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방대한 양의 원작 소설을 판타지 액션 영화로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난 자본과 시간, 노력이 필요했다. 물론 원작 팬들의 취향이 각기 다르고, 모든 걸 구현해낼 수 없기에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전지적 독자 시점'은 지금껏 본 적 없는 K-판타지 액션의 신세계를 열며 엄청난 성장을 확인케 했다. 또한 극장에서 봐야만 영화가 가진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음을 보여주며 극장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지난 23일 개봉된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로,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안효섭과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최영준, 박호산, 정성일 등이 출연했다.
![김병우 감독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9768d0dc11c179.jpg)
시원한 액션과 K-기술로 그려낸 황홀하고 압도적인 스케일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은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판타지 액션 영화로 평가 받고 있다. 해외 반응 역시 좋다. 이미 113개국 선판매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전지적 독자 시점'은 지난 23일 개만 개봉 당시 '신과함께-죄와 벌', '파묘'의 오프닝 스코어를 돌파하며 뜨거운 흥행세를 기록했다. 특히 종전 최고 기록인 '파묘'의 개봉일 수익을 넘어서며 2021년 이후 대만 지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개봉일 기준 최고 수익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다음은 김병우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워낙 원작이 방대하고, 원작 팬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각기 다 달라서 선택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각색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매체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웹소설은 연재물이다. 소설마다 다르지만 꾸준히 써내는 작업을 한다. 그러다 보니 뒤로 갈수록 필력도 늘고 작가의 성장이 보인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끝없이 퇴고를 반복하면서 하나의 글을 완성해서 촬영한다. 수없는 수정의 과정을 거친다. 그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원작을 가지고 어떻게 한편으로 만들어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 처음엔 헤맸다. 이것도 재미있고, 저것도 재미있어서 이걸 빼면 말이 되나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구심점을 잡을 수 있는 키워드를 찾아야 했다. 기승전결이 있고, 캐릭터들이 온전히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토픽이 있어야 했다. 원작에서 빛나는 가치가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연대', '함께'라는 키워드가 저에게는 크게 와닿았다. 행간, 맥락을 파악하고 문단 사이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는 것이 문학작품을 읽는 재미다. 원작가님이 기술하지 못했지만, 이런 느낌, 생각하지 않았을까 추정, 상상했다. 연대라는 키워드 속에서 들여다보니 한 덩어리의 이야기가 되더라."
- 원작 팬의 충성도가 굉장히 크다 보니 부담도 엄청 컸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 매체의 차이가 있는데 영화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원작을 보신 분들이 영화에 대해 내는 의견을 알고 있고, 피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이건 시작할 때부터 예상했다. 저도 넷플릭스 '원피스' 실사판이 나왔을 때 말이 되냐고 했다. 그래서 그런 반응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만큼 이 이야기를 사랑한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몸을 사리면 안 되니까, 염두는 하되 자신감 있게 펼쳐보자고 생각했다. 웹소설은 텍스트로 독자의 감정이 이해되게 전달하는 것인데, 영화는 영상과 사운드가 합쳐진 결과물을 통해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에 영화만의 강점이 따로 있다. 영화는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이 실제 공간에서 등장인물로서 연기하며 자신의 목소리로 대사를 할 수 있다. 이건 소설은 할 수 없는 지점이다. 매체 강점을 잘 활용해서 감정과 상황 속 텐션을 전달한다면 충분히 강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 성좌의 후원 시스템이 현재 유튜브나 스트리밍 방송의 현실화 같아서 재미있는 지점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지혜의 배후성이 사라지고, 이 시스템이 잘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원작이 굉장히 방대한데 영화는 두 시간이다. 그래서 원작의 초반부만 다루고 있고,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어떤 포지션에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사건을 즐길 수 있는데, 배후성이 나타나기 전에 언급해야 하는 정보가 꽤 있다. 그걸 순차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이걸 계속 설명만 하면 과해진다. 영화에서 꼭 알아야 하는 지점을 잘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는데, 배후성은 이야기가 꽤 진행된 후에 부각이 된다. 영화에서 그걸 당겨서 얘기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너무 많은 정보의 범람으로 오해의 소지가 생기거나 너무 복잡해지는 걸 경계했다. '이게 왜 빠졌어?'라는 분들도 이해하는데, 만약 이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아 다음 편을 만들 수 있다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이지혜(지수 분)의 칼이 총으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에서는 전투 장면을 시각적으로 펼쳐야 한다. 그게 제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칼이라는 무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액션에서 비슷한 장면이 많이 나올 것 같았다. 캐릭터를 무기를 통해 표현됐으면 좋겠어서 어떻게 변주를 줄 수 있을지 나름 고민이 있었다."
