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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뻔하지 않은 동재, 함께 성장" 이준혁이 이룬 성취감


(인터뷰)배우 이준혁, '비밀의 숲'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 서동재 役 열연
"여러 버전의 대본, 새로움이 가장 중요…도전이었다"
"'동재' 보고 '비밀의 숲' 다시 봤다"는 말 가장 큰 성취감 "황시목 떠올랐길"
"조승우 연극 '햄릿', 직접 티켓 구매…남주혁과 우연히 만나"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느그 동재'가 주인공이 되어 '우리 동재'로 돌아왔지만, 동재는 역시 동재다. 유머는 더 업그레이드 됐고, 그래서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동재다. 무려 세 번째 동재로 돌아온 이준혁은 여전히 빛나는 비주얼과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장착하고 유연하게 극을 이끌었다. 동재와 함께 성장했다는 그의 말이 바로 납득이 될 정도로, 비호감 캐릭터를 호감 가득한 인생캐로 만든 이준혁의 저력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동재'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연출 박건호, 크리에이터 이수연, 극본 황하정·김상원/이하 '동재')는 스폰 검사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로 인정받고 싶은 검사 서동재(이준혁 분)의 화끈한 생존기를 그렸다.

배우 이준혁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동재'는 장르물의 한 획을 그은 '비밀의 숲' 스핀오프로, '느그동재', '얄밉재' 등 애칭을 얻으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서동재가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었다. 이준혁은 끊임없이 찾아오는 선택의 기로에서 서동재의 '좋거나 나쁜' 심적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낸 열연으로 블랙 코미디 장르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냈다. 그는 멋있지만 변함없이 짠내 나는 서동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또 한번 시청자들의 극찬을 얻었다. 다음은 이준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종영 소감 부탁한다.

"같은 동료 업자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다음에 이런 독특한 작품을 소신껏 할 수 있게 응원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면 매니악하고 독특한 취향인데 저랑은 취향이 맞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민초파가 있지 않나. 동재도 그런 맛이 있는 독특한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그걸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서 좋았다."

- 업자라고 하면 누구고, 특히 어떤 코멘트를 해준 건가?

"감독님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 김성수 감독님이 너무 재미있게 봐주셔서 거대한 영광이었다. 전설의 감독님께 드라마로 칭찬을 받다니 거대한 영광이었다. 부산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밥 사주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광장' 함께 한 최성은 감독님과 같이 밥 먹으면서 칭찬을 들었다. 어색하지만 즐거웠다."

- '동재'는 기존 '비밀의 숲' 시리즈와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 대본을 봤을 때 어땠나?

"대본이 여러 버전으로 지나왔다. 최종적으로 이 버전이 나올 때는 다 같이 회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거라 다 알고 있던 상태였다. 애초에 저는 시작부터 무조건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 중요했다. 저는 마블 시리즈에서 스핀오프가 나올 때 장르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단독으로 바꾸는 의미가 아예 없다고 생각한다. '동재'는 그런 출발이었다. 도전적이긴 하다. 왜냐면 막힐 수 있다. 그래서 이수연 작가님의 멋진 파워가 정말 너무너무 고맙다. 그리고 티빙 대표님과 에이스팩토리에도 감사하다. 진짜 이건 대단한 거다. 더 대중적인 걸 원할 수도 있고, '비밀의 숲' 같은 작품은 할 수도 있는데 이걸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 이준혁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배우 이준혁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 흥행에 있어서 반신반의, 성공에 대한 의심이 있었던 건가?

"맞다. 저는 사실 모든 작품을 할 때 확신을 가지는 편은 아니다. 이렇게 독특하게 가려는 건 모든 의심에서 나온 것 같다. 안 좋은 걸 피해가려면 일단 부정을 해야 한다. '무조건 잘 될 거다'라는 생각을 부정하고 '어떻게 새로운 것을 만들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동재로 만든 거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거라고 본다. 기존의 동재도 아니다. 우리가 잘 붙여놨지만, 기존의 것을 파괴하는 것이 필요했다. 어찌보면 동재는 스핀오프에 가져올 게 없더라. 악한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도 없고, 오피스물로만 갈 수도 없어서 어떻게 보면 어렵다. 그래서 새로운 장르를 입히기 시작했다. 그래야 저도 할 말이 있고 작가님들도 해방되실 수 있다. 이수현 작가님이 은근히 웃기는 분이셔서 이번에 해방이 된 것 같다. 다른 작가님들도 사건을 재미있게 만들어주셨다."

- 서동재가 이렇게 재미있는 캐릭터였나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 많았는데, 우리는 웃기지만 연기하는 배우는 굉장히 진지하게 연기를 해야 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의 고민이 있지는 않았나?

"제일 진지하게 해야 제일 웃기기 때문에 제가 서동재로 연기할 때는 정극이었다. 웃기겠다는 생각으로 한 건 하나도 없고, 엄청 진지하게 한다. 점프해도 진지하게 뛴다. 달라기는 '터미네이터' T-1000을 상상하고 했다. 진지하게 '내가 대검에 간다'라고 할 때의 연결도 재미있었다."

- 그런 연기를 할 때는 배우로서 해방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저는 그게 다 일이다. 진짜 해방은 집에 가서 느낀다.(웃음) 늘 치밀하게 연구하고 연기하니 집에 가면 해방이 된다는 의미다. 우리가 연기적으로 잡는 목표치가 있지 않나. 그걸 달성해야 하므로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연기하다 보면 '이건 재밌다'라고 느끼는 지점이 있지 않나?

