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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차학연 "관종 유튜버, 싱크로율 0%⋯대본 보며 화났다"


"정체된 순간 있었지만⋯한 계단씩 올라가자는 신념 지키려 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제 부모님, 친구, 동료들 이야기 같아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노동자 이전에 사람이다.'.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에 나오는 대사 한 줄이 배우 차학연의 마음을 울컥하게 했고, 생각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대본을 읽으며 매 회차 분노했다고 고백하며, 우리들 곁에 더 많은 '노무진'들이 생기길 바란다는 속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차학연이'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51K]
배우 차학연이'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51K]

차학연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를 갖고 작품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차학연은 "보통 드라마 끝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노무진'은 너무 서운했다. 정경호 선배가 '이제 끝난 거겠지' 하는 대사를 매 회차 했다. 마지막회쯤 그 이야기를 하는데, 가슴이 벅차오르고 울컥했다. 제겐 너무 소중한 현장이었고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고 애정 가득 담긴 소감을 이야기 했다.

지난 6월 28일 막내린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유령 보는 노무사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활극이다. 영화감독 임순례가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나선 작품으로, 노동환경 문제를 직설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차학연은 능청스러움과 엉뚱한 유머 감각을 겸비한 기자 출신 영상 크리에이터 고견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조회수'에 관심이 많은 관종 유튜버지만, 노무진(정경호 분), 나희주(설인아 분)와 함께 노동 현장을 다니며 조금씩 변화를 맞는 인물이다.

차학연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0%"라고 답하며 "견우처럼 높낮이가 크지도 않고 관종기도 없다"고 했다. 유튜버에 익숙해지기 위해 집에 인터넷 방송 부스도 설치도 하고, 수많은 유튜버들의 방송을 찾아봤다.

"'안녕 장아찌'들 하는 인사가 너무 어려웠어요. 대본을 소리 내서 읽는데 그 대사를 할 때마다 얼굴이 빨개지고 귀과 후끈해지더고요. 이 캐릭터가 매력 있어서 시작했는데 왜 이렇게 화끈거리나 싶었어요. 방에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 부스를 만들고, 조명과 삼각대도 설치해서 실제로 방송 하는 것처럼 해봤어요. 실제 유튜브 하는 분들처럼 하면서 그 인사에 익숙해졌어요. 혼자만의 리허설을 많이 했죠. 평소에는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데 정말 많은 방송을 봤어요. 누구 하나 모티브로 하기엔 정말 다 다르더라고요. 채널 운영 방식이나 화법 다 달라서, 제가 가진 것에서 가져와서 만들었어요."

배우 차학연이'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51K]
배우 차학연이'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51K]

견우는 엉뚱한 캐릭터를 맡아 코믹 연기를 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며 진지한 모습도 보이는 인물이다.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견우가 분위기를 환기 시키는 쓰임새가 있지만, 사건들을 견우의 시선에서 바라보려고 했어요. 코믹한 역할이 있지만 웃기려고 하는 말은 아니에요.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들을 생각하고 내뱉는 인물이에요. 그런 것에 중점을 둬서 견우가 할 수 있는 리액션을 하려고 했어요."

"처음 대본을 받고는 견우라는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컸어요. 전체 대본을 보면서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였고, 진중하고 무거운 메시지라 부담을 갖기 시작했어요. 견우가 사건을 대할 때 진심이 아닌 적이 없었고, 가볍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드라마는 태움과 의료사고 누명을 쓰고 생을 마감한 신입간호사, 업무와 무관한 교양시험으로 해고 압박을 받은 청소 노동자, 카트 노동 중 쓰러진 청년 취업준비생, 화재 사고로 죽은 물류창고 노동자 등의 에피소드를 통해 현실의 노동 문제를 되새긴다.

"환경미화원들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노동자 이야기 이전에 사람의 이야기잖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 부모님, 우리 친구들, 우리 동료일 수 있기 때문에 분노했어요. 빌런 연기하는 선배들 보면서 저와 설인아는 '너무 화난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됐어요. 시청자들도 일상적인 회사의 노동자들에 공감하고 사이다를 같이 느껴주는 분들이 있다는 말에 '우리가 파이팅이 됐구나' 싶어 감사했어요.

배우 차학연이'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51K]
배우 차학연이'노무사 노무진'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51K]

드라마는 끝났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무진, 희주, 견우 같은 세 사람이 필요한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지켜봐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우리 곁에 노무진 같은 인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연기한 캐릭터와 드라마 속 메시지까지, 차학연의 진심이 묻어났다. "부담이 되던 연기들이 쾌감으로 느껴졌다"고 고백하며, 연기를 해온 지난 11년의 시간을 돌이켰다.

"예전부터 한 계단 한 계단 나아가야지 했어요. 중간에 '내가 제대로 올라가는 것이 맞나' '제자리 걸음 하는 것이 아닌가' '다시 몇계단쯤 내려갔나' 의심한 순간들은 있었어요. 이 신념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고, 정체되는 순간도 있었던 것 같아요. 과거 현장에서 연기할 때와 지금의 연기할 때 태도가 많이 바뀌었고, '잘가고 있구나' 생각해요. '앞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단단히 해나가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를 여유롭게 만든 것 같아요. 정체되는 순간들이 오겠지만 신념을 가지면서 여유롭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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