실히 다르다. 끝까지 본심을 알 수 없고 계속 의심을 자아내는 분위기와 표정으로 스릴러의 묘미를 한껏 높인다.

여기에 변호사 양신애 역을 맡은 김윤진은 방대한 대사를 완벽하게 암기하고 표현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미묘한 표정 변화, 손짓과 발짓 하나까지 섬세하게 신경을 쓰고 연기한 노력이 엿보인다. 극 중반부를 넘어서 양신애의 진짜 본모습이 드러나는데, 정체를 알고 나서 극을 보고 앞을 다시 떠올려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나나는 이제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떼버리고 완전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갑작스럽게 사망한 세희를 두 가지의 가설을 통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여준다. 악랄하고 이기적인 인물이었다가 죄책감에 시달리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가설로 달라지는 눈빛이 인상적이다.

소지섭, 김윤진, 나나의 호연과 윤종석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완성된 '자백'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2년 만에 관객과 조우하게 됐다. 촬영이 끝난 지 수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최근에 나온 스릴러 작품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서스펜스적 재미가 상당하다.

'자백'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러닝타임 105분.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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