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시청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는 서사, 응원해주고 싶은 매력적인 캐릭터 등 부족함 하나 없이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 '미지의 서울'이다. 그리고 전역 후 한층 더 성장하고 단단해진 박진영의 묵직한 열연은 '미지의 서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9일 종영된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 연출 박신우 남건)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박보영이 유미지, 유미래 역을 맡아 1인 2역을 넘어 1인 4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극찬을 얻었다.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0ea2eee6625e3d.jpg)
박진영은 미지, 미래의 고교 동창이자 변호사 이호수 역을 맡아 박보영과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형성했다. 호수는 훤칠한 외모에 흐트러지는 법이 없는 꼿꼿한 자세, 급한 일에도 절대 뛰는 법이 없는 여유로움까지, 겉보기엔 단점 하나 없는 고고한 백조처럼 보이지만, 10대 시절 목숨을 잃을 뻔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청력을 반쯤 잃었고, '평범'을 위해 수면 아래 미친 듯이 물갈퀴 질 중인 인물이다.
그는 다시 만난 첫사랑 미지와 연애를 하고, 다니던 로펌을 나와 조금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해나간다. 장애로 인해 좌절하기도 하지만, 엄마 분홍(김선영 분)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동시에 미지와 함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와 힘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박진영은 상처를 드러내는 방법을 배우며 더욱 단단해진 나를 마주한 호수를 안정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내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누군가를 조용히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호수의 다정한 시선이 저를 오래 붙잡았고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박진영은 '미지의 서울'과 호수를 통해 자신 역시 성장하고 위로를 받았다고 전하며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다음은 박진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10화에서 전화를 받는데 귀가 안 들리는 장면에서 모두가 마음을 졸이고 안타까워했다. 황혼 연애할 뻔할 두 사람이 이제 좀 잘 지내려고 하는데 왜 이런 시련을 주냐며 분노하기도 하더라. 그때 감정 연기가 좋았는데,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궁금하다.
"원래 저는 감정을 좀 더 과하게 했다. 두 번 정도 그렇게 하니까 감독님께서 조금만 낮췄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버전이 담긴 건데, 아니나 다를까 감독님 말씀이 맞았던 것 같다. 담백하게 한 것이 좀 더 슬프게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4429d3dfefd204.jpg)
- 미지와 호수가 모태솔로라 연애할 때 서로 좋아한다고 얘기해놓고도 표현 못 하고 삐걱거리곤 했다. 그런 디테일은 감독님의 의도였는지, 비하인드가 있다면 들려달라.
"기본적으로 감독님께서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디테일을 넣어주신다. "이런 것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하면 다 너무 좋았다. 예를 들어 키스신 때, 제가 반팔을 입고 팔을 보여주고 나서 대사를 하면서 입을 맞추러 다가간다. 그때 감독님이 대사하면서 가라고 하셨다. 그런 디테일을 잘 아신다. 콩닥콩닥하게 하는 포인트를 감독님이 다 찍어주셨다. 시청자들이 설레고 좋았다고 하는 장면은 다 그렇다."
- 반대로 감독님과 이견이 있었던 적도 있나?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어서 그런지 그런 건 없었다. 첫 회차에 감독님께서 주셨던 디렉션이 저에게 좀 컸던 것 같다. 별거 아닐 수 있는데 카페에서 황 비서님과 제가 뜨개질을 하면서 대화하는 신이 있다. 그게 제 첫 회차였는데, 제가 황 비서님이 말하면 다 반응을 했다. 감독님이 그걸 반으로 줄여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니 좀 호수 같더라. 그때부터 감독님의 디렉션을 신뢰하게 됐다."
- 미지와 호수의 그 풋풋한 연애가 참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딱 하나 아쉬운 게 있었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아무리 모태솔로라도 반지를 끼워줘야 하는 거 아닌가. 호수가 반지를 주니까 미지가 직접 끼는 걸 보고 이건 아니지 않나 했다.(웃음)
"호수는 "한 번 껴봐"라고 한다.(웃음) 그건 작가님이 그렇게 써주셨다.(웃음) 감독님이 장난으로 "너희는 모솔의 마음을 몰라"라고 하셨다. 농담이라 엄청나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 진짜 모솔의 마음을 모르나? '유미의 세포들' 유바비와 호수로 비교를 해본다면?
"저는 모솔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바비와 호수 둘 다 가깝지는 않다. 바비는 너무 잘 알고 호수는 너무 모른다. 저는 진심을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편이다. 호수처럼은 아니다.(웃음)"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020427129baf05.jpg)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5bbb214c62008d.jpg)
- 미지가 잠꼬대할 때 완전히 미지라고 확신을 한다. 극중에도 이와 관련된 대사가 나오긴 하지만, 그 전부터 눈치를 채고 있었던 거로 생각하고 연기한 건지 궁금하다.
