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천만 배우 주지훈, 이유 있는 선택 '젠틀맨'


"한쪽 이미지로만 가는 건 도움되지 않아" 주지훈의 소신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쥔 배우 주지훈이 신선한 선택을 했다. 억 소리 나는 흥행 보장 작품이 아니기에 이번 영화는 그의 소신에 가깝다. 신인 감독의 야심 찬 행보 '젠틀맨'에 발을 맞춘다.

최근 개봉한 영화 '젠틀맨'은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 분)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 국내 OTT사 웨이브의 영화 펀드 첫 투자 작품이자 오리지널 영화로, 연출은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의 신예 김경원 감독이 맡았다.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주지훈은 극 중에서 흥신소 사장 지현수로 분했다. 불법적인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에게 갑자기 찾아온 의뢰는 '전 남자친구가 데려간 반려견을 찾아달라'는 연락이었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겼던 그는 한순간에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됐다. 검사에게 붙잡혀 가는 도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찾으니 모두가 지현수에게 검사라 부른다. 진짜 검사가 깨어나기 전, 지현수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진범을 찾아야 한다.

이번 작품에서 주지훈은 자신의 매력을 여과 없이 발휘한다. 특유의 능글거림, 그 속에서 묻어나오는 멋스러움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위기에 처해도 여유와 재치로 상황을 벗어나는 그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이하 주지훈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개봉한 소감이 어떠세요?

"개봉 실감이 얼마 전 영화 쇼케이스 하면서 확 왔어요. 처음에 제작발표회 할 때도 왔거든요. 실제로도 너무 오랜만이에요. 관객 있고 그러니. 코로나 때 항상 하던 말인데 이번에 더 와닿았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중이에요."

-영화는 만족스럽나요?

"만족스러워요. 물론 모든 영화의 장단점을 알고 있고 현실적인 것들을 포함했을 때 아쉬움도 있지만, 감독님이 제게 '저는 이렇게 만들 것이고 이렇게 취할 것'이라고 했던 것은 다 지켜주셨어요. 너무 감독님께 감사해요. 글의 정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셨다는 것을 이젠 알아요. 엄청 고되게 집착적으로 후반작업을 정성스럽게 했다는 것도 알고요."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주지훈 씨는 어떤 부분이 끌려 '젠틀맨' 출연을 결정했나요?

"현수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요. 저는 감독님이 글을 잘 쓰셨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출연을 결정한 것이고요. 사람 감정이 복합적이잖아요. 눈이 와서 좋고 코끝이 시큰해서 좋지만 '출근하려면 죽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이런 복합적인 감정요. 현수가 어쨌든 영화적으로 악과 맞선 인물이니 정의로운 인물이지만 불법, 합법 가리지 않고 좋은 모습은 아니잖아요. 복합적으로 갖고 있으니까요. 특별한 게 아니라 우리랑 비슷하고 그래서 이 이야기가 판타지 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허술하고 힘이 없는 자들이 어떤 거대한 힘을 맞서서 이겨나가는 이야기니까요. 슬프지만 판타지적이지 않나요? 전반적인 톤앤매너가 말이 안 되지만 판타지적인 이야기예요. 현수도 그렇게 쓰여 있었고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청춘이나 옆집 아저씨나 아는 오빠, 형, 라이브하게 살아있는 캐릭터였으면 했어요. 그래서 이길 수 없는 인물들이 거대 악을 이기는 내용이 좋았어요.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고요."

-감독님이 신인 감독이에요. 그럼에도 출연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물론 정보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어요. 제가 느낄 때 세상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만나서 찾아뵙고 거절하는 게 예의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제작자나 감독님들이 그런 것을 더 선호해요. 만나고 싶다고 하면 '그게 더 좋다. 우리의 의도를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니까' 하면서요. 감독님이 꾸린 스태프, 감독님이 원하는 분위기, 내가 대본에서 읽은 게 맞는 것인지 등의 설명을 듣다 보면 이해가 가요. 예전엔 혼자서 고민했다면 이젠 직접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거죠."

-규모가 크지 않은 영화를 주지훈 배우가 출연한 것도 놀라운 부분인데요.

