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데뷔 30년이 넘었지만, 엄정화의 전성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배우, 가수로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대중과 후배들에게 깊은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있는 엄정화다. 연기에, 노래에 진정성을 가득 담아내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엄정화의 행보에 다시 한번 응원을 보낸다.
지난 4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연출 김대진, 극본 정여랑)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엄정화는 차정숙 역을 맡아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의 간 이식 수술을 거부에 큰 상처를 입었던 차정숙은 레지던트에 도전하며 인생 2막을 맞이했다. 그리고 최승희(명세빈 분)와의 사이에서 딸까지 둔 서인호에 이혼을 선언하며 더는 참고만 살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차정숙은 합의 이혼을 해준 서인호에게 간 이식을 받았고, 로이킴(민우혁 분)은 집도의로 나섰다. 로이킴의 고백을 거절한 차정숙은 3년 뒤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자신의 이름으로 가정의학과 병원을 차렸다. 그는 "살아있는 모든 것을 보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 순간 이대로 행복하다고 믿습니다"라고 전하며 행복한 결말을 완성했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며느리, 그리고 엄마였던 차정숙은 생사의 갈림길을 지난 후 진짜 나를 찾아 나서며 세상 모든 '차정숙'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통쾌한 재미까지 선사했던 '닥터 차정숙'은 마지막 회에서 18.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엄정화는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는 연기로 차정숙이 겪는 희로애락을 폭넓게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 뿐만 아니라 김완선, 이효리, 보아, 화사와 함께 tvN '댄스가수 유랑단'으로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에 엄정화는 드라마 종영 전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의 큰 사랑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50대의 나이를 뛰어넘어 앞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 딸 이랑 역 이서연 배우가 아빠에게 엄청 혼나고 펑펑 울어야 하는 신에서 눈물이 안 났는데 엄정화 배우가 포옹해준 후 바로 눈물을 쏟았다는 일화가 공개되기도 했다. 후배로선 연기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 같은데 어떤 마음이었나.
"배우들은 감정 연기 촬영 전날 잠을 못 잔다. 성공적으로 감정이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이랑이는 신인이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랑이가 계속 시도를 하다가 포기를 하려고 하더라. 눈치를 보면서 다음으로 넘어가려 하더라. 어떤 마음으로 준비를 했을지, 또 얼마나 괴로워할지 아니까 '할 수 있어'라며 안아준 거다. 그런 식으로 감정을 만져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 엄정화 배우에게도 그런 선배가 있었나?
"직접 안아준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이 있었다.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이 전하는 무언의 응원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 故 김주혁 배우가 그랬다. '톤 좀 잡아줘'라고 하면 같이 잡아준다. 상대를 위해주는 마음이 느껴지고, 그 덕분에 감정이 나올 수 있었다. 손을 잡아줄 때 '괜찮아', '같이 있어'라고 하는 위로가 되는 것 같다."
- 주부로서 제사도 그렇게 음식을 만드는 장면도 많았다. 실제로도 요리를 잘하는 편인가?
"실제로 잘한다. 아빠 제사를 오래 지냈다 보니 제사 음식 하는 것도 익숙하다. 평소에도 한식 요리를 한다."
- '댄스가수 유랑단'이 같이 방송되고 있다 보니 배우와 가수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게 됐다.
"'닥터 차정숙'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댄스가수 유랑단'이 나와서 혹시 방해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멤버들은 어떤 응원을 해줬나.
"첫 방송 때 무대가 있던 날이라 숙소에서 다 같이 봤다. 정신이 없는데도 첫 방송을 보고 다들 너무 재미있다고 해주니까 좋았다."
- 배우, 가수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에 대한 의미도 남다를 것 같다.
"저 스스로에겐 의미 있는 해다. 마흔이 되고 난 후 앨범이 나오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 전에는 연기와 앨범 활동을 동시에 했었다. 그래서 그 감정을 다시 만난 느낌이었다. 동시에 하는 것이 오랜만이라 '다시 돌아왔다'라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회가 새롭다."
