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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11> - 정찬주


조이뉴스24가 단편소설을 연재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브런치가 있는 카페에서 깊이와 재미를 더한 소설을 즐기며 하루를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언제나 맑고 선명한 언어로 인간의 내면 이야기를 즐겨 들려주는 정찬주 작가가 이번에는 집요하고도 진득한 문장으로 지나간 시대의 아픔을 말해 줍니다. 소설에 담긴 비극은 분명 과거에 속한 것이지만 새로운 모습과 형태로, 아니 더욱 강고하게 현재를 지배하고 있기에 바로 오늘의 이야기 우리의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편집자]

"오메, 뒷심도 좋소잉."

현소의 아내는 예전의 불륜 사건이 생각난 듯 불쾌한 얼굴을 하며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속 긁지 말고 얼릉 가시죠."

그래도 봉옥은 물러서지 않았다. 홀대를 받더라도 꼭 현소를 만나서 장지를 해결하고 싶었다. 이번에는 노망 든 현소의 노모가 괴성을 지르며 눈을 부라렸다.

"음마! 저년이 왜 온 것이여."

"현소 씨를……."

"저 뻔뻔한 낯짝 좀 보소, 동네 사람덜. 또 서방질 헐라고 온 것이여, 우리 영감 죽어서까지 괴롭힐라고 온 것이여. 시방."

봉옥은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터무니없는 악담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튀어나오려고 하는 상소리를 꾹꾹 눌렀다.

그제야 현소의 음성이 들려왔다.

"들어오제. 아니, 내가 나감세."

현소가 밖으로 나오자, 그때부터 걸레쪼가리와 빈 바구니가 방안에서 날아왔다. 현소의 노모가 온갖 욕설을 다 퍼부어대며 그랬다.

"저년 서방질허네. 저 빨갱이년 서방질헐라고 우리 아들 홀려가는 것 보소. 마실 사람덜."

"면목읎네, 봉옥이."

"멀리 갈 거 없이 여기서 얘기해요. 현소 씨, 우리 아부지 소원이 뭔지 아요?"

"봉래한테 들었제."

"진심이그만요. 나 구질구질하게 돈 얘기는 뺄라요."

봉옥은 '진심'이라는 말을 하면서 그만 솟구치려는 눈물을 겨우 참아냈다.

"우리 집안도 잘헌 게 하나도 없구만."

"……."

현소는 비뚤어진 세월을 원망하고 싶었다. 서로가 그 비뚤어진 세월의 허물을 벗지 못한 채 아귀다툼을 해온 것 같았다. 이제 억울하기는 최 노인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온갖 수모를 다 겪으면서 그래도 참고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죗값을 최 노인을 학대해온 자신의 집안이 받아야 할 차례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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