"저는 연기할 때의 재미라는 것이 어렵고, 잘 모르겠다. 제 성격인 것 같은데 그런 재미가 저는 늦게 오는 편인 것 같다. 촬영할 때는 제가 해야 할 것들이 있다 보니 재미를 못 느끼고 달성하는 것에만 몰두하는데, 시간이 흐르고 보면 '이렇게 했구나', '내가 이걸 하고 있구나', '내가 이걸 계속 얘기하고 있구나'가 되고 '그렇다면 내가 이걸 재미있어하는구나' 느끼는 거다. 솔직히 저는 게임을 할 때가 더 재미있다."

'좋거나 나쁜 동재' 이준혁 포스터. [사진=티빙]

- 성취감이 늦게 오는 편이라는 의미인가?

"사실 우리 직업 자체가 성취감이 뒤에 올 수밖에 없다. 스포츠처럼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시대의 흐름이 있고 찍어놓고 나서 몇 개월 뒤에 나오기도 하고 '소방관'처럼 몇 년 뒤에 개봉되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그냥 돌아보면 '그게 나는 재미있는 거지?'라고 느낀다. 좋은 기사나 반응을 보고 '우와 좋아' 이런 느낌보다는 서서히 '아, 좋구나' 생각하게 되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게 좋은 거구나' 이런 거다. 성취감은 주변에서 좋아하고 좋다고 말해줄 때 제일 큰 것 같다."

- '비밀의 숲'을 할 때는 동재를 죽여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작가님에게 했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이렇게 스핀오프까지 오게 됐다. 동재 캐릭터로 세 작품째 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애정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 마음을 늘 반대로 돌려서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솔직하게 어떤 마음인지 늘 궁금했다.

"이건 서동재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비밀의 숲' 전체에 대한 애정이다. '비밀의 숲 1'은 클리셰를 깨서 재미있고 애정했다. 하지만 애정이 있다고 해서 또 한다는 건 아니다. 새롭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이번에 '동재'를 하고 나서 들었던 고마운 얘기가 "'비밀의 숲'을 다시 봤다"라는 말이었다. 이게 성취감이다. '우와'는 아니지만 '다행이다'가 더 많다. 과거의 나를 봤을 때 너무 부담스러웠다. 다들 좋아해 주고, 조승우 형이 잘 마무리한 것을 다시 끄집어 와서 동재 캐릭터로 간다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다시 '비밀의 숲' 시리즈를 본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 '잘 붙었구나' 생각했다. '동재'의 마무리는 황시목(조승우 분)이 떠올랐으면 했다. 저도 '어벤져스'를 보면 결국 아이언맨이 떠오른다. '비밀의 숲'에서 '동재'가 됐지만, 동재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스핀오프다. 엔딩도 황시목의 큰 그림이라고 본다. 이걸 보고 시즌1을 다시 보면 '동재가 재활용되는 애라서 동재를 놔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이지 않는 황시목이 있는 거다. 이건 '비밀의 숲'이라는 작품에 대한 애정인 거다. '동재' 자체만 보면 가성비가 안 좋다. 저는 시즌2 찍을 때도 힘들었다. '365' 밤새워서 찍고 가서 동재를 찍었다. 분명 카메오라고 했는데 대사도 너무 길다. 이렇게 많이 출연시킬 일인가 했다.(웃음)"

- 촬영하면서도 아이디어 회의를 많이 하고 대본도 많이 수정됐다고 했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힘든 부분이 많지 않았나?

"새로운 걸 보여드리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래서 계속 회의를 했다. '동재' 찍으면서 '광장'도 찍고 '나의 완벽한 비서'도 찍긴 했다. 그래서 요즘 재활을 다닌다.(웃음)"

배우 이준혁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배우 이준혁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좋거나 나쁜 동재' 오픈토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설정만 보면 서동재는 비호감 캐릭터가 맞는데, 시청자들이 서동재를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가 영화에서 보고 좋아했던 캐릭터들은 비호감이었던 것 같다. 그런 캐릭터의 재미는 뻔하지 않다는 점이다. 제가 시즌1에서 서동재를 좋아한 이유는 뻔하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회사와 싸우면서 하려고 했던 거다. 그때는 회사에서 '비호감인데 왜 이걸 하려고 하냐. 롤 순서도 낮은데 왜 하냐'라고 했는데 그때 들어오는 대본은 무조건 반성한다거나 엄청난 능력자다. 그런 것을 제외하고 새롭게 해볼 만한 게 뭔가 보다가 선택한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회사에서 하자고 하고 제가 고민했다. 결과적으로는 다 고맙다."

- 캐릭터가 뻔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배우가 그 캐릭터를 얼마나 매력 있게 그리느냐도 중요하지 않나. 그만큼 이준혁 배우가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의미이기도 할 텐데, 이 부분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쑥스럽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다. 저도 동재처럼 현실에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극에서 얘가 밉상이라도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지 않나. 유능하다. 얘가 내 편일 때 판타지가 생긴다. 예를 들어 '슬램덩크'의 정대만, '드래곤볼'의 베지터 같은 인물이다. 내 편이 되면 좋은 인물이다. 서동재도 그렇다. '비밀의 숲' 팬들이 봤을 때 황시목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는 인물이다."

- 최근에 조승우 배우의 '햄릿'을 남주혁 배우와 보러 가서 화제가 됐다. 그때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주혁이랑은 따로 갔는데 우연히 만났다. '동재' 얘기는 안 하고 그냥 "공연 잘 봤다", "형님, 연기 되게 잘한다"라고 했다. 문자도 보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연기 잘할 수 있는 거냐"라고 하니까 "그만해"라고 하더라.(웃음) 사담 나눴다. '동재'는 아직 못 봤다고 나중에 보겠다고 하더라. 밥이나 얻어먹으려 한다. 티켓도 준다고 했는데 제가 직접 구매해서 갔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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