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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푸드 크로니클' 이욱정 "가볍게 보다가 메시지 느끼길"


'푸드 크로니클', 눈으로 먹는 즐거움 가볍게 익히는 인문학 "해외여행 하는 느낌으로"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세계에서 사랑받는 10대 음식을 형태로 구분 지었더니 공통된 이야기가 나온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먹기 편하고, 한 번에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끝없이 발전될 수 있는 것. 이욱정 PD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음식을 연구하고 탐구하며 맛본 일대기를 티빙 오리지널 '푸드 크로니클'에 담았다.

'푸드 크로니클'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만두, 쌈, 타코, 피자, 팬케이크, 샌드위치, 스시, 케이크 등 8가지 음식을 '감싸거나(랩·Wrap)' '둥글고 납작하거나(원형·Flat)' '쌓아 올리거나(레이어·Layer)'의 형태로 나눴다. 어느 지역이 기원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와 다양한 지역으로 퍼지면서 조금씩 형태를 달리하고 있는 것을 설명한다.

이욱정 PD가 티빙 오리지널 '푸드 크로니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이욱정 PD가 티빙 오리지널 '푸드 크로니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푸드 크로니클'을 보고 있으면, 과거 방영한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떠올리게 한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세계 각 도시의 맛집을 소개하고 요리연구가 겸 기업인 백종원이 음식에 관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방출한다.

그러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가 한 지역의, 생소한 음식을 전했던 것과는 달리 '푸드 크로니클'은 하나에서 시작해 동서양으로 뻗어간다. 예로 1회에서 다룬 만두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유럽 등에서도 사랑받고 있음을 전한다. 만두, 교자, 빠오즈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이 음식은 밀가루 반죽을 이용해 안에 소를 넣어 찌거나 삶거나 가지 각색이다. 동서양 재료로 새롭게 탄생 시켜 미쉐린 등급을 받은 식당부터 각 집안의 분위기와 특징에 맞게 변형된 라비올라까지 한 회에 모두 담았다. 음식 다큐멘터리로 시작한 '푸드 크로니클'은 문화 인류학에 보다 더 가깝다.

음식에는 요리하는 사람의 인생이 담긴다. 이욱정 PD는 이를 포착, 형태로 나눈 음식으로 인문학을 함께 전한다. 이는 곧 공개될 스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스시 편이 '레이어'로 나눠진 이유에 이욱정 PD는 "'푸드 크로니클'의 특징이라며 "일본의 인간관계를 스시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욱정 PD가 티빙 오리지널 '푸드 크로니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이욱정 PD가 티빙 오리지널 '푸드 크로니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일본에서 스시 장인이 되기 위해선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주방에 들어가기까지만 해도 3년이다. 좋은 재료를 공수하기 위해선 최고의 생선가게와 신뢰를 쌓으려 또 수년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의 음식을 만들기까지 두터운 신뢰관계가 필요하고 또 이는 각고의 시간, 혼자만 잘해선 되지 않는다는 일본 도제사회의 룰이 스시 하나에 담긴 것이다.

이욱정 PD는 "'푸드 크로니클'은 음식을 형태로 독특한 시각을 통해서 보되 그 안에서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아주 다양한 정신세계, 상징성, 의미 체계 등을 인류학적인 성찰로 담아보고 싶었다"라며 "시청자가 계속 흥미를 느끼면서 정보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다.

한 회에 70분가량 되는 '푸드 크로니클'은 많은 양의 정보를 빼곡하게 담는다. 액션 영화에서 무술 장면과도 같은 조리 과정을 화려한 기술로 선보여 눈을 사로잡고 이욱정 PD가 쉴 새 없이 전하는 정보는 귀와 뇌를 채운다. 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예능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다르고 음식으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욱정 PD의 연출력에 또 한 번 감탄하게 한다.

그는 "다른 다큐에 비해 '푸드 크로니클'은 긴 편"이라며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아다는 반응은 제작사로서 참 기쁘다"라고 화색이 띤 얼굴로 답했다. 이어 "한 회에 여러 개의 스토리가 들어간다. 보고 있으면 전 세계를 한 바퀴 도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며 "비주얼 한 영상미는 그대로 가져가되 스토리의 전개를 빠르게 해 많은 정보와 많은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다. 그냥 '맛있겠다'라고 보다가 '저런 게 있었구나'라는 깊은 메시지를 볼 수 있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이욱정 PD가 티빙 오리지널 '푸드 크로니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이욱정 PD가 티빙 오리지널 '푸드 크로니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최근의 다큐멘터리는 목소리가 좋거나 발음이 좋은, 대중성이 있는 연예인이 내레이터를 맡아 극 중의 상황을 설명하고 메시지를 전한다. 연예인이 내레이션을 맡았다는 것에 대해 화제성을 불러 모으기도 하지만, 다큐와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 혹은 목소리일 경우 시청자에 반감을 사기도. '푸드 크로니클'은 이욱정 PD가 직접 스토리텔러로 분해 해외 곳곳에서 직접 느낀 것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는 "처음에 조금 망설이긴 했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는 게 너무 힘들지 않나. 괜찮게 봐주셔서 다행"이라며 "익명의 전지적이고 객관적인 관찰자가 본 게 아니라 이욱정이라는 한국 사람이 인류학을 공부하고 여러 식문화를 비교하고 관점을 가진 사람이 인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푸드 크로니클'로 엮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다큐멘터리에서 프리젠터의 역할은 중요하다. 다큐멘터리를 쉽게 보게 만든다. 다큐멘터리가 외면받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상황을 설명하는 프리젠터가 없으면 해외에서 수입한 작품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푸드 크로니클'은 연출적으로도 여러 시도를 한 것"이라고 했다.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음식을 이야기해 온 이욱정 PD는 또 다른 음식 다큐멘터리를 구상 중이다. 이제는 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향후 작품도 티빙에서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푸드 크로니클'을 시작으로 '휴먼 크로니클' 등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푸드 크로니클'은 사실 디자인, 형태에 대한 이야기"라며 "내년엔 음식에서 뻗어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향후 작품을 기대케 했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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