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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이태성, "연상의 여자친구 찬성"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스물 한살의 신예 배우 이태성. 생애 첫 주연작인 영화 '사랑니'(감독 정지우, 제작 시네마서비스)의 개봉을 앞둔 그는 영화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아 보였다.

'사랑니'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찬 그는 영화에 대해 그 어떤 사소한 질문을 던져도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거침없는 답변을 쏟아낸다. 막힘이 없다. 여러가지 예를 덧붙여가며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그 표정에서 첫 영화의 시나리오를 밤낮으로 붙들고 끊임없이 파고들었을 그의 모습이 겹쳐진다.

"아직 제가 영화를 끝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진짜 내 영화가 개봉을 하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동안 여러번의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5번 봤는데 그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았고, 관객들이 웃거나 호응하는 부분도 다 달라서 색다르고 신기했어요."

'사랑니'에서 이태성이 연기하는 이석은 10대의 순수함과 열정을 간직한 고교생이다. 쌍둥이 형 이수를 사고로 잃은 후 미처 가시지 않은 혼란을 떠안고 있지만 30세 학원선생 조인영(김정은)과의 사랑에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당당함을 갖췄다.

그리고 이태성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로 이 역할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김정은과 이태성이 캐스팅되면서 영화 속 조인영과 이석의 모습은 최초의 시나리오보다 한층 더 그들을 닮아갔고, 김정은과 이태성은 마침내 조인영과 이석이 되었다.

스물 한살 이태성, 소년이 되다

정지우 감독이 촬영 중 끊임없이 주문했던 것은 단 한가지. '소년이 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태성은 촬영 도중 자신의 모습이 삐져나오려고 할 때마다 자꾸 자신에게 되뇌었다.

"고등학생이 되자", "나는 고등학생이다."

그래서 그는 영화 속에서 소년 같이 보였다는 사실에 적잖이 만족한다. 실물보다 둥글둥글하게 나왔어도 좋기만 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는 순간에 이석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 지를 끊임없이 떠올렸어요."

영화 속 인물에 동화되기 위한 그만의 방법이었다. 빗속의 차안에서 인영에게 "이름이 정말 조인영이예요?"라고 묻는 장면도, 공사 중인 엘리베이터의 암흑 속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장면도, 어느 날 밤 입가가 터진 채로 수업에 늦은 뒤 교실에서 무작정 인영의 손을 잡아챌 때도, 이태성이 떠올렸던 이석 만의 숨은 사연은 확고하다.

인영의 맹장수술자국을 만져보는 장면에 대해서도 그는 명쾌한 대답을 내놓는다. "이석이란 인물이 이수의 죽음이란 상처를 숨기고 방황했듯 그 순간 문득 선생님이 숨겨둔 마음 속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싶다는 의미가 있었던 거죠."

이석의 혼란이 과거 이수의 죽음에서 시작된다고 판단해 직접 병원 장례식장에도 찾아가봤다. 그리고 그는 한가지 중요한 느낌을 받았다. "그 곳 풍경이 의외로 담담해서 놀랐어요. 그 당시에는 아픔의 크기를 잘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잊고 살다가도 그 사람의 기억을 건드리는 사소한 사건이나 어떤 것을 보게 되면 확 올라오는 것 같아요."

그가 촬영 전부터 가장 고민했던 장면은 바로 17세의 조인영과 30세의 조인영, 17세의 이석이 마주앉은 일식집 장면. 이석의 감정이 가장 폭발하는 순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기하는 사람과 극 중 인물은 괴롭지만 관객들은 많이 웃더라는 그 장면.

"몇 번을 보다보면 저만 아는 제 실수가 보여요. 감정의 실수 같은 게 느껴져요. 이 부분에서는 좀 더 표현해도 상관없었을텐데, 이런 게 자꾸 떠올라서 아쉬워요."

"이젠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태성은 '사랑니'를 찍고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그리고 사랑도 하고 싶어졌다. 고등학교 때 여자친구를 사귀긴 했지만 그건 '사랑니'처럼 모든 걸 내던질만한 사랑은 아니었다는 생각에서다. 성인이 된 지금은, 그리고 '사랑니'를 끝낸 지금은 더 짙은 사랑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사랑이란 게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을 왜 만나' 물었을 때 이유를 굳이 대기보다는 '그냥 좋다'가 가장 솔직하고 좋은 대답 아닐까요." 물론 연상의 여인과의 사랑에도 찬성이다. 고등학교 때 한살 연상의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경험도 있다는 귀띔이다.

인터뷰 막바지에 다다르자 이태성은 "시나리오 상엔 있었는데 영화의 일관된 흐름을 위해 빠졌던 장면들이 아쉽다"며 소회를 풀어놓았다. 이수를 화장하고 돌아온 이석이 강아지 울프의 집 앞에서 "좋은 곳으로 갔겠지? 올 땐 같이 왔는데..."라고 말하는 장면이 특히 아쉽다.

하지만 "과거 속 이석의 모습이 더 많이 드러났다면 관객들이 이석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됐겠지만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그 장면들이 빠지는 게 맞다"면서 여유있게 웃어넘길 줄도 안다.

'사랑니'는 29일 관객에게 공개됐다. 그리고 언젠가는 막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이태성에겐 또다른 시작이다. 영화 '사랑니'의 달콤한 통증을 앓고 난 그의 앞날에는 어떤 작품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직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잘 실감나지 않는다는,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을 뿐"이라는 이 의욕적인 신인 배우의 앞날이 자못 궁금해진다.

조이뉴스24 /배영은 기자 youngeun@joynews24.com 사진 정혜원 기자 hwju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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