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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의 한일축구 뜯어보기] 교토의 영원한 축구황제 박지성-4편-


 

해답에 관한 실마리를 풀기 전에 우선 독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보통 J리그에서 선수들이 경기 전 24시간동안 뭘 하는 지 알아야 할 것 같다.

경기 전 선수들이 준비하는 방식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등 각나라마다, 또는 팀에 따라 조그만 차이는 있지만 그 근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보통 J리그에서 선수들의 준비과정은 크게 원정경기와 홈경기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주 3편에서 이야기한대로 홈경기 전에는 클럽하우스에서 엔트리에 포함된 16명의 선수들의 인터뷰가 벌어지고 그 후 선수들은 각자의 숙소로 향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까지 호텔로 다시 집결, 단체시간을 통해 팀워크를 맞춘다. 보통 경기 24시간 전에 집결하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일절 면담 또는 인터뷰를 금지하고 있다. 선수 또한 이때만큼은 주어진 스케줄에 의해 움직이며 식사까지도 제한받는다.

예를 들어 경기 시간이 다음날 오후6시라고 한다면 선수들은 대게 그 전날 오후4시에서 6시 사이에 집결한다. 집결 후 바로 식사를 하고 자유시간이 2-3시간 주어지며 오후 8시경 간단한 미팅을 한 후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푼다.

이후 또 한 차례의 식사가 주어진다. 이때는 김밥이나 우동 빵 바나나 우유 쥬스 같은 가벼운 것이 일반적이다. 선수들은 보통 2인1실의 방을 사용하고 있으나 팀에 따라 선수들의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1인1실의 방을 사용하기도 한다.

호텔집결 시 선수들은 대개 양복을 착용하며 자신의 방으로 가면 미리 스태프가 준비해놓은 운동화, 슬리퍼와 간단한 운동복 등이 각 방에 배치되어 있다.

또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미팅룸에는 내일 상대팀의 경기장면이 든 비디오가 상영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잠은 최대한 많이 잘 수 있도록 배려하며 기상 시간 역시 그렇게 빠르진 않다.

아침 기상과 동시에 식사가 주어지며 식사 후에는 또 휴식이 이어지고 보통 10시경에 전체적으로 간단한 스트레칭(약 30분)으로 몸을 푼다.

박지성은 휴식시간의 대부분을 잠을 자는 것과 맛사지 등에 할애했다. 경기 약 3시간전에 또 다시 간단한 식사가 이루어지며 식사 후 선수들은 구단 버스를 이용, 경기장으로 향한다.

이때 역시 선수들은 처음 호텔에 집결했을 때의 그 복장(양복)으로 다른 짐은 가지고 가질 않는다. 이러한 것은 일본만의 특징이다. 남미의 브라질이나 한국에서는 자기의 짐을 직접 선수가 챙기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곳에서는 선수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스태프에 의해 이루어진다.

선수단 버스에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통역에는 탈 수 없고 구단직원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한다. 버스로 경기장에 이동하면 라커룸에는 먼저 온 스태프에 의해 이날 경기에 사용할 모든 물품이 각각의 캐비넷에 준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유니폼, 축구화, 양말 트레이닝복은 2벌을 준비하며(땀이 많이 나는 관계로 전,후반용), 라커룸의 중간에는 쵸콜릿, 과일, 사탕, 검, 스포츠 음료 등의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한쪽 끝에는 감독의 작전 설명을 위한 화이트보드가 놓여져 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경기의 시작인 것이다. 선수들의 비장한 각오를 읽을 수 있는 각자의 퍼포먼스 또한 흥미롭다. 자기의 캐비넷 앞에서 기도를 하는 선수,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있는 선수, 계속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선수 등등.

박지성은 보통 발목에다 테이핑을 하며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이 시간을 보냈다. 이때까지 역시 선수들은 오늘의 스타팅 멤버가 누구인지를 자신도 알지 못한다.

경기 90분전 드디어 코치의 입에서 집합이 명해지고 간단한 미팅이 라커룸 안에서 이루어진다. 오늘의 경기 선발멤버가 이제야 발표되는 것이다.

'박지성 오른쪽 수비형 미드필더!'

"경기장 폭을 가능한 넓게 사용하면서 때에 따라 최전방 공격수 미우라 가즈요시와 브라질 출신의 해지슨에게 직접 볼을 공급하라. 또 공급한 후에는 그 뒤를 바짝 받혀주며 공격을 지원하라." 이것이 첫 날 박지성이 받은 임무였다.

경기를 마친 후 감독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공격형 미드필드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지성을 세운 것은 그의 지치지 않는 체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즉 수비에 치중하다가 단 한번에 정확한 스루패스를 전방 공격수에게 찔러 준 후 곧바로 공격 최전선까지 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랬다. 박지성은 수비위치에 포진하다보니 상대선수들의 집중견제를 피할 수 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활용해서 곧바로 전방 공격수들에게 볼을 배급할 수 있었다.

감독은 실수가 적고 체력이 좋은 박지성이 해낼 최적의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혹자들은 박지성의 플레이가 그렇게 화려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그가 맡은 역할 때문이었다.

그리 드러나지 않지만 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자리가 바로 박지성의 포지션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몇 차례 날카로운 전방 스루패스에 이은 역습을 선보였다.

필자를 비롯한 관중들은 실수없이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는 박지성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이날 감독에게 지시받은 미션을 충실히 수행해냈다.

경기를 마친 후 미우라가 박지성에게 다가왔다. "네가 준 볼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 있던 감독은 "오늘 보니 박지성의 자질이 높아 어디에 포진시켜야할 지 모르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데뷔전이었다.

박지성은 데뷔전 이후 J리그 성공을 위한 한계단 한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련 또한 그를 놓아주지는 않았다.<5편에서 계속>

조이뉴스24 /나가노에서 김익수(일본 국립신슈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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