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배현성은 사진이나 영상엔 다 담기지 않는 '실물 미남'이다. 볼 때마다 참 잘 빚었다 싶을 정도로 반듯하고 호감 가는 비주얼과 태도를 자랑한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이 때문에 '조립식 가족' 속 해준이 더 찰떡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연기 역시 참 많이 성장했다. '우리들의 블루스' 때는 말랑말랑한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푸릇푸릇한 나무 같다. 그래서 이 배우가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지난 27일 종영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연출 김승호)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다. 중국의 인기 드라마 '이가인지명'이 원작이다.
![배우 배현성이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어썸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edcc65f2c7b5d1.jpg)
배현성은 천성이 밝고 긍정적인 매력의 강해준 역을 맡아 김산하 역 황인엽, 윤주원 역 정채연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농구로 성공해 자신을 키워준 아빠 정재(최원영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다 갚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친부(이종혁 분)를 따라 미국에 갔다가 다리 부상을 당해 농구를 그만뒀다.
10년 후 다시 주원(정채연 분)의 집으로 돌아온 해준은 그토록 그리워했던 엄마(백은혜 분)와 재회했고, 자신을 좋아하는 박달(서지혜 분)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리고 진짜 가족을 얻으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배현성은 가족 간의 복잡한 감정선과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청량하고 밝은 에너지부터 슬픔과 고뇌가 담긴 가슴 절절한 눈물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 호평을 얻었다. 다음은 배현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정채연 배우가 인터뷰에서 현성 배우에 대해 "굉장히 묵직하고 오빠 같다, 평소에 힘든 티를 안 낸다"라는 얘기를 하더라. 동생이지만 그런 면이 느껴졌다고 하더라.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나?
"오빠 같다는 건 잘 모르겠지만, 저는 힘든 거나 고민을 잘 표현 안 하는 성격이긴 하다. 그래서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닌가 싶다. 인엽 형과 채연 누나는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라 제가 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제 성향이 그렇다. 고민에 대해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사람마다 각자 힘든 것이 많고 고민도 많다. 그런데 굳이 내 얘기로 힘듦을 더 주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이었다. 저는 그런 스트레스나 고민을 속에 안 담아두고 사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어느 순간 제가 그걸 떨쳐내지 못하고 마음속에 남겨두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에게 자주는 아니고 한 번씩 얘기한다. 그것도 진지하게 해결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툭 얘기하고 마는 편이다."
![배우 배현성이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어썸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5fc3e4c81a014d.jpg)
- 시청자들을 많이 울리기도 했다.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미용실에서 엄마와 얘기하는 장면이다. 나중에 정재 아빠가 와서 엉엉 우는 거였는데, 그 장면이 은근 길다. 처음부터 아빠가 들어오고 나서도 계속 울었다. 너무 울어서 컷하면 바닥에 앉아서 멍 때리고 있기도 하고, 진이 빠졌다. 원영 선배님도 그러다 쓰러지겠다며 그만 울라고 하시더라."
- 원래 대본에 눈물을 많이 흔들린다고 되어 있었나? 아니면 연기하다 보니 감정이 계속 올라와서 그랬던 건가?
"대본에도 눈물을 쏟는다라고 쓰여 있긴 했지만 저는 그 장면이 우리 드라마에서 해준이가 보여주는 눈물 중 제일 세야 한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다시 만나서 왜 못 왔는지 듣고, 엄마와 처음으로 독대하는 장면이라 감정이 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 늘 티격태격하던 주원이가 해준이 엄마에게 해준이 어떤 존재인지를 말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 해준이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란 것을 느끼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해준의 입장에서 이걸 방송을 통해서 접했을 때 어땠을지가 궁금했다.
"일단 대본을 받았을 때 너무 슬펐다. 해준이가 어릴 때부터 누가 눈치를 주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눈치를 보면서 자랐다. 그래서 주원이에게도 잘하고 아빠에게도 잘했다. 나중엔 가족이 되고 친해지다 보니 그런 챙겨줌을 당연시하게 됐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살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주원이가 그런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너무 슬프더라. 해준이 때문에 우리가 행복했다고 하는데, 해준이는 반대였다. 가족이 없던 해준이가 아빠, 주원이와 같이 살면서 행복했다. 모두가 똑같은 마음이지 않나 싶다. 어떻게 보면 주원이가 대장인 거다. 엄마들 다 만나서 싸우기도 하고 마음을 전해주기도 하고."