"개인 취향이에요. 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많이 보는 타입이에요. 물론 알고 있고 저조차도 매번 인터뷰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긴 하죠. 저는 제가 찍은 '나는 왕이로소이다'도 너무 좋아하고 이런 장르를 하는 것도 좋아해요. 한쪽 이미지로만 가도 앞으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니 열심히 노력하고 있죠.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프로 배우로서의 공부하는 측면도 있지만, 제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삶의 짐을 덜어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에 '나 홀로 집에'를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요.

저는 영화가 가진 장르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장르의 매력이 충분히 잘 쓰여있다면 출연하고 싶어요. 잘 쓰여있는 글이 제게 용기를 주고요. 잘 쓴 글이라는 게 모두가 공감할 수는 없을 거예요. 누군가는 별로고 잘 쓰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아무래도 프로니까 제가 잘 썼다는 것은 완벽한 게 아니라 장르에 맞게 어느 수준 이상으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에요."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작품을 고를 때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나요?

"예전엔 혼자 선택했다면 이젠 점점 주변의 얘기를 많이 들어요. 아무래도 나이가 주는 게 있으니까요. 더 살았으니 제가 더 나아졌다기보다 본 게 많고 겪은 게 많아서 관심이 커지는 것 같아요. 실제로 20대엔 커피를 안 마셨는데 그때 훌륭한 커피에 대한 영화가 있다면 안 봤을 거예요. 지금은 마시니까 흥미 있는 얘기를 알게 되는 것처럼 달라졌어요.

다만 제가 알고 있는 것엔 한계가 있으니 주위 의견을 물어봐요. 장르적인 질문을 많이 하죠. 예전엔 중책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면 지금은 회사에 있는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 친구들에게 대본을 많이 물어봐요. 전 40대니 40대 감성일 것이고 2030 세대의 감성을 잘 몰라요. 제겐 사라지고 있는 감성이라는 것을 인정하니 외부 의견도 취합해요."

-외적인 모습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어요.

"샤워신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썼어요. 그런 부분에서 흥신소 사장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친구의 몸을 보면 생활이 보이도록 했죠. 사실 전 운동을 엄청나게 했지만, 왕(王)자가 나오지 않으려고 했어요. 육체적인 관리를 하는 그 정도의 바디가 필요했어요.

접대하면서도 미인계 같은 것도 포함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샤워 장면을 위해서 운동을 엄청나게 했죠. 복근이 선명하게 있으면 너무 배우, 모델 같을 것 같았어요. 그 한 신으로 캐릭터가 느껴졌으면 했죠. 미인계라면 그 친구가 자신의 매력으로 의뢰도 따올 수 있고 그러한 보디를 갖고 있다는 것은 그런 전사를 외형으로 짧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이 친구 이상하게 새우과자처럼 자꾸 손이 가네', '이왕이면 옆자리에 앉았으면'하는 것처럼 그런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배우 주지훈이 영화 '젠틀맨'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웨이브(주)]

-박성웅 씨한테 출연을 직접 제안했다고 들었어요.

"영화가 예산이 많지 않아요. 악역 묘사를 할 때 전쟁 영화처럼 엄청나게 도시를 때려 부술 정도는 아니에요. 그렇다면 등장 자체로 압도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압도하는 게 악역 말고 한 배우라는 존재가 나오자마자 관객에게 무드를 확 전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 부분에서는 성웅 형이 최고급 스펙을 갖고 있잖아요."

-영화 엔딩이 인상적이에요.

"정확히 마지막 에필로그가 판타지 성을 강조해요. 어차피 승리하고 기분 좋게 영화가 끝나는데 그 돈을 돌려주는 것도 쾌감이고 관객에게 겨울이고 코로나 때문에 힘드니까 엄청난 휴양지에 가서 어려운 일을 끝내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재미일 것 같았죠. 감독님께서 좀 더 정의롭게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많은 돈을 얘네가 빼갔는지 모르잖아요. 권도훈(박성웅 분)도 말할 수 없어요. 자신의 죄가 가중되니까. 그 돈을 돌려주지 않고 쓴다는 것도 판타지라고 생각했어요."

-'젠틀맨'을 고민하는 관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요?

"범죄도 섞여 있고 영화를 분석하려 하기보다 '재밌는 영화 봐야지'하고 보면 재밌을 것에요. 제가 감독님을 좋아하는데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도 문맥으로 다 읽히게 글을 쓰셨어요. 저는 그게 되게 어려운 거로 생각하거든요. 겨울에 춥고 코로나 덜 끝나고 경기도 안 좋잖아요. 오랜만에 영화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신다면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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