- 독자 캐릭터가 원작에 비해 착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캐릭터를 잡아갈 때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뒀나?
"보편성이라는 키워드를 안효섭 배우와 집중했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청년이 됐으면 하는 것이 독자의 출발이다. 배우와의 첫 만남에서 말했던 첫 문장이 보편성이다. 그래야만 더 의미가 있다. 따지고 보면 독자를 포함한 다섯 명이 처음엔 서로를 다 잘 몰랐다. 유상아(채수빈 분)와는 알고는 있지만 전화번호도 모르는 사이다. 퇴사하던 날에 우연찮게 같은 지하철을 탔고 대화를 나누고 말았을 사이다. 잘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나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제가 삼았던 하나의 규칙이다."

- 안효섭 배우가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캐스팅 이유를 "평범해서"라고 했다고 했다. 잘 공감이 안 되는데 어떤 부분에서 평범함을 봤나?
"배우를 처음 만나기 전에 출연했던 드라마를 면밀히 봤다.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안효섭이라는 사람 자체를 보기 위해서다. 외적으로는 너무 수려하지만 되려 보편성, 평범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별함과 보편성 둘을 다 가졌다. 현장에서도 너무 잘해주셨다. 정말 노력했다. 액션 장면 같은 독자는 대역을 한 번도 안 썼다. 사실 조그맣게 나오면 직접 안 해도 되는데, 감독 입장에서는 배우가 직접 했을 때 느낌이 다르다. 와이어도 열심히 하고 잘해서 너무너무 좋았다."
- 하지만 주인공이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기대하는 특별함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 지점에서의 고민은 없었나? 그리고 존재감 없고 평범한 사람이었던 독자가 미션을 깨나가면서 성장하게 되는데, 미션마다 성격이 달라지는 인상이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내가 따라갈 매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즉발적으로 표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단시간 안에 신을 정리해야 한다. 그런데 독자도 풀어내야 하는 것이 산더미다. 캐릭터를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문 잡아주는 장면 하나로 캐릭터의 성격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웹소설은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 그걸 영화로 옮기면 허들이 있다. 그래서 출발을 보편성으로 잡았고, 알고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그럼에도 어리바리하다. 그러다 어룡 속 자기 혼자만 있는 공간에서 미션을 수행할 때, 도깨비 정도는 내가 말로 구워삶을 수 있지 않나 싶어서 센 척을 하는 거다. 다수와 함께 있을 때와 혼자 있을 때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유중혁은 초반 분량이 적어서 감정선을 잡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적절하게 표현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잡아갔나?
"원작에 있는 대사를 이민호 배우와 대입했을 때 부딪힐 수 있겠다고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판타지보다 그 인물로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노출되지 않았지만 계속 회귀 되는 인물이다. 분량이 적은데 구심점을 잡고 중량감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등장할 때마다 중심을 독자에게서 뺏어서 몰아주는 것이 중요했다."
![김병우 감독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afb2cd3ec92667.jpg)
- 지수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이 많다. 분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데 감독님의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지혜의 등장 타임이 굉장히 늦다. 새 인물이 등장하면 안 되는 시간이다. 사건의 무게감을 끌어올리고 이제 정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라, 등장과 동시에 집중하고 인지를 해야 하는 것이 중요했다. 분량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반대로 이지혜를 기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수를 얹어준다면 빛이 날 것이라 이지혜를 등장시키는 것이 맞고, 그렇다면 많은 분이 바로 인지하는 배우가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저는 지금도 지수 배우가 최적이라고 생각하고, 만약 연기가 어색하다고 하신다면 저의 책임과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 곧 공개될 차기작은 넷플릭스 '대홍수'다.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해서 재난 상황을 겪는 작품을 많이 해왔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이런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가 있나?
"시작은 늘 평범하게 세트에서 찍는 영화를 많이 했다. 잘 지은 세트가 나중엔 다 부서지고 망가져 있다. 그 연유는 잘 모르겠는데, 재난 장르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일상으로 시작했다가 창밖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상황이 나에게 다가온다는 설정이 비슷한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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