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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소녀시대=자부심·뿌리" 권유리, 반갑고 기특한 성장


(인터뷰)배우 권유리, 첫 단독 주연작 '돌핀' 평범한 30대 나영 役 열연
"내가 봐도 새로운 얼굴 신기해, 전문가들이 또 다시 발견해주길"
"도전은 늘 두렵고 어렵지만, 잘 성장하고 있어…계속 용기내고 싶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밝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주변을 환하게 만들어 주는 에너지가 충만하다. 또 건네는 한 마디마다 따뜻하고 다정하게 눈을 마주치고 대답한다. 배우로서 자신의 연기를 바라볼 땐 냉정한 지점도 있지만, 어느 순간 긍정의 힘을 보여주며 힘찬 목소리를 낸다. 솔직함은 기본. 그래서 기자들 사이에서도 "귀엽고 예뻐", "대답도 참 잘하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 소녀시대를 넘어 이제는 배우로서도 좋은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권유리에 푹 빠져든 시간이었다.

오는 13일 개봉되는 '돌핀'(감독 배두리)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캐나다 벤쿠버아시아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받은 화제작이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단편영화 '어젯밤', '놀이', '폐점시간'을 만든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15기 배두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장편 데뷔작이자, 권유리의 첫 단독 주연 영화다. 권유리는 지방 소도시에서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는 평범한 30대 나영 역을 맡아 가장 자연스럽고 소박한 본연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영 역을 위해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고 좀 더 덜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권유리는 이전 작품에선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로 색다른 매력을 전한다. 다음은 권유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배두리 감독이 권유리 배우에 대해 '가을 같은 배우, 단단하고 우직한 느낌'이라고 평을 했더라. 본인도 그렇게 느끼는 지점이 있나?

"감독님이 근래에 얘기를 해주신 것이 인상이 강하게 남아 좋았다. 흰 티에 맨 얼굴로 와서 얘기했는데, 저의 아팠던 시기에 대해 담담하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나영과 닮았는데 고집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하시더라. 우직해 보였다고. 평소 저는 우직하고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렇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그 지점이 신기하기도 하다. 저의 비친 이미지에서 나영이라는 캐릭터를 떠올린다는 것이 제가 봐도 새롭긴 하다. 나만 아는 모습인데 그걸 감독님이 발견해주셨다. 용기를 내서 나영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했다. 저의 새로운 지점을 전문가분들이 또다시 발견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감독 배두리)에서 나영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 나무처럼 우직하다는 건, 소녀시대 활동을 통해 다져진 내공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소녀시대가 어떤 영향, 강점을 줬는지 궁금하다.

"나무를 떠올리면 중심이 단단하고 뿌리가 깊어 흔들리지 않는 이미지를 형상화하는데, 풍파가 많은 세상에서 어떻게 안 흔들릴 수 있겠나. 그렇게 흔들리다가도 중심을 잡게 해주는 원천이 소녀시대인 것 같다. 그만큼 저에겐 자부심이기도 하고, 인생에서 큰 뿌리를 내려 저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존재다. 소녀시대를 하면서 때론 힘들 때도 많았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온전히 도움만 될까 하는 의문을 품을 때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단 한 순간도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방해하는 요소가 하나도 없고 도움만 되는 엄청난 존재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매 순간 더 크게 느낀다. 배우로 성장하는 2막엔 소녀시대로서의 많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17살 데뷔를 하기 전에 배우가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봤는데 그땐 '왜 재미있다는 거지?', '무슨 대사를 말하는 거지?'라며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대사를 하고 연기했다. 하지만 10대, 20대 어린 나이에 압축적으로 빠르게 경험을 하면서 느낀 것들이 시나리오를 읽을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소녀시대를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자산이다. 카메라 앞에서도 서고 큰 무대도 해보고 온갖 콘셉트도 다 해보다 보니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 가수에서 배우로, 도전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데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나?

"(두려움이) 진짜 컸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 어려움은 매 순간 있는 것 같다. 배우와 가수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계신 선배님들이 계셔서 큰 용기를 얻었고 '저렇게 되고 싶다', '저렇게 되어야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영이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라고 하는데, 소녀시대에서 홀로서기를 하려고 했던 시점에서 온 성장통이 나영이가 얘기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서투름이 큰데, 지금도 '원활하게 잘 이겨내고 있나?'라는 생각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고 어려움도 많다. 매일 같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지만, 잘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ing인 것만으로도 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뭘 해봐야 실패도 알지 않나. 성공하면 잘된 일이고, 성공했다고 해도 온전히 제 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새로운 얼굴, 캐릭터에 저를 생각해주고 선택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한 단계 한 단계씩 하다 보면 언젠가 더 많은 사람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고 잘 쓰이지 않을까 싶다."

