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故이선균 기억해주길" 송중기x유재명의 진짜 '행복'(행복의 나라)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우리 모두가 사랑했던 이선균 배우님을 잘 기억했으면 좋겠다." 배우 유재명과 송중기가 故 이선균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행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22일 오후 서울 CGV왕십리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의 '행복한 스페셜 GV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유재명, 송중기가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 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故 이선균의 유작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인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 사태를 관통하는 숨겨진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유재명은 밀실에서 재판을 도청하며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권력의 중심 합수부장 전상두 역을 맡아 이선균, 조정석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전상두는 故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이날 송중기는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제 영화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랑하는 영화를 함께 소개하는 자리가 생겨서 영광이다"라고 GV에 참석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카메오라도 할 걸 후회된다. 너무 친하고 사랑하는 형님들이 다 나와서 그런 생각이 든다"라며 "유재명 형 첫 촬영 날 대전 현장에 놀러 갔다. 참모총장과 상견례를 하는 장면인데, 저는 대전 집에 있었는데 찾아가서 진하게 형들과 한잔했다. 사랑하고 친한 형님들이 많아서 더 가깝게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송중기와 드라마 '빈센조'에 함께 출연했던 유재명은 송중기에 대해 "송반장이라고 불렀다.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기면 송반장이 와서 해결해줬다"라며 "그때 '빈센조' 했던 친구들과 너무 친하게 지내는데 그 중심에는 송중기가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송중기는 "빈센조가 깨닫고 달려가는 시작점이 유재명 형의 캐릭터다. 3회 만에 죽는다. 죽음을 시작으로 휘몰아친다"라며 "유재명 형이 짧게 출연을 해줬는데도 정식 출연한 배우처럼 현장에서 안 갔다. 너무 좋아서 저희와 더 어울리고 현장에서 무게를 잡아주셨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송중기는 "저는 시사회에 초대받아 봤는데, 질투 날 정도로 배우들이 너무 연기를 잘했다. 어떻게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모아뒀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배우로서 관객으로서 좋았다"라고 감탄했다. 또 그는 "친한 형님들이 많아서 가깝게 느껴졌다. 또 너무 사랑하는 선균 형의 마지막 영화라, 저만의 방식으로 형을 떠나보내는 과정이다. 저만의 애도 과정인 것 같다"라며 "개인적인 의미가 있다. 저도 같이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송중기는 전상두 역할 제안을 받는다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고민 많이 할 것 같다"라며 "배우로서는 표현하고 싶은 야망이 있긴 해서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 같은데 상상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무엇이 가장 걱정이냐는 질문에 "머리가 제일 걱정이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낸 송중기는 "첫 촬영 날 아직도 기억이 난다. 유재명 형이 머리 자르고 스타일링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고, 알고 있음에도 대전 현장에 가서 인사를 하는데, 그냥 무서웠다. 배우가 옷을 제대로 입으면 그 에너지가 너무 섬뜩하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유재명의 "삭발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하더니 "비교당하고 싶지 않다. 황정민, 유재명 선배님이 하고 제가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더니 "제가 진짜 고민하는 지점은 실존 인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라며 "내가 그 부담감을 맡을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황정민, 유재명 선배님이 이를 선택한 것을 존경한다"라고 부담감이 가장 큰 고민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송중기는 '행복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가'는 중요한 화두다.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선균 형이 곁을 떠나고 나서 가장 화두가 된 단어다"라며 "매일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무언가를 하든지 혼자이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행복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출연도 하지 않은 영화지만 유재명 형, 관객들과 이렇게 GV 하는 것도 행복이다"라며 "가족이든 친구든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것이 행복이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아이가 귤을 주는 장면에서 많이 울었다"라고 말한 유재명은 "아이에게는 큰 의미다. 우리 애도 귤 하나 달라고 하면 안 준다. 혼자 다 먹고 싶어한다. 아기들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크다. 그걸 쥐여준 것은 자기의 모든 것을 준다는 의미라 울컥한다"라고 고백했다.

또 그는 "최근 일도 많고 바쁘게 살다 보니 소중한 사람에게 잘 주지 못한 것 같다. 진심 어린 작은 것 하나 못 줬다. 작은 말, 위로, 문자 하나가 그것이다"라며 "행복의 가치는 작은 것이라도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노력이다. 큰 것에 휩쓸리지 않고 소중한 것을 지키려 하는 삶이 행복한 삶임을 영화를 통해 배웠다. 이렇게 객석에서 관객을 만나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도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송중기는 골프장이 아닌 유재명이 혼자 있을 때 야릿한 표정과 비릿한 웃음을 지을 때가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형이 좁은 공간에서 듣고 있는 장면, 혼자 있을 때 장면, 참모총장을 쳐다보던 표정의 인상이 세다"라며 "실제 형은 푸근하고 큰형 같은데, 그런 분이 그런 표정을 지으니까 더 무서웠던 것 같다. 평소에는 그런 표정을 지을 일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유재명은 "칭찬으로 듣고 있다. 제대로 본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또 그는 "가만히 앉아 있는 장면이 많은데, 그때의 존재감과 눈빛, 태도 목의 각도 등 섬세한 부분을 많이 찾으려고 했다. 겨우겨우 찾아서 영화를 완성했다"라며 "확신하고 들어가지만 확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 직업병이다. 이 정도면 되는 것 같다며 겨우 안심하고 다음 촬영했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송중기는 "유재명 형과 다른 작품에서 만나 같이 출연하고 싶다. 관계자분들 대본 보내 달라"라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 영화를 소개해 드릴 기회가 생긴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사랑했던 이선균 배우님을 잘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가장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