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가보니] 이재용도 반한 경쟁사 LG아트센터…서울 핫플레이스 등극


안도 다다오 설계로 2556억원 들여 완성…LG, 서울시 기부 후 20년간 운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지난 10월 13일 저녁 8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새로 건립한 LG아트센터에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영국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어머니 홍라희 여사와 함께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이 회장은 공연 만큼 LG아트센터도 관심을 두고 꼼꼼히 살펴봤다. 평소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지은 건물을 좋아했던 탓에 이곳도 설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LG아트센터 서울 외관 [사진=장유미 기자]
LG아트센터 서울 외관 [사진=장유미 기자]

LG와 경쟁 관계인 삼성의 오너까지 찾을 만큼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된 LG아트센터가 최근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LG아트센터 서울은 지난 10월 13일 조성진과 런던 심포니 공연을 시작으로 개관했다. 지난 22년간 4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역삼동 'LG아트센터'의 브랜드를 계승한 곳으로, LG가 마곡 R&D 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에 기부 채납했다. 공연장 운영은 LG연암문화재단이 20년간 맡는다.

LG그룹은 총 4년 6개월 동안 2천556억원을 들여 이곳을 지었다. 건물 지상층을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타원형 통로인 '튜브'를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LG 시그니처 홀'과 가변형 블랙박스 '유플러스 스테이지' 등 공연장 2곳이 위치해 있다. 공원과 광장으로 연결되는 튜브는 지상의 관객들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여 LG아트센터 서울이 예술과 과학, 자연이 융합된 공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LG 시그니처홀 로비에 마련된 LG전자 특별 전시존 [사진=장유미 기자]
LG 시그니처홀 로비에 마련된 LG전자 특별 전시존 [사진=장유미 기자]

이곳은 뮤지엄 산과 일본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 등으로 유명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더 유명해졌다. 안도 다다오는 1995년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인물로, '튜브(TUBE)', '게이트아크(GATE ARC)',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등 3가지 건축 요소를 바탕으로 이곳을 디자인했다.

안도 다다오는 "로비와 아트리움, 통로 등이 각각 눈에 띄는 특징을 갖게 해 '여기밖에 없는 공연장'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발걸음을 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독특한 디자인 탓에 이곳은 이미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포토 스팟으로 유명해졌다. 또 오페라 극장의 무대 크기와 콘서트 전용 홀의 음향 환경을 동시에 갖춘 최대 1천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시그니처홀' 덕분에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꿈의 무대로 거듭나고 있다.

사이먼 래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유럽에서 새로운 공연장을 짓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이토록 아름다운 공연장이 서울에 지어졌다는 것이 질투가 난다"며 "이 공연장의 탄생과 함께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관객에게도 행운"이라고 말했다.

'메도우'는 네덜란드 작가 그룹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작품으로, 위 아래로 움직이고 색상이 변경돼 꽃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장유미 기자]
'메도우'는 네덜란드 작가 그룹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작품으로, 위 아래로 움직이고 색상이 변경돼 꽃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장유미 기자]

이처럼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달 26일 LG아트센터 서울을 직접 찾아 곳곳을 둘러봤다. 오는 1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세계적인 공연예술가 요안 부르주아가 때 마침 이날 공연을 해 관람을 하기 위해서였다. 요안 부르주아는 '기울어진 사람들'이란 공연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인물로, 이번에 국내에선 처음 공연했다.

LG아트센터를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마곡나루역에 내리자 마자 연결 통로가 곧바로 보였다. 연결 통로는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은은하게 비춰졌고 끝자락에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나타났다. 이곳 상단에는 20기의 오브제로 이루어진 '메도우'라는 작품이 상단에 설치돼 있어 공연장으로 가는 동안에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메도우'는 네덜란드 작가 그룹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작품으로, 위 아래로 움직이고 색상이 변경돼 꽃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요안 부르주아가 공연을 하는 'LG 시그니처홀' 앞에 마련된 로비에는 이날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에선 LG전자가 특별 전시존을 마련해 세계 최초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과 와인셀러, 에어컨 등 다양한 혁신 제품들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이날 가족과 함께 방문한 한 관람객은 "LG아트센터 서울이 동네에 개관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처음 와 봤다"며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에 LG전자 제품들을 구경하면서 기다릴 수 있어 지루하지 않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LG 시그니처홀 내부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LG 시그니처홀 내부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내부 공기도 상큼한 듯하면서 은은한 향이 느껴졌는데 많은 사람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쾌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듯 했다.

LG 관계자는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튜브에서 영감을 받아 '향기 136'을 개발했다"며 "공조 시스템을 통해 발향되지만, 공연장의 객석 내부, 교육 공간, F&B 시설 등 제한된 공간에선 분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들어선 'LG 시그니처홀'은 탁 트인 듯 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또 2, 3층의 발코니 좌석은 무대를 감싸듯 곡선으로 만들어져 눈길이 갔다.

이곳은 1층 742석, 2층 315석, 3층 278석 규모로,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콘서트까지 공연할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으로 활용되는 듯 했다. 또 공연을 보는 내내 음향이 마치 바로 옆에서 배우들이 있는 듯 또렷하게 들리는 느낌도 좋았다.

LG 관계자는 "역삼동 LG아트센터에 국내 최초로 도입됐던 건축구조분리공법(Box in Box)을 홀 전체에 반영한 덕분에 소음을 완벽히 차단시켰다"며 "소리가 반사되는 잔향 시간을 1.2초에서 1.85초까지 조정해 장르에 따라 적합한 음향 환경도 조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건물 내부에 설치된 '포그 캐논'. 이 작품은 영국 작가 그룹 A.A. 무라카미가 제작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건물 내부에 설치된 '포그 캐논'. 이 작품은 영국 작가 그룹 A.A. 무라카미가 제작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이 외에 이곳에는 2개 층 365석 규모의 '유플러스 스테이지'와 '아트라운지', '리허설룸', '스튜디오·클래스룸' 등의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유플러스 스테이지'의 경우 공연 성격에 따라 좌석 배치를 자유 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이란 점이 독특했다. '아트라운지'에선 LG아트센터 서울의 건축 과정에 대한 안도 다다오의 설계도, 계획안, 건축 모형이 전시돼 있어 관심을 끌었다.

건물 내부에는 '포그 캐논'이란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증기 고리를 발사하는 구조물로, 8개의 캐논에서 도넛 모양의 포그가 발사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영국 작가 그룹 A.A. 무라카미가 제작했다.

LG그룹은 이곳을 통해 마곡동을 공연 예술의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LG아트센터 서울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문화 균형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 예술의 허브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LG가 구축한 문화·혁신·예술 인프라를 통해 마곡은 5년 만에 '서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라 불릴 만큼 눈부시게 발전했다"며 "앞으로도 LG아트센터 서울 운영을 통해 지역 사회에 더욱 기여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에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가보니] 이재용도 반한 경쟁사 LG아트센터…서울 핫플레이스 등극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