- 해준이가 철이 빨리 든 것 같고 착하지만, 어떤 때는 완전 반대로 철이 없는 행동도 하고 장난도 많이 친다. 그게 매력이었는데, 본인과 성격적으로 비슷한 점이 있나?
"제가 해준이처럼 밝고 장난기가 많은 건 아니다. 처음엔 낯도 가리고 내성적인데 친해지면 장난도 친다. 말을 많이 하는 건 아니고 한마디씩 툭툭 장난을 친다. 평소 셋이 얘기를 하다 보면 둘이 앞에서 티격태격한다. "현성아,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하면 저는 "둘이 알아서 해"라고 하는 편이다. 제가 아무리 얘기해도 결국 둘이 알아서 한다."
![배우 배현성이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어썸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90bac44228bd51.jpg)
- 두 사람이 황인엽 배우를 엄청 놀렸다고 하던데?
"형의 반응이 재미있다. 타격감이 좋아서 더 놀리게 되더라. 안 놀릴 수가 없다."
- 나이 차가 좀 나지 않나.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경우도 있었나?
"그걸 느낀 적은 없고, 형이 우리에게 장난을 많이 친다. "너네 이런 거도 모르지?"라고 하면 "응 몰라"라고 답하고, 형은 당황한다. 반대로 우리는 최신 밈, 줄임말로 놀린다.:
- 학창 시절 인기도 궁금하다. 인기 많은 학생이었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땠나?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해준이는 학교에서 유명하고 잘생긴 오빠로 나오는데 저는 그런 소리를 못 들었던 것 같다."
-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과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이 달라서 본인만 인기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가?
"(웃음)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고등학교 처음 들어갔을 때 1학년 몇 반에 누가 있다더라, 이런 얘기를 하고 보러 오는 정도였던 것 같다. 인기 많은 사람 얘기 들어보면 사물함이나 책상에 초콜릿을 두고 가고 그런다고 하는데 저는 진짜 없었다. 제가 그냥 무표정으로 있으면 약간 차가워 보인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보다 더 내성적이고 낯을 가려서 안 웃었던 것 같다. 그래서 차가워 보였을 수 있다."
![배우 배현성이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어썸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3d1451d931ae24.jpg)
- 교복 입으니까 어땠나? 그래도 셋 중엔 나이로는 가장 최근에 교복을 입었지 않나? 정채연 배우는 교복은 자신이 제일 잘 어울렸다고 하더라.
"그런 거로 하자.(웃음) 교복은 언제 입어도 기분이 좋다.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는 것 같고, 진짜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설렌다."
- 어떤 학생이었나?
"내성적이라 친한 친구 몇 명과만 놀고 학교 끝나면 보충 수업하고 학원 가고 평범했다. 축구 좋아해서 학교 다닐 때 축구부였다. 중학교 때 대회도 몇 번 나갔다. 어릴 때는 태권도도 6~7년 해서 3단이다. 운동을 좋아했다. '경성 크리처2' 찍을 때 액션이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보니 최근엔 복싱을 배우고 있다."
- 최원영 배우와도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는데, 가장 감동적 혹은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하는 장면을 꼽아준다면 무엇인가?
"제일 마음 아팠던 신은 아무래도 친아빠가 찾아오고 나서 칼국수 집에서 얘기하는 장면이다. 해준이는 처음 느껴보는 무서움이었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엄마가 오면 나를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집이 너무 좋으니까 가기 싫은 마음이 있었을 텐데, 친아빠가 왔으니 이제 가라고 할까 봐 무서워서 말을 못 했다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가 너무 슬펐다. 그래서 아빠에게 말도 못 하고 산하와 해결하려고 했던 건데, 아빠와 얘기하는데 그 대사가 너무 슬퍼서 감정이 잘 드러났던 신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배현성이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어썸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445fda3bece3ab.jpg)
- 해준이가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된 후에도 버려진다는 것에 대한 슬픔, 두려움, 아픔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이 안타깝고 짠했다. 그래서 산하와 주원이 사귄다는 걸 알았을 때도 그렇게 감정을 토해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어서 슬퍼지더라.
