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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뷰] '지킬 앤 하이드' 김성철 170분 연기차력쇼…"다리가 후들"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20년 전, 저는 초등학교를 갓 졸업했어요. 오랫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은 덕분에 저 역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김성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한국 프로덕션 20주년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2004년 초연을 선보인 '지킬 앤 하이드'는 무려 20년간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 누적 관객수는 180만명에 달한다.

배우 김성철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오디컴퍼니㈜]
배우 김성철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오디컴퍼니㈜]

2년 만에 10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프로듀서 신춘수, 제작 오디컴퍼니㈜)는 지킬과 하이드로 나뉘는, 선과 악의 두 인격이 대립하며 발생하는 사건들을 다룬 작품. 이중인격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연쇄 살인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매혹적인 넘버들로 듣는 재미가 넘쳐난다.

4일 본 공연의 막은 김성철(지킬/하이드 역), 선민(루시 역), 그리고 최수진(엠마 역)이 열었다. 소위 말하는 '연기 차력쇼'로 170분을 이끈 김성철은 완벽한 세대교체를 예고했고, 무려 네 시즌동안 루시로 참여한 선민은 농익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엠마를 맡은 최수진은 더욱 깊어진 사랑을 표현해 냈다.

이날 김성철은 '최고의 배우에게만 허락된 최고의 무대'라는 명성에 걸맞게, 확연히 다른 두 인격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연기했다. 진지한 와중에 코믹 한스푼을 더하는 그의 능청맞은 연기 역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지금 이순간(This is the Moment)'이 흘러나오는 순간, 객석은 정적으로 휩싸였다. '지금 이 순간'은 뮤지컬 덕후가 아니어도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중독성 강한 멜로디 라인을 가진 '지킬 앤 하이드'의 대표 넘버. 위험한 실험을 앞둔 지킬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담아낸 곡이다. '지킬 앤 하이드'의 존재의 이유이기도 한 이 한 곡을 위해, 김성철은 온 에너지를 쏟아냈다. 불끈 쥔 주먹을 하늘로 뻗어낸 순간, 박수갈채와 함성이 쏟아졌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진=오디컴퍼니]

이후 김성철은 선량하고 따뜻한, 인자하고 친절한 헨리 지킬과 불안한 눈빛, 거친 숨소리, 흡사 괴물과도 같은 불량한 말투와 걸음걸이를 가진 에드워드 하이드를 오가며 170분을 꽉 채웠다. 덕분에 공연 후 커튼콜에서 "지킬을 (연기)하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려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 뿐"이라는 김성철의 이야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20년 전 초등학교를 갓 졸업했던 소년 김성철은 20년 후 꿈의 무대인 '지킬 앤 하이드' 무대 위에 섰다. 다른 누구도 아닌 타이틀롤 지킬 앤 하이드로. 그는 "('지킬 앤 하이드'가)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덕분"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공연은 내년 5월까지 대장정에 나선다. 그는 "앞으로 기나긴 여행에 나선다"며 "연초쯤 오며가며 '지킬 앤 하이드' 소식 좀 전해달라"는 너스레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세 번의 시즌에 참여한 루시 역의 선민은 애절한 선율의 '당신이라면(Someone Like You)'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아기 루시'로 불렸던 데뷔 시절의 선민은 어느새 고혹적인 매력이 가득한 '관능 루시'로 변모했다. 그는 "벌써 4번째 루시 역이라, 색다르지 않다 염려하실 수도 있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발전 중"이라고 고백했다.

최수진은 엠마의 대표 넘버 '한때는 꿈에(Once Upon a Dream)'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변해버린 약혼자를 그리워하는 엠버의 감정을 담은 곡으로, 아름다운 선율이 애잔함을 더한다. 특히 엠마는 극중 그저 정숙하고 아름다운 귀족 여인에 그치지 않고 지킬의 심적 버팀목이자, 혼라에 빠진 지킬을 위로하는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로 활약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진=오디컴퍼니]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사진=오디컴퍼니]

'지킬 앤 하이드'는 1886년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한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다. 무대로 자리를 옮긴 '지킬 앤 하이드'는 2층 구조의 무대와 다양한 LED 영상, 그리고 시시각가가 변화하는 조명 등을 활용해 인간의 양면성과 1880년대 영국의 극심한 빈부격차의 대비를 확실히 표현해 낸다. 특히 번쩍이는 번개와 함께 하이드가 나타나는 장면에서는 심신미약자의 주의를 요망한다.

2025년 5월18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공연. 14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70분.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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