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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친절하고 섬세해" '미키17' 봉준호 감독, 세계적 거장의 품격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역시 세계적 거장이다. 봉준호 감독이 '미키 17'로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나섰다. 훌륭한 현장에 완벽한 결과물을 완성한 그에게 할리우드 배우들도 극찬을 쏟아냈다.

20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미키 17'(감독 봉준호)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과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가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 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과 최두호 프로듀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봉준호 감독, 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과 최두호 프로듀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의 '미키 7'을 원작으로, 로버트 패틴슨을 포함해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과 마크 러팔로 등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출연해 2025년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나오미 애키는 유능한 요원이자 용감하고, 액션도 불사하는 미키의 여자친구 나샤 역을 맡았다. 그는 흔히 보던 남녀 관계와 달리, 덜 떨어진 미키를 지켜주고, 미키에게 수작 거는 인간들을 대신 응징하며 강인한 면모를 발산했다.

마크 러팔로는 악당이자 독재자인 케네스 마셜로 연기 인생 처음으로 빌런 연기를 펼쳐냈다. 그는 자신만의 리듬과 독특한 말투와 행동거지로 압제자지만 코믹한 케네스 마셜의 존재감을 완성했다. 스티븐 연은 깐죽거리고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미키의 친구 티모로 또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이날 나오미 애키는 "한국에 온 것이 처음인데 오래전부터 오고 싶었다"라며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 와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첫 내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다시 한국을 찾아 기쁘다는 마크 러팔로는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도 환대를 받았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저를 질투해서 더 기뻤다. 그분이 누군가를 질투하는 걸 처음 봤다"라며 "현존하는 위대한 감독님 중 한 분인 봉준호 감독, 훌륭한 동료들과 작업하고 감독님 고국에 와 기쁘다"라고 말했다.

스틴븐 연 역시 "저도 한국에 다시 와서 기쁘다.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해서 기쁨이 배가 된다. 봉 감독님과 다시 함께해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와 작업에 대해 "제가 이상해서 사람을 볼 때 이상한 것만 보는 것이 있다. 흔히 우리가 아는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 보이면 집착이 생긴다"라며 "마크 러팔로가 한 번도 악당 역할을 안 한 것이 신기하고 첫 번째 기회가 저에게 왔다는 것이 신나고 영광스러워서 시나리오를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낯설어하더라.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식이었다. 이 역할을 하면 멋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역사 속 악당을 보면 위험하지만 기묘한 매력과 애교가 있다. 소리만 지르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귀여움이 있는데 마크가 잘해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마크 러팔로에 대한 깊은 믿음을 드러냈다.

또 그는 "나오미 배우는 총과 칼이 아니라 엄청난 에너지로 소리를 지르면서, 목소리 하나로 제압한다. 그런 에너지를 가진 나오미 배우를 제가 알아봤다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스티븐 연은 '옥자'에서 함께 했는데 SF영화인데 인간 냄새나는 작품이 목표였다. 이건 스티븐 연 없이는 못 한다. SF영화에서 볼 수 없는 진기한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라 같이 하게 됐다. 모든 배우에게 감사하고 제가 행운이었다"라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기존 SF 영화와의 차별화로는 '휴먼 프린팅'이라는 콘셉트를 꼽았다. 그는 "사무실에서 프린트해서 서류 출력하듯이, 휴먼 프린팅에는 희비극과 드라마가 담겨있다. 인간은 프린트해서는 안 되고 존중받아야 하는데 기술 자체가 쓰라리고 웃긴 인간 드라마다. 그래서 기존 복제물과 다르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출력되는 사람이 미키다. 멍청하고 너무 착하지만 찐따같은 청년이다. 슈퍼히어로나 천재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을 출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너무 평범하고 가여운 인물이 출력된다. 거기서부터 기존 SF영화와는 다르게 출발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내한한 로버트 패틴슨은 봉준호 감독의 현장 연출력에 감탄했고, 그래서 모든 배우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고의 현장"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내한한 배우들 역시 '봉테일'에 대해 기분 좋게 극찬했다.