"맞다. 그 장면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감정이 더 올라왔다. 처음에는 둘이 뽀뽀하려던 걸 보고 화를 낸다. 처음엔 그렇게까지 화를 낼 거라는 생각을 못 했었다. 그런데 여러 번 곱씹어서 생각해보니까 해준이는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둘이 잘 되어서 결혼을 하게 되면 해준이만 진짜 남이 되는 거다. 거기서 오는 불안감과 무서움이 화가 되어 목소리로 터져 나온 것 같다. 산하와 얘기를 하는데 그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감정이 나왔던 것 같다."
- 그런데 해준이가 미국에서 다리를 다친 후 10년 동안 산하 외에 아무 연락도 안 하고 안 왔지 않나.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큰 해준이라면 오히려 가족에게 돌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해준이 성격으로는 아빠가 잘해보라고 보내줬는데, 다리를 다쳐서 농구를 못 하고 친아빠에게도 버려졌다는 말을 하면 아빠가 너무 슬퍼할 것 같아서 못 그랬을 것 같다. 그래서 좀 잘 되고 나서 돌아와 '나 잘살았다'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 같다. 해준이가 아빠에게 통장을 줄 때 되게 행복하게 얘기한다. "아빠, 나 다리 수술까지 하고 힘들었는데 내가 돈 이만큼 벌었어. 나 잘했지?" 해준이에겐 이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 그랬던 해준이기 때문에 결말에 대한 만족도 클 것 같다.
"그렇다. 해준이는 자기가 그토록 원했던 가족을 이루고 끝이 났다. 해준이는 꿈을 이룬 거기 때문에 너무나 행복한 결말이다."
- 달이와는 어떻게 됐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해준이가 달이 엄마를 설득하고 마음을 얻어야 하는 건데, 어떤 매력을 어필했을 것 같나?
"해준이가 달이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달이를 더 많이 좋아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다하지 않았을까. 엄마가 뭐 때문에 안 된다고 하면 그걸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해준이가 노력은 잘한다. 외국 가서도 혼자 이렇게 돈을 많이 벌어왔지 않나. 해준이는 뭐든 잘 해낼 것 같다."
![배우 배현성이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 종영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어썸이엔티]](https://image.inews24.com/v1/8dac604bd248b4.jpg)
- 마지막 회에 송건희 배우가 질투 유발하는 소개팅남으로 특별출연했는데 같이 호흡해보니 어땠나?
"이번에 처음 만났다. 너무 착하고 좋았다. 얘기도 많이 했다. 촬영할 때 굉장히 더웠는데 농구도 해야 했다 보니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특별출연으로 왔는데 너무 더운 곳에서 고생하시니까 "괜찮으세요?" 물어보고 너무 힘들어 보여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다음에 또다시 보자"라는 말을 하고 헤어졌다. 재미있었다."
- 굉장히 애정 담아 촬영했던 작품이고 캐릭터인데, 배우 배현성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사실 아직 끝난다는 실감이 안 난다. 재미있고 특별했던 것 같다. 작품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 감독님, 작가님, 선배님들, 다른 배우들까지 좋은 사람, 좋은 동료를 만난 것 같아서 너무나 행복했던 작품이다. 앞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지금은 슬프겠지만 시간이 지나 보면 너무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 최근에 이렇게 마음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드라마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시청자들에게 힐링이 많이 됐는데, 배우로서도 연기하면서 힐링 포인트가 됐던 지점이 있나?
"대본을 처음 받고 읽었을 때도 따뜻한 장면들이 너무 잘 그려지고 상상이 되다 보니 정말 좋았다. 각자 아픔이 다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행복하다가도 갑자기 어느 순간 불행한 일이 겹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 드라마도 그런 장면이 많다. 산하도 행복하다가 갑자기 불행한 일이 오고, 해준이도 마찬가지다. 셋이 아픔과 행복을 공유하다 보니 끈끈해지고 더 잘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도 촬영하면서 가족끼리 밥 먹고 셋이 같이 등교, 하교하는 장면을 찍을 때 따뜻함을 많이 충전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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