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② '아씨두리안' 지영산 "맘보춤·뮤지컬 씬, 연기하며 현타"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배우 지영산이 '아씨 두리안' 속 화제의 뮤지컬 씬, 그리고 맘보춤을 소화한 고충을 토로했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아씨 두리안' 지영산은 "맘보춤과 뮤지컬 장면을 준비하며 현타가 왔다. 역대급으로 힘들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TV조선 '아씨 두리안'에서 단치정 역을 맡은 지영산은 두리안(박주미 분)을 향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각종 기술을 선보인다. 춤과 노래가 곁들여진 뮤지컬 씬, 그리고 맘보춤 역시 이 중 하나였다. 당시 지영산은 '아비정전'의 장국영을 오마주한 춤과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영산은 "대본을 일찍 받고 춤을 준비했다. 두리안에게 미안한 마음을 (맘보)춤으로 표현한 이벤트였다. 대본에서 보면 귀엽고 깜찍한데 연기하는 입장에선 너무 힘들었다"라면서 "댄스 선생님과 준비도 많이 하고, 합도 맞췄지만 현장 여건상 준비한 부분의 1%도 채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극중 단치정은 두리안에게 윙크까지 날리며 맘보춤을 추고, "한번 웃어달라" "오빠 소리를 듣고 싶다"고 요구해 두리안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극중 유일하게 춤과 노래를 소화한 지영산의 고충이 느껴지는 씬이다. 이에 지영산은 "지금도 11회는 잘 못본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서문탁의 '사슬'을 부르며 춤추는 뮤지컬 장면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두리안에게 외롭고 고독하다고 털어놓는 장면이 대본 8장 분량이었다. 이어 노래를 부르며 두리안에게 다가가 춤을 춘다"라면서 "현장에서는 '라라랜드 말고 두리랜드(두리안)냐'는 반응도 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두리안의 기겁한, 혐오하는 눈빛 덕분에 당시 씬이 재밌게 만들어진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13일 종영한 '아씨 두리안'은 조선시대 양반집의 두 여인이 시간 여행을 통해 2023년 현재의 남자들과 얽히게 되는 판타지 멜로드라마. 극중 지영산은 백도이(최명길 분)의 셋째 아들이자 귀엽고 매력적인 바람둥이 단치정 역을 맡았다. 전생에선 두리안(박주미 분)의 병약한 남편 박일수로 분했다.

드라마에서 지영산은 박주미, 최명길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지영산은 두리안(박주미 역)의 전생 남편이었고, 현생에선 두리안을 향한 애정공세를 이어갔다. 백도이(최명길 역)와는 전생의 모자호흡을 현생까지 이어왔다. 사랑스러운 막내아들로 백도이와 한집살이를 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덕분에 지영산은 최명길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지영산은 "최명길 선생님을 엄마처럼 믿고 따랐다. 실질적으로 감정이 많이 쌓였다"라면서 "결말 대본을 받고 너무 놀랐다. 실제 촬영 당시엔 너무 과몰입하게 될까봐 한시간 동안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했다"라고 했다.

마지막회에서 백도이는 사랑하는 아들(김민준 분)과 30세 연하 남편(곽민호 분)을 모두 떠나보낸 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 그려졌다. 치매로 인해 교복치마에 양갈래 머리를 한 채 헛소리를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도 아릿한 슬픔을 전했다.

지영산은 "대본 지문에는 '눈물이 고인다' 정도였는데, 엄마를 보는 순간 눈물이 터져나왔다. 억장이 무너졌고 감정조절이 안돼 오열했다. 그렇게 서너번의 NG 끝에 감정을 추스린 후 다시 촬영을 진행했다"라면서 "절제된 아픔으로 백도이의 슬픔을 지켜본 게 여운이 많이 남았다. 무겁고 외롭고 슬펐다"라고 추억했다.

한편 '아씨 두리안'을 잘 마무리한 지영산은 짧은 휴식을 마치고 새 작품 준비에 나선다. 그는 "오래 쉬지 않고 조만간 재밌는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