- 무대에 대한 열망이 컸을 듯한데 이번 '댄스가수 유랑단'의 무대는 어떤 의미인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간인 것 같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저라는 가수를 잘 모른다. 어떤 일을 했고 어떤 무대를 했는지를 지금 이 시기에 보여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저 개인적으로도 그런 기대를 했다. 예전 노래를 지금 부르는 것에 대해 그저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 그리고 다음 것을 만들 때 '나 이런 사람이었어', '이런 가수도 있다, 들어봐' 이런 의미로 참여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던데 김완선, 이효리 등과 가장 많이 하는 대화 주제는 무엇이었나.
"주제가 많다 '예전에는 이랬지', '요즘은 뭘 좋아하나' 이런 얘기를 한다. 예전 연애 얘기도 하고.(웃음) 각자 느끼는 인생관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데 즐겁고 의미가 있는 것 같다."
- 데뷔 후 30년이 넘게 활동을 하고 있는데 '오래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나.
"시간이 정말 너무 빠르다. 1년이 훅 지나간다. 2017년 발표했던 '엔딩크레딧'을 만들 때도 '의미가 있나', '나 혼자 좋자고 만드는 건가'하는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그렇게 시도를 했던 것이 너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고 보면 의미가 없는 건 없다. 그렇기에 시도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계속 도전을 하게 된다."
-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너무나 감사드리는 부분이다.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시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잘한 것 같다. 제가 시도하는 걸 두려워하면서 노래나 연기에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편한 스타일이나 장르만 고집했다면 오래 이 일을 해오지 못했을 것 같다. 도전하는 것을 갈망했기 때문에 정말 운이 좋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 지금이야 후배들도 과감하게 자신의 색깔을 많이 추구하고 있지만, 90년대 엄정화는 파격 그 자체였다. 엄정화만 할 수 있었던 무대를 많이 시도했다. 선배로서 길을 잘 터준 느낌인데 지금의 후배들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가 있으면 엄청나게 큰 힘이 된다는 걸 안다. '나도 이렇게 갈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 제가 활동할 때는 배우, 가수를 동시에 시작한 사람이 없었다. 물론 연기를 하다가 잠깐 앨범을 내는 사람은 있어도 지속적으로 해오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조금이라도 제가 길이 된다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후배들에게 받는 자극도 있나.
"연기도 무대도, 멋진 모습을 보면 자극을 받는다. 이런 자극은 스스로에게 괴로움이긴 하지만, 마음이 열리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구나', '이런 방법이 있구나'를 알게 된다. 그래서 자극받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한결같이 정상을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나.
"이번 작품 리딩을 하기 전에는 '어떤 반응일까' 하는 생각에 많이 떨었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인데 '존재감도 없이 시작됐다가 끝나면 어쩌지', '왜 이렇게 괴로워하나' 생각할 정도로 많이 그랬다. 하지만 많은 분이 정말 열심히 한 작품이다. 특히 어린 친구들까지 모든 배우가 주목을 받고 있어서 참 좋다."
- 차정숙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날을 응원한다. 스스로를 돌봐주고 아픈 사람을 고치면서 의사로 성장하길 바란다."
- '전성기'가 계속 되고 있는 엄정화에게 전하고픈 말은?
"저 전성기냐?(웃음) 그런 말이 너무 행복한데 믿어지지 않는다. 일단 축하하고, 꿈을 좇아서 잘 살았던 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지금을 즐겨라."
- 새로운 도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
"딱히 있진 않은데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려 한다. 이렇게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웃음) 쉬는 동안 근육을 다듬으려 한다. 앨범은 2년 전부터 계속 준비를 하고 있다. 곡을 추려서 기획하려고 한다."
- tvN '유퀴즈'에도 출연을 했고, 방송을 앞두고 있는데 촬영할 때 어땠나.
"정말 나가고 싶었다. (유재석 씨와의) 친분으로 나갈 수도 있겠지만, 제가 작품으로 성공하고 잘 되어서 '유퀴즈'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고 '유퀴즈'는 초대되는 분들이 화제의 중심에 있거나 많은 분이 만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나오지 않나. 그래서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번에 꿈을 이뤘다."
- 자신의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는 '할 수 있음'이 너무 행복하다. 스스로에게 좋은 것이 무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여행이나 서핑을 하고, 친구들을 만난다. 또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도 너무 행복하다. 이건 것을 할 수 있음이 저의 행복이다."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커다란 것보다는 스스로를 돌보고 들여다 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시작하기 늦은 나이는 없다. 작은 것이라도 시작한다면 시야가 열리는 데 힘이 생길 거라 생각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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