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세상 스윗한 정경호 "마동석·전도연과 연기, 성공했다 느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신원호 감독을 비롯해 정경호를 잘 아는 이들은 모두 "정경호는 다정하고 스윗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예능에서도 배려심 깊고 인간미 넘치는 정경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섰지만 여전히 겸손함을 잃지 않을 뿐더러 주변 분위기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스윗남'의 정석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압꾸정'은 샘솟는 사업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실력 TOP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와 손잡고 K-뷰티의 시조새가 된 이야기다. 정경호는 지우 역을 맡아 20년 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마동석과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정경호는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압꾸정' 비하인드와 차기작, 배우로서의 목표 등을 전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경호가 '압꾸정'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마동석이었다. 오랜 시간 알고 지냈지만 기회가 안 맞아서 '다음에 꼭 같이 하자'는 말만 했다는 그는 "마동석 형님을 보면서 어른이라는 것을 느꼈다. 배우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 30편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예전에 같이 일을 했던 신인 작가, 신인 배우, 무술 감독들에게 기회의 장을 많이 열어준다. 이것이 한국 영화를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힘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느끼고 배웠다. 감사하다"라고 마동석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압구정을 '욕망의 동네'라고 표현하며 "성공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치열하게 사는 곳. 성공하려면 거쳐가야 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자신의 욕망에 대해선 "20살 때는 내 잘난 맛에 연기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30, 40대가 되고 나니 내가 견뎌내지 못하면 배우라는 직업을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래서 지금 가장 큰 욕망이라고 한다면 꾸준함인 것 같다. 또 예전보다는 신중하게 연기를 하려고 한다"라고 고백했다.

물론 그에게도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속적으로 연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안에서도 차별화를 두고 연기하며 즐기려 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지' 보다는 마흔이 되다 보니까 20, 30대와는 다르게 표현을 하는 것이 있더라. 그런 부분이 재미있다. 그래서 '압꾸정'은 너무나 좋은 시점, 기회였다. 또 새로운 인연을 만든 것 같다"라고 나이를 먹으면서 또 달라지는 연기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연극도 했다. 매일 매일 다른 극을 하는 것처럼 다르더라. 내 나이가 여러 가지를 많이 해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라며 처음으로 도전했던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출 형과 대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고, 같이 연극을 하고 싶었다"라며 "'엔젤스 인 아메리카'도 가능할까 했지만, 너무나 해보고 싶었다. 사정상 1, 2부로 나뉘었는데, 연속적으로도 해보고 싶다. 내후년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 그는 "해보지 않았던 것을 '언제 해보겠나'라면서 해보는 것이 저에게 힘을 주는 것 같다"라고 배우로서 계속 연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정경호의 또 다른 '열일' 원동력은 바로 사람이다. 그는 "할 줄 아는 게 연기 밖에 없다. 그래서 다행이다"라며 "제가 일을 하는 원동력은 사람인 것 같다. 누군가와 즐겁게 일을 하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라고 전했다.

스스로를 인복이 많다고 밝힌 정경호는 "'슬기로운 감빵생활'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슬기로운' 시리즈를 4년 동안 같이 했다. 너무나 행복한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니까 기억이 되는 것 역시 사람이더라.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해도 사람을 만나서 일하는 것이 원동력인 것 같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곧 MBTI가 INFJ라 "둘만 있는 걸 좋아한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슬의생' 팀은 다 좋은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좋은 드라마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좋은 영향력은 모이면 모일수록 배신하지 않는다"라며 "저는 다행히 인복이 좋다. 현장에서 화내고 안 좋게 보는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 본 적이 없어 다행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좋은 사람들' 속에는 정경호도 포함된다. 물론 스스로는 아니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 역시도 "어려서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배려하고 걱정하고 칭찬하고. 이런 것을 하기 전에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게 쉽지는 않지만, 그 정도는 지켜야 한다 생각해 노력한다"라며 '좋은 사람'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전했다.

다만 많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슬의생' 시즌3에 대한 얘기는 아직 없다고. 여전히 신원호 감독과 자주 만난다는 그는 "나중에 나이가 더 차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사람들에게 더 와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 (시즌3는) 감독님이 알아서 하실거다"라고 여지를 뒀다.

그러면서 '슬의생'에서 연기한 김준완에 대해 "저답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이러면 어떨까' 하면서 표현하려고 했는데 오랜 시간동안 연기를 하다 보니 정경호스러워지더라. 그게 저인 것 같다. 이건 우리 다섯명(조정석, 전미도, 정경호, 김대명, 유연석) 다 같은 생각이다"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정경호가 밝힌 자신의 실제 성격은 "맹맹하고 잘 웃고, 스트레스를 많이 안 받으려고 한다"다. 하지만 골프를 칠 때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그는 "골프가 좋긴 하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면서도 하고 있다"라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정경호는 현재 tvN 새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 촬영에 한창이다. '일타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로, 오는 1월 14일 첫 방송된다.

정경호는 최고의 인기 스타 강사 최치열 역을 맡아 남행선 역의 전도연과 호흡한다. 그는 "전도연 선배님과 촬영할 때 대사를 하면서 앉아있다 보면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꿈 꿔왔던 사람과 연기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성공이지 않을까"라며 "제가 언제 신원호 감독님과 일을 해볼 것이며, 마동석 형님, 전도연 선배님과 연기를 해보겠나. 그런 순간의 찰나가 올 때 뿌듯한 느낌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20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전도연 선배님과 언제 또 멜로를 찍어보냐'라고 생각하는데, 20대와 30대 내가 해왔던 수많은 다짐과 파이팅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라며 "그 때 당시의 열정과 포부 같은 것을 잘 지켜와서 지금 꿈꿔왔던 것을 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20대의 나에게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1983년생으로 올해 40살이 된 정경호는 "예전에는 40대가 빨리 되고 싶었다. 마흔이 되면 내가 어떤 연기를 할지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되어보니까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 말고는 다른 게 없다. 밤은 못 새겠고 더 건강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이런 정경호의 영화 차기작은 '보스'다. '보스'는 용두시 최대조직 식구파의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정경호는 식구파 창립자의 외손자로, 조직을 위해 배신자를 처리하고 10년간의 학교(?) 생활까지 마친 또 한 명의 차기 보스 후보 강표 역을 맡아 엉뚱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경호는 "조우진, 박지환, 이규형 배우와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좋다"라며 "대본도 좋고 저에게는 안 해봤던 역할이라 기대된다"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어 "캐릭터의 갈증 보다는 제가 안 해본 것이 너무 많다. 뭘 해야겠다기 보단 주어진 것, 그리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언지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오래 연기를 하는 것이 배우로서의 목표다. 물론 집도 사고 싶고, 차를 사고 싶은 것도 있지만(웃음) 이런 건 부수적이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배우로 오랫동안 연기를 하는 것이 1번이다"라고 배우로서 가진 목표 지점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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