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중꺽그마'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다.' '거미집'은 배우들과 김지운 감독에게 '중꺾그마' 그 이상의 의미와 응원을 안겨준 '걸작'이다. 그래서 자랑스럽고 세상에 자랑하고 싶은 영화라고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지운 감독,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박정수, 전여빈, 정수정이 참석했다.
![(왼쪽부터)김지운 감독-배우 송강호-임수정-오정세-박정수-전여빈-정수정이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5c7bf19628983.jpg)
지난달 27일 개봉된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송강호는 화려했던 데뷔작 이후 싸구려 치정극 전문이라는 혹평에 시달리는 영화감독 김열 역을 맡았다. 임수정은 갑자기 바뀐 대본부터 꼬인 스케줄 등 아수라장이 된 촬영장에 소환된 베테랑 배우 이민자를, 오정세는 바람둥이 톱스타 강호세를 연기했다.
또 전여빈은 김열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제작사 신성필림의 후계자 신미도 역을, 정수정은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역을 맡았다.
이날 김지운 감독은 "영화 속 영화 안에 욕망으로 들끓는 여성들의 원색적인 충돌을 보여줘야 했다. 임수정과 정수정은 다른 느낌이어야 했다. 동물로는 정수정은 뱀처럼 사악한 느낌이 잘 맞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혹한 디렉션은 예전엔 했다. '놈놈놈', '달콤한 인생'이 그랬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극단적인 감정 연기를 보며 감동을 받고, 끝까지 가는 걸 보고 싶어한다. '거미집'은 배우들이 다 잘해줬다. 가혹한 디렉션을 안해도 배우들이 스스로 가혹한 열연을 보여줬다"라고 배우들의 열연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왼쪽부터)김지운 감독-배우 송강호-임수정-오정세-박정수-전여빈-정수정이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1211639b6b39c.jpg)
특히 전여빈은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송강호라는 액터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며 "그의 영화와 연기를 봤다면 당연히 그럴거고, 저 역시 관객이자 배우로서 그렇게 느꼈다. 새로운 확신보다는 저렇게나 잘하고 선물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집중하는데, 결코 무뎌지지 않는 아티스트, 예술가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또 전여빈은 "작년에 그 어떤 자극보다 센 자극이었다. 선배님의 자세를 보고 저도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라고 송강호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지운 감독과 5번째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평균 5년에 한번 씩 했는데 이제 5년 동안은 볼 일이 없겠다"라고 농담을 했다. 이어 "작품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설레지만 그 이면에 두려움이 있다"라며 "새로운 목적지가 있는데 거기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이 희열도 있지만, 그 희열을 찾기 위해선 고통이 따르는 걸 겪어왔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왼쪽부터)김지운 감독-배우 송강호-임수정-오정세-박정수-전여빈-정수정이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a17d76565d4bd.jpg)
김열과 실제 김지운 감독이 마음적으로 동의가 되고 동질감을 느낀 것이 있다고 말한 송강호는 "장영남의 엄청난 연기를 카메라 뒤에서 같이 보다가 동시에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라며 "약속도 안 했는데 그렇게 됐다. 김열과 김지운 감독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을 한번 겪은 적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외롭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지점이 있지만, 감독은 컷만 하면 되니까 편하지 않나. 배우만 고통스럽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그렇지 않더라"라며 "배우들은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지만 감독은 모든 결정을 다 해야 하니까 그렇게 말하지 못하더라. 이제야 감독님의 마음을 좀 알겠더라"라고 고백했다.
또 송강호는 "다시는 감독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외롭고 고독했다. 인간적으로도 연민이 가는 위치에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지운 감독은 "감독은 자기가 판단하고 오케이 사인을 내야 하는데 이게 과연 맞는가 생각하게 된다. 도박판에서 자신의 전 재산을 걸고 올인했을 때의 느낌이 든다. 물론 제가 도박은 안 해서 모르겠지만 그런 심정일 것 같다"라며 "하지만 약해지면 안 되고 명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프면 아프고 불안하면 불안하다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 힘있게 나가야 하고 신뢰를 줘야 하다 보니 힘들고 외로웠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김지운 감독-배우 송강호-임수정-오정세-박정수-전여빈-정수정이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ea4fb86310060.jpg)
![(왼쪽부터)김지운 감독-배우 송강호-임수정-오정세-박정수-전여빈-정수정이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00fe832b3a71f.jpg)
'장화홍련'에 이어 '거미집'으로 김지운 감독과 재회한 임수정은 "이민자는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다"라며 "바뀐 시나리오에서 자신의 욕망을 폭발시킨다. 매 신에서 고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연기 호흡을 맞춰야 했다. 감독님은 저의 표정, 감정, 근육 하나하나 다 너무 잘 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게 하려고 톤을 다 잡아주셨고 많은 것을 배웠다. 이걸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라고 새로운 얼굴을 그려낸 소감을 밝혔다.
매 순간 선배들과의 앙상블 연기가 좋았다고 말한 막내 정수정은 "너무 좋아서 '원래 영화 현장이 이렇게 좋은거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가족 같은 분위기로 너무 친하게 지내고 배려해줬다"라며 "저 긴장하지 않게 항상 편하게 판을 깔아주셨다. 저는 선배님들, 감독님과 연기하는 것이 긴장되고 부담됐지만 이런 현장 분위기가 저를 녹아내리게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왼쪽부터)김지운 감독-배우 송강호-임수정-오정세-박정수-전여빈-정수정이 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거미집'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cf2d9da63796e.jpg)
마지막으로 전여빈은 "'거미집'이라는 영화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이 너무 크다. 개인적으로 나 스스로에게 물음표가 가득하고 고갈되었다고 느낄 때 '걸어도 된다', '있는 그대로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건네는 현장이었다"라며 "열망과 부족하더라도 제 존재 자체가 받아들여지는 느낌, 계속 걸어가도 된다는 위로와 응원을 해주는 영화 같아서 '거미집'이 자랑스럽고 세상에 자랑하고 싶은 작품이다. 여러분에게도 든든한 위로를 받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오정세는 "'거미집'은 영화 같은 영화다. 쉽게 만난 것 같지만 꽤 오랜 여정을 거쳐서 만났다"라며 "'우아한 세계'에선 편집이 되어 못 나오고 '하울링', '놈놈놈'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긴 여정을 거쳐서 '거미집'을 만났다. 너무 좋은 환경에서 저만의 걸작을 만나서 기분 좋다. 여러분도 이뤄내고 싶은 마음 꺾이지 말고 이뤄내길 바란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