"저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본능이라고 하지 않나. 오래 떨어진 사이라고 하더라도, 가족은 딱 보면 알듯이 그런 포인트다. 분명히 미지인데. 그리고 미지가 스킬을 쓴다. '자의식 과잉'이라는 킥을 날린다. 내가 잘못 생각했나 보다 하는 거다. 거기에 대사에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지금 이상해진 거라고 본인 탓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중간 미래인 척하는 미지의 얼굴을 떠올리며 흔들리니까 '도대체 이게 뭐지? 첫사랑의 언니를 사랑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라고 계속 느꼈을 것 같다. 그러다가 미지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했을 때 '내 말이 맞잖아' 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와 호수는 서로를 안 본다. '유미의 세포들' 바비의 동태눈깔로 서로를 본다. 미래와 호수는 서로를 그냥 생물이라고 보는 정도다. 그래서 집에 내려가서 미래를 보고는 확실하게 알았던 것 같다."
- 박보영 배우와는 말 안 해도 호흡이 정말 좋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 함께 하면서 감탄했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1인 4역을 했다. 쌍둥이가 서로 역할을 바꿔서 해야 하는 것이라 그 부분을 볼 때 '우와' 했다. 경이로웠던 것이 저는 그 네 포인트를 어떻게 다르게 반응할지 고민했다. 어떻게 다 다르게 하지? 했는데 보영 선배가 알아서 반응되게끔 다 다르게 호흡을 주셨다. 도대체 어떻게 준비했을지 되게 궁금하더라. 촬영이 후반부로 갈수록 다급하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긴 머리 미지였다가 짧은 머리 미래로 30분 만에 바꿔서 촬영하는데 너무 다르게 하니까 스위치가 굉장히 바쁘다고 느꼈다. 그런 부분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박보영 배우도 여러 장면을 찍을 때 힘들었다고 했는데, 상대 역도 같이 걸리니까 이런 부분을 함께 하지 않나?
"저도 같이하긴 했지만, 선배가 빨리 바꾸고 왔다갔다 하는 거 보면 '내가 하는 건 힘든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대본을 봤을 때 선배 분량이 80%다. 그걸 다 외워온다. 새벽에 끝나서 아침에 빨리 나와야 할 때도 잠을 못 자더라도 대본을 꼭 1~2시간을 보고 온다. 그걸 보면서 '진짜 대단하다'라고 생각했고, 체력에도 감탄했다."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이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6f3e4181c6bd13.jpg)
- 위로받았던 대사가 있나?
"이 질문이 나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해왔다. (휴대폰을 꺼내서 메모를 보고는) 제가 나왔던 것 중에선 미지에게 "누구나 숨기는 것 하나쯤 있지 않나"라는 얘기를 한다. 모두 다 아픔 하나씩은 있다는 말로 들렸다. 그 부분이 좋았다. 요즘엔 카메라, SNS로 쉽게 공유할 수 있고 다 오픈되는 세상이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쯤은 숨기고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할 수 있겠다 싶었다."
"로사가 유명을 달리할 때 상월이 "너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하면 "오래 걸리더라도 언젠간 너를 읽어줄 사람이 나타날 거다"라고 한다. 그 대사가 너무 좋았다. 미지와 호수가 아픔을 극복하는 건 다 사람 덕분이다. 사람 덕분에 위로를 받는다. 실제 삶도 그렇다. 혼자 이겨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대체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위로받고 많이 이겨냈던 것 같다. 멤버든, 가족이든. 우울감을 느낄 때 혼자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너 지금 혼자인 것 같지? 아니다. 나중에 너를 알아줄 사람이 꼭 있을 거야"라는 말을 해주는 것 같다. 세진(류경수 분)에게 할아버지가 해주신 "왜 종점까지 가려고 하냐. 중간에 내려도 된다. 끝이 뭐가 중요하냐. 시작한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도 공감이 되고 많은 사람이 위로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 흘린 장면도 있나?
"저는 미지와 할머니 나오는 장면에서 많이 울었다. 요양병원에 미래가 왔을 때 "미래야" 한다. 그때 너무 울어서 죽는 줄 알았다. 펑펑 울었다. 이름을 불러주시는 것이 왜 그렇게 슬픈지 모르겠다. 미래는 서울에서 혼자 버텼다.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그렇게 아팠던 애다. 이제 30살밖에 안 됐다. 미래도 아직 어리다. 할머니가 이름을 부르는데 미래가 얼마나 많이 버텼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또 미지가 할머니 쓰러지고 대문 밖을 나올 때도 울었다. 제가 나오는 장면은 긴장해서 본다고 울지는 못했다."
- 본방사수를 다 했나? 그리고 혼자 보는 편인가?
"시간이 될 때는 무조건 보려고 했다. 저는 혼잣말을 많이 해서 혼자 본다. "뭔 소리야?", "왜 저래?' 이런 말을 많이 한다.(웃음) 그래서 영화도 혼자 보러 간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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