나오미 애키는 "너무 좋았다. 배우는 아이처럼 경계선이 설정되길 원하고 감독님을 부모님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을 만들어주는 분이기 때문"이라며 "저에게 기대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해주셨다.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는데 계속 봐주시면서 익숙해질 거라고 해주셨다. 저도 자유로운 방식에 익숙해졌고, 봉 감독님 스타일이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마크 러팔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마크 팔로우는 "정말 섬세하고 꼼꼼하다. 저 스스로 창의성 발현할 수 있게 항상 지원을 잘해주신다"라며 "저는 스토리 보드로 일한 적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스토리 보드를 만든다고 하더라. 스토리 보드를 봤는데 감독님이 직접 그림을 그렸더라. 연기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적어둔 건 아니지만, 스토리 보드에 힌트가 다 있었다.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그림으로 보여주셔서 전혀 느끼지 못한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꼼꼼하게 설계가 된 공간에서 연기한 것도 처음이다. 정말 친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렇게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많은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이유가 있다. 정말 겸손하다. 계속 친구로 남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연은 "감독님은 캐릭터와 배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저희에게 어느 정도의 바운더리를 주지만 배우를 믿고 지지해준다"라며 "추후 또 같이 작업한다면 같이 진화하고 싶다. 저 스스로 수용하고 인정하고 성장하게 되는 것 같고, 촬영장에서 여유를 가지고 일하게 된다. 눈빛이 아름답다. 감독님의 시각으로 찾아낸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애정 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이번 '미키 17'로 첫 악역 연기를 하게 된 마크 러팔로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놀랐다. 나에게 주어진 것이 맞나 하고 봤다"라며 "저 자신도 저를 의심할 때 감독님이 믿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선 만족할 수 없다고. 그는 "내가 봤을 때는 미완성이 보이고 '다르게 했으면 좋겠다' 할 때가 많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겁도 난다. 아직 리뷰를 안 봐서 어떤 반응이 나온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결과물은 만족한다. 작품 취지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 배우의 책무"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마크 러팔로가 맡은 마셜 캐릭터는 공개 이후 트럼프를 연상케 한다는 평을 얻고 있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은 이를 부인하며 2020년에 탈고를 했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크 러팔로는 "이 인물이 과거엔 어떤 인물이고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특정인을 연상하지 않길 바란다"라며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인 거다. 쩨쩨하고 그릇이 작은 독재자들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자신만 알고 자신의 이익만 원한다. 그러다 결국엔 실패하는 독재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인물이 다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이 인물이 말할 때 악센트, 말하는 방식이 변한다.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싶었다"라며 "많은 해석을 하고 여러 인물을 발견하고, 과거에 있던 지도자를 연상하게 만들고 싶었다. 영화에는 많은 것이 나온다. 2년 전에는 몰랐지만 현재 나타난 것이 있다. 소름 끼치게도 세상과 닮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2년 전에는 이렇게 될지 몰랐다. 신께서 이걸 보고 현실에 만들어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나오미 애키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봉준호 감독은 계엄 사태를 겪었을 때와 함께 현재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계엄령 나왔을 때 마크 러팔로가 "괜찮냐, 안전하게 있길 바란다"는 연락을 했다. 저는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라며 "뉴스에서도 얘기했지만, 블랙핑크 로제 노래가 빌보드 몇 위인가에 대한 뉴스를 보던 와중에 계엄령이 나와 생경했다. 지금은 영화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일상은 거침없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영화 보러 많이 와주길 바라고 어제도 즐겁게 시사를 했다"라며 "이것이 계엄을 극복한 시민,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법적 형식적 절차만 남았지 극복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관객들이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길 바란다. 어제 동료 감독이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고 할 때 기뻤다"라며 "여러 힘든 상황에서도 부서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 불쌍한 인물이 파괴되지 않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개봉 날을 기다리는 마음과 극장으로 달려가는 흥분감이 시네마 자체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우주선도 날아다니고 수만 마리의 크리퍼가 나온 지만, 배우들의 풍부하고 섬세한 뉘앙스의 연기를 대형 화면으로 봤을 때, 배우들의 얼굴 자체가 스펙터클하다. 극장에서 안 보면 후회하실 거다"라고 극장 관람을 당부했다.

'미키 17'은 2월 28일 전 세계 최초 한국에서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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