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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① '트리거' 감독 "'그알' 답사⋯현실에 발붙인 히어로 판타지"


"피해자들 촬영하며 답답함도⋯객관적으로 다루려 노력"
"정의는 이기고 희망은 존재한다는 메시지 전달됐길"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작품 시작 전 고사를 지내면서 '피해자와 사건을 다룰 때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올바르게 담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 PD들이 카메라를 들고 집요하게 쫓는 사건 사고의 현장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났던 범죄들을 떠올리게 된다. '트리거' 팀의 활약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동시에 가슴 한 켠 무거운 마음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 제작진은 더 치열하게 고민했고, 배우들은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트리거' 유선동 감독은 "'정의는 이기고 희망은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트리거' 유선동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트리거' 유선동 감독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트리거' 마지막회 공개를 앞두고 지난 19일 만난 유선동 감독은 "홀가분하고 시원섭섭하다. 볼 때마다 '저 땐 저렇게 연출할걸' '다음엔 더 잘 찍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디즈니+에서 좋은 작품들이 계속 나올 때, '트리거'를 도서관에서 책 꺼내보듯이 한 번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리거'는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 프로 놈들의 이야기. 똘끼와 독기가 충만한 '트리거' 팀이 나쁜 놈들을 까발리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저돌적인 모습으로 쾌감을 안기고 있다.

전작 '경이로운 소문' 시즌1,2로 판타지 액션을 선보였던 유 감독은 "이번엔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를 하고 싶던 차에 대본을 보고 확 꽂혔다"고 했다. '탐사보도 소재는 흥행이잘 안된다'는 속설에도, '트리거'의 대본은 매력적이었다.

"'트리거'를 끝내고 나서 든 생각은, 너무나 당연한 테마지만 '정의는 이기고 희망은 존재한다'였어요. '경이로운 소문'만큼 판타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방송 한 번으로 어떤 사건이 확 뒤집히고 세상이 바뀌는 것, 우리가 바라는 것이긴 하지만 조용한 외침일 때가 많아요. '트리거' 팀의 활약을 보며 카타르시스도 있지만,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어요. 시청자들이 그것을 좋아해줬던 것 같아요."

'트리거'는 각종 사건, 사고를 소재화 해 탐사 보도하는 프로그램 '트리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실제 범죄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많다. 고양이 유기와 초등생 살인, 사이비 종교, 건설사 비리와 건물 붕괴, 연예인의 의문사 등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겹쳐지기도 한다.

유 감독은 "에피소드에 대한 부분은 작가가 고심해서 결정한 부분"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면 안된다고 하는 케이스들을 선정했다고 생각한다. 흡사하게 표현하기보단, 픽션으로 재구성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국내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SBS '그것이 알고싶다' 촬영 현장도 찾아갔다. 유 감독은 "방송 전 '그알' 현장에 가서 피디들과 인사도 하고 녹화현장에서 김상중 배우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어떻게 제작이 되는지, 사무실의 풍경은 어떤지 자료조사 차원이었다"며 "작가가 '그알' 피디들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디테일을 더 추가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칫 에피소드들이 자극적으로, 혹은 편파적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연출에 많은 공을 들였다.

"대중예술, 상업매체 연출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고민하고 어려운 지점이 있어요. 재미도 있어야 하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자극적인 소재로 표현해서 안된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이었어요. 이전에 범죄물을 했던 경험이 있음에도 이 사건의 피해자를 다룰 때 촬영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와닿았던 에피소드로는 십 수년 간 성폭행 한 검사 아빠를 칼로 찌른 딸, 그리고 고양이 연쇄 살해범을 꼽았다.

"건물 붕괴 사건도 크지만, 고양이 사건이나 검사아빠 사건은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벌어지는 케이스라 그런지 더 많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그리 장례식장에서 한도가 머리를 자르는 시퀀스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퀀스에요. 대사가 많지 않고 담담하게, 이 사건을 통한 변화와 성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 누구도 강요하거나 울지 않지만 편집본을 처음 봤을 때 그 담담함 속에서 울컥했어요. 보는 분들에게도 와닿았으면 좋겠어요."

'믿음동산' 에피소드 방송 후 아가동산과 오대양 사건이, 차성욱 에피소드로 가수 김성재의 의문사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픽션이지만, 현실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만큼 제작진의 책임감도 컸다.

"작가님들이 픽션으로 재구성 했고 시청자들이 이런 사건을 연상할 수 있겠다는 예상은 했어요. 이런 사건을 다룸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시청자들이 이 사건으로 관심을 가진다면, 이런 일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겠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주변에서 그런 사건과 관련된, 상처 입은 분들이 있다면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된다'는 마음과 함께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트리거'가 마냥 무거운 작품은 아니다.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는 '트리거' 팀은 때로는 짜릿한 활약으로, 때로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공감을 안겼다. 무엇보다 실력과 능력, 성깔에 독기까지 갖춘 꽃대가리 팀장 오소룡은 현대판 히어로의 모습도 투영됐다.

"현실이 답답하기도 하고, 정의롭고 거침없는 오소룡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고 흠모해요. 우리가 원하는 리더, 상사의 모습이라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작품이 시대의 반영이라고 하는데 그런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제가 닮고 싶은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요. '경소문'은 히어로액션물이었지만, '트리거'는 현실적인 배경에서 인물을 그린, 비슷하지만 차이점도 있어요. '트리거'로 새로운 연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유 감독은 시즌2 제작에 대한 질문에 "이야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경이로운 소문' 시즌2도 했고, 김혜수도 '시그널'을 10년 만에 한다. 시즌제를 말할 권리는 없지만, 이 작품을 좋게 본 시청자들의 애정이 쌓였을 때 가능해지는 것 같다"며 "작가님도 고생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총 12부작인 '트리거'는 전 회차 디즈니+에서 공개됐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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