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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매튜 맥커너히의 완벽함 혹은 느끼함


 

영화 '사하라'는 클리셰(cliche)의 집합소다.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죽지 않는 남자주인공, 그의 곁을 충실히 보좌하는 유쾌한 친구, 돈 많고 신사적이면서도 어딘지 음흉해 보이는 악당, 그리고 그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아름답고 착한 여주인공.

올 여름의 서막을 여는 블록버스터 '사하라'는 이런 익숙함 속의 스릴과 쾌감, 그리고 팝콘과 콜라를 함께 즐기고 싶은 관객을 위해 '준비된 영화'다.

타고난 모험가 더크(매튜 맥커너히)와 그의 친구 알(스티브 잔)은 전설 속으로 사라진 보물을 찾아내기 위해 목숨을 건 남자들. 아프리카 라고스에서 진행된 유물 작업 도중 남북 전쟁 때 침몰한 전함 속에 숨겨진 '시크릿 코인'을 발견한 이들은 전함이 추락한 장소를 찾아 말리로 떠난다.

다른 한편에는 WHO(세계보건기구)의 여의사 에바(페넬로페 크루즈)가 있다. 그는 원인 모를 전염병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더크 일행과 동행한다. 자신을 쫓는 정체 모를 일당에 의해 몇 번이나 죽을 위기를 넘긴 그는 결국 전염병이 오염된 물과 관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기다리고 있다. 사하라의 물이 이미 치명적인 독극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 한달 뒤면 전 세계로 퍼져 인류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질 위기상황에서 세 주인공들은 '보물찾기'를 넘어 이제 '인류구원'에 나선다.

물론 이들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사하라'와 같은 영화에서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얼마나 크고 아슬아슬한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벗어나 결과에 이르는가 하는.

그런 면에서 '사하라'는 한마디로 대성공이다. '인디아나 존스'도, '미이라'도 이 안에 다 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속에 아름다운 사막의 모래밭, 시원한 바다와 호수의 풍경까지 더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나가 끝났다 싶으면 곧바로 이어지는 새로운 위기상황은 관객에게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으며, 대부분의 장면을 직접 연기하기 위해 강도높은 훈련을 거쳤다는 배우들의 액션 연기도 훌륭한 편이다.

사실 '사하라'는 한가지 전제에서 출발한다. 바로 '매튜 맥커너히는 정말 멋진 남자다'라는 것. 이 전제에 동의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매력 지수는 달라진다. 그만큼 맥커너히는 이 영화를 독보적으로 이끌어가는 존재다.

잘생긴 외모에다 못하는 것이 없고 체력까지 좋은 더크는 말 그대로 사막을 종횡무진 누비는 캐릭터. 하지만 어떤 일에도 당황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대처하는 그의 모습은 가끔 실소를 자아내거나 로보트 같은 느낌도 준다.

여주인공 페넬로페 크루즈는 확실히 미국의 여타 여배우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이국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다소 거친 영어 발음도 오히려 매력이라면 매력. 그는 중요한 상황에서 위기에 빠져들면서 남자주인공을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막중한'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다.

그러나 이 영화를 찍으면서 사랑에 빠졌다는 맥커너히와 크루즈 사이에 미묘한 화학작용을 기대한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두 배우의 러브신은 고작 영화의 끝부분에 단 한번 등장할 뿐이다.

오히려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더크의 단짝 친구 역을 맡은 스티브 잔이다. 감독과 맥커너히가 "스티브 잔이 선보이는 웃음이야 말로 이 영화의 원동력이다"라고 극찬했다더니, 과연 그럴만 하다. 다소 느끼한 맥커너히의 연기를 견디게 해주는 것도 곁에서 힘을 빼주는 잔의 공이 크다.

마지막으로 스필버그가 발굴했다는 감독 브렉 아이즈너는 비록 신인이지만 화제의 TV시리즈 '테이큰(Taken)'을 통해 보여줬던 깔끔한 연출력을 유감없이 발휘, '사하라'를 깔끔하게 요리했다.

하지만 아름답고 똑똑하고 용기 있는 미국인 세명이 '낙후된 환경 속에서 전염병에 시달리며 고립되어 살아가는' 불쌍한 아프리카 인들을 우연히 위험에서 구출해낸다는 설정은 블록버스터의 외양을 감안하더라도 썩 기분 좋은 설정만은 아니다. 12세 이상 관람가. 23일 개봉.

조이뉴스24 /배영은 기자 youngeu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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