- 그런 도전의 일환으로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를 했다. 이순재, 신구 등 정말 대선배와 함께 연극을 한다는 것이 쉬운 도전은 아니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런데 무대에서 실수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보고 정말 스킬이 많이 쌓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도전을 해낸 스스로를 돌아보면 어떤지, 자양분이 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사실 새로운 매체에 도전할 때 걱정이 많이 된다. 내가 가진 것, 이뤄낸 것이 그리 많거나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도전을 해서 없어지거나 안 좋게 되거나 할까봐 걱정이 많이 됐었다. 그런데 꼭 쥐고 있어야지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도전하고 나서 깨닫고 배운다. '잃어버릴 것이 많지 않은데 왜 집착했을까?', '좀 더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해도 된다', '실패해도 되고 다쳐도 된다'는 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알겠더라. 그런 의미에서 연극 도전은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줬고, 또 하고 싶다. 신구 선생님이 연세가 88세이신데 여전히 무대에 서신다.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용기 내서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위 스킬 같은 경우는, 제가 알고 보니 5만 명이 보는 콘서트 무대를 했던 사람이더라. 소녀시대로 열심히 살아온 것, 쌓아온 경력이 나오더라. 기침 정도야 유연하게 넘어가게 되더라. 그게 너무 신기하고 고마웠다. 박소담 배우와 같은 역할을 했었는데 '언니가 옷을 너무 빨리 갈아입어서 너무 신기하다'라고 하더라. 공연 때 8벌을 갈아입는데, 라이브기 때문에 호흡에서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 그런데 저는 진짜 빨리 갈아입어서 나중엔 할 게 없어서 놀고 있기도 했다. 저에겐 너무 익숙한 일이다. 콘서트에서 연습 된 것이 있어서 '이것도 개꿀이잖아!'(일동 웃음) 할 정도로 소녀시대가 준 것이 진짜 많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소녀시대 이후 홀로서기를 했을 때 발견한 권유리는 어땠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이 있나?

"소녀시대라는 버팀목이 있었다 보니 나라는 사람을 집요하게 판 적이 없더라. 그러지 않아도 많이 리커버리가 됐고, 멤버들이 해준 것도 많다. 책임감을 8분의 1로 나누다 보니 좋았다. 그러다 나를 집요하게 파고 알아가면서 마주해야 하는 것이 많았다. 생각보다 저는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 10대 20대 시절 소녀시대는 빨리 갔다. 크고 화려하고 다양한, 많은 것을 정말 빠른 시간 안에 해냈다. 그것을 나 혼자 힘으로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마주하면서 괴리감이 컸고 '나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서 작아지기도 했다. 그런 시간을 겪으면서 반대로 용기도 정말 많이 생겼다. '되네! 나 할 수 있는 사람이네!', '나 이런 것을 좀 더 잘하네? 좋아하네!', '예능도 잘하는데 연기도 하네. 솔로 앨범도 되네. 다 되잖아!'(웃음) 그러면서 감사함도 많이 느꼈다. 다양한 장르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다."

- 소녀시대 멤버인 윤아, 수영이 코믹 연기로 좋은 성적을 얻기도 했다. 혹시 코믹 연기에 대한 바람도 있나?

"있다. 제가 좀 더 웃긴 거 같은데(웃음) 코미디 연기는 다르니까. 멤버들이 그런 면모를 보여주고 흥행하는 것을 보면 좋고 '그 다음은 나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웃음) 좋은 자극과 좋은 영향을 자연스럽게 받게 된다. 제가 연극을 먼저 했는데, 수영이가 저를 보고 연극 '와이프'를 하게 됐다고 하더라. '너 하는 거 보고 하고 싶더라'라고 했다. 윤아도 '저런 연극하고 싶다'라고 했다. 저는 수영이가 한 단편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영화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장르, 크기 구분 없이 자연스럽게 하고 싶고, 윤아가 잘되는 거 보면 '나도?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서로 좋은 영향을 많이 나눈다."

- 그렇다면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 장르가 무엇인가?

"시대극 해보고 싶다. 한복 입고 나오면 잘 어울릴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영화 '돌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예능도 그렇고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다 쏟아내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힘들기도 할 것 같은데 어떤가?

"기질적으로는 온전히 쏟아내는 것이 익숙한 사람인 것 같다. 거기에 빠져있으면 힘들 걸 잘 모른다. 그래서 피곤하다. 집에 가면 뻗는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즐거움이 엄청 크다. 열심히 하지 않았을 때 답답함과 찜찜함이 불쾌하다. 시원하게 해야 미련이 없다. 어정쩡하게 하면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다."

- 그럴수록 자신을 위한 쉼이 필요하다. 혹시 그런 시간을 가지기도 하나?

"그것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이것저것 해봐야지 안다. 그러다 찾은 것이 소박하게 걷기다. 뚜벅뚜벅 걸으면서 생각 정리하고 커피 마시고. 저는 귀찮아하고, 쉴 때 모든 것을 풀어헤쳐 놓는 타입이다. 마치 자연인처럼 모든 것을 헐렁하게 한다."

- 취미는 무엇인가?

"취미는 많다. 걷기, 영화 보기, 명상, 요가, 요리 다 좋아한다. 하지만 볼링은 안 맞는 거 같다. 볼링을 하면서 깨달았는데 굉장히 매력적이고 과학적이다. 스포츠영화라면 제가 선뜻 하겠다고 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흥미가 크진 않다. 그저 해소하기 위한 매개체다. 점층적으로 실력이 느니까 그 상태로 임하겠다고 했다. 처음엔 어설프게 하다가 조금씩 스킬이 늘어가는 것이 보일 수 있어서 편안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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