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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그녀가 죽었다' 결말, 안전한 선택" 김세휘 감독, 이유있는 극찬


(인터뷰)김세휘 감독, '그녀가 죽었다'로 장편 데뷔…참신한 연출 호평
"자기 합리화·정당화 하는 인간의 본성 흥미로워, SNS로 발현"
"시나리오보다 재미있게 나온 영화, 무조건 배우의 큰 힘"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김세휘 감독이 배우 변요한, 신혜선 손을 잡고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를 완성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그녀가 죽었다'로 신선하면서 강렬한 재미를 선사한 것. 무거운 소재와 주제를 과하지 않게, 또 몰입도 넘치게 담아내는 동시에 재미와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범죄 미화 역시 철저하게 경계한 영리한 연출 역시 인상적. 오랜만에 만나는 수작이라 더욱 반가운 '그녀가 죽었다'다.

지난 15일 개봉된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 분)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 분)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영화다.

김세휘 감독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콘텐츠지오]
김세휘 감독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콘텐츠지오]

남의 삶을 훔쳐보는 공인중개사 구정태와 남의 삶을 훔쳐 사는 인플루언서 한소라가 직접 내레이션을 하는 방식을 통해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며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고, 때로는 스스로의 행동을 변호한다. 이는 관객이 인물에 더욱 집중해 극의 흐름을 충실히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김세휘 감독의 참신하면서도 독특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대목.

빠른 전개와 신선한 캐릭터 역시 '그녀가 죽었다'의 재미 포인트다. 여기에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까지 담아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또 비호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변요한과 신혜선은 신들린 연기력으로 연기 차력쇼를 보여줘 관객 호평을 얻고 있다. 다음은 김세휘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굉장히 무겁고 심각한 소재, 주제를 담았음에도 쉽게 잘 따라갈 수 있는 건 경쾌한 톤 덕분이란 생각이 든다.

"톤을 맞춰가는 건 치열하게 했지만,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쌓아가지 않았다면 캐릭터를 떠올리지 못했을 것 같다. 저는 시나리오보다 영화로 나온 것이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무조건 배우들의 힘이 크기 때문이다. 변요한 배우의 힘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 편집으로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들의 정확한 연기와 오케이 컷이 넘쳐났다. 그걸 편집만 하면 됐다. 편집으로 리듬감을 만질 수 있어서 우려가 없었다."

배우 변요한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지오, ㈜아티스트스튜디오, ㈜무빙픽쳐스컴퍼니]
배우 변요한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지오, ㈜아티스트스튜디오, ㈜무빙픽쳐스컴퍼니]

- 혹시 이번 작업을 위해 조언을 받았거나 하는 부분이 있나?

"전 운이 좋게도 다들 시나리오를 재미있어 해줘서 그런 건 없었다. 신혜선 배우는 시나리오가 정확하다고 생각해 조금도 건들지 않길 원했다. 변요한 배우도 동물적 감각으로 연기를 한 건 있지만, 시나리오를 좋아하고 믿고 가줬기 때문에 저로서는 흔들릴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 결말은 처음부터 이렇게 잡았던 것인가?

"반반으로 나뉘었다. '굳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혼을 내야 하나?'라고 하는 분이 있었고 '이렇게 해야 마무리가 잘 되고 좋다'고 하는 분도 있었다. 상업 영화이기 때문에 안전한 선택으로 가고 싶었다. 조금의 미화, 여지도 주지 않는 선택이 뭘까 하다가 대놓고 해버리자고 생각했다. 미화하지 말자는 건 제가 쫄보라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고 싶었다. 등장인물들이 선을 왔다갔다 하는 인간이라 정확하게 잡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발현되면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오롯이 되지 않을 거 같은 두려움이 컸다."

- 이 영화를 통해 현대인에게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다. 자기 합리화, 정당화하는 인간의 본성이 있다. 자신의 행동엔 다 이유가 있다고 변명을 한다. SNS는 그런 본성을 잘 발현되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알 리 없는 사람들이 가깝게 지내게 됐다. 평생 말 한번 섞지 않을 사람과 소통이 되면서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인간의 본성이 나타났다. 내가 아는 나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 사이 간극이 생긴다. 자기 합리화가 되는 거다. 그런 본성의 발현을 극에 있는 사람이 보여주는 것이 사회 현상에 관해 얘기하기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변요한과 신혜선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지오, ㈜아티스트스튜디오, ㈜무빙픽쳐스컴퍼니]
배우 변요한과 신혜선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콘텐츠지오, ㈜아티스트스튜디오, ㈜무빙픽쳐스컴퍼니]

- 인간의 욕망이라는 소재에 대해 끌린 이유는?

"'거짓말의 진화'라는 책을 읽었다. 자신을 정당화하는 심리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담았는데,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합리화, 정당화한다. 그런 본성이 흥미로웠다. 저도 그렇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이다 보니 이야기에 녹이면 재미있지 않을까 했다."

- 한소라는 구정태와는 달리 과거 이야기가 짧게 등장한다. 그렇게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한소라도 전사를 빼려고 했다. 이야기를 여는 화자인 구정태는 전사를 넣지 않아도 이입해서 따라갈 수 있다. 그러다 한소라로 화자가 바뀐다. 새로운 인물에게 이입해야 하는데 전사 없이 들어가니까 이입이 안 되더라. 한소라의 목소리도 들려주고 싶었다. 한소라 역시 사랑을 받았지만 뒤틀리게 받아들인 거라 생각했다. 관심의 중심이 자신에게 있어야 하는데 둘째이다 보니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거다. 뒤틀려 있는 인간임을 보여주며 포문을 다시 열고 싶어서 전사가 필요했다."

- 방금 언급한 것처럼 전후반 내레이션 화자가 바뀐다. 이 또한 독특한 설정이다.

"뭘 몰라서 용감했던 것 같다. 걱정을 많이 했다. 3고 때 캐스팅이 됐는데, 1고 형식으로 썼을 때 '이게 될까?' 싶었다. 재미있을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듣고 2고를 썼다. 그건 특색이 사라지니까 제가 재미가 없더라. 역시나 아니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 버전으로 다시 재미있게 써보겠다고 한 거다. 3고를 주변에 보여주니 좋다고 했고 이 구조가 먹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세휘 감독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콘텐츠지오]
김세휘 감독이 영화 '그녀가 죽었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콘텐츠지오]

- 경제학을 전공했더라.

"청소년 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부산청소년연극제라 큰 상은 아니었다. 과를 정할 때 플랜B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취업이 잘 되는 과로 경제학을 선택했다. 그리고 영화과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했다. 졸업할 땐 영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력이 없다 보니 지원을 해도 떨어지더라. 돈을 적게 주지만 믿어주는 곳에서 일했고, 일을 좀 잘해서 소개받아 점점 큰 작품으로 가게 됐다. 한 작품 해서 모은 돈으로 글 쓰고, 돈이 다 떨어지면 현장 나가는 식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제 글을 만들었다."

- 이 작품 전에 썼던 글은 어떤 장르였나? 어떤 장르를 좋아하나?

"SF 스릴러다. 2016년에 썼다. 제가 공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데 인생 영화는 '타이타닉'이다. 재미있는 영화면 장르는 안 따지는데 재미를 제일 크게 보는 것 같다. '타이타닉'은 100번 넘게 봤다."

- '그녀가 죽었다'를 보고 나니 다음 작품은 어떤 걸 쓸지 궁금해졌다. 혹시 차기작 구상해놓은 것이 있나?

"시리즈물인데, 판타지 사극 액션이다.(웃음) 열심히 쓰고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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