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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트리거' 김남길 "액션 잘한다는 말 부담有, 김영광 몸에 밴 배려"


(인터뷰)배우 김남길,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이도 役 열연
"신선한 기획 끌려, 다음 세대를 위한 메시지의 엔딩 좋았다"
"멋있음 보다는 절제 된 액션 위해 끝없는 고민, 김영광과 밸런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남길이 또 한번 자신이 장기인 액션을 장착하고 '트리거'로 돌아왔다. 정의를 위해 고뇌하고 목숨 걸고 나선다는 점에서 '열혈사제'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결국 묵직한 열연과 진정성으로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 그다. 김남길이라 더 진하게 다가오는 '트리거' 그리고 이도다.

지난 25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다. 안전장치가 제거된 혼란스러운 세상, 사람들의 마음속 트리거를 자극하는 사건과 다이내믹한 총기 액션이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김남길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다시 총을 든, 도명 파출소 순경 이도 역을 맡아 '액션 장인'다운 강렬한 액션과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도는 상급 위험 분쟁 지역에서 복무한 스나이퍼였지만,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죽여야 했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총을 멀리하게 된 인물이다. 하지만 끔찍한 총기 사건이 발생하면서 고민 끝에 총을 들고 사람들을 구하고자 한다. 김남길은 이런 캐릭터의 복잡한 심리를 담아낸 세밀한 감정 연기와 절제된 액션으로 극의 중심을 꽉 잡았다.

이에 '트리거'는 공개 3일 만에 2,900,000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4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20개국 TOP 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김남길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 작품에 끌린 이유는 무엇인가?

"기획이 신선했다. 우리나라가 휴전 국가이고 국민의 반이 군대를 갔다 오면서 총을 다룰 수 있다. 그래서 진짜 총을 능숙하게 다루고, 어린 친구들도 게임으로 총을 접해서 총의 종류와 정보를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 기획이 신선했다. 다른 나라는 총기가 합법이고, 총기로 인한 재난, 사건 사고가 많다. 우리나라는 총기가 불법이지만 '묻지마' 범죄가 많아지고 있다. '총기가 도구로 사용되면 어떨까?'라는 질문과 함께 땅에 발을 붙일만한 이야기로 나오면 다른 나라는 자신들이 가진 아픔이라 얘기 못 하는 것을 거울로 보여줄 수 있다고 봤다. 이게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했다."

- 고등학생 이야기 같은 경우엔 이렇게 자세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나라는 의견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

"저희도 촬영 전에 우려를 표했다.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총기 사고가 엄청 많이 일어나서 트라우마가 있을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그래서 총을 제한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사실 제가 '악의 마음'을 하지 않았다면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이게 2차 피해가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었다. 피해 상황은 가급적 노출시키지 말자,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두 친구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필요악이었다. 총에 대한 우려, 위험한 요소를 보여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총기 사건이 이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됐다.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걱정되는 지점이 있지 않나 싶다.

"처음엔 우리나라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만약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하지만 흉악 범죄가 안 일어나는 건 아니다. 시대에 맞춰서 범죄는 진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인터넷 그루밍 범죄 양상은 더 커졌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에 총이 더해지면 어떻게 될까 하는 기획 의도에서 출발했다. 작품이 오픈되고 나면, 어떤 작품이든 영향이 생긴다. 선한 영향도 생각을 했다. 작품을 만들 때 우려되는 부분이 30%이면, 선한 정도를 70%로 본다. 총기가 도구가 되기는 하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 이해를 통해 스스로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게끔 하려고 하는 거다. 그래서 엔딩이 좋았던 것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대들에게 필요 없는 건 물려줄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다."

- 이도는 극에서 메신저 역할을 한다. 이도의 선택이 맞았고, 그가 가진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고민의 과정을 거쳐서 캐릭터를 구축했나?

"이도가 결정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문백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총기 합법화가 된 건 과거 야생 동물로부터 자신들의 재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서 그게 변질되면서 실생활에 들어온 거다. 그래서 합법화가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이 문제고, 어떤 사람들에게 총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있다. 이도는 좋은 부분보다, 부정적인 요소를 더 이야기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기능적으로 사용된 사례는 별로 없고, 각각 에피소드에서 총을 들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감정 이입하게 만든다. 그런 고민을 계속 해왔다. 이도는 액션신에서도 총을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고시원에서도 총무를 제압할 때 총을 들지 않고 맨몸으로 제압한다. 전자발찌를 찬 사람도 최소한의 방어를 하다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또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된다. 계속해서 총의 위험성을 보여주며 절제한다. 엔딩에서는 군인들과 싸우니까 포인트를 주고, 캐릭터적으로 메시지를 준다. 광장으로 내려갈 때 고민을 많이 한 건, 군인들과 싸우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거기까지 내려가지 않고 문백을 거기서 죽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다. 한 방의 총성이 공포심 때문에 사람들을 어떻게 변하게 할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정리하는 것이 어땠나 싶었다. 그 선택을 한 건, 안 보이는 상황 안에서 총성을 듣고 사람들이 실수하지만 누군가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원상복구하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 거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총기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도가 총을 쓰는 액션신은 다 너무 멋지게 나왔다는 반응이다. 너무 최선을 다해 멋있게 찍은 것이 아닌가?

"아니다. 멋있게 찍으려고 마음먹으면 더 할 수도 있는데 되게 자제한 거다. 제가 생각하기에 액션이 연기의 일환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볼거리라고 본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볼거리라고 생각했다면 이도가 엄마를 구한 후 총 잡지 말라고 하면서 전멸시키는 신이 있다. 액션이 끝나고 바로 붙기도 하고 이도가 감정적으로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건, 액션을 위한 액션이 된다는 우려가 있었다. 만약 액션을 위한 액션을 한다면 감정적으로 더 잔인하게 하거나 더 스타일리시하게 보여줬을 텐데, 자제를 한 거다. 물론 흘러나오는 멋짐은 어쩔 수 없겠지만.(웃음) 그 액션을 찍을 때, 엄마에게 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과 화가 났으니까 감정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고 가는 것이 낫다 중에서 고민했다. 엄마에게 가는 것을 우선순위로 둬서 빨리 가는데 애들이 오니까 그걸 정리하는 거다. 서서 "다 들어와"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편집이 조금 썰어서 됐는데, 넓은 그림으로 보여주면 내가 가는 모습과 문백이 교차 편집됐다. '존 윅' 같은 것을 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디자인을 몇 개월부터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탁' 치면 바로 구르고 나와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 전날 동선을 짜고 리허설을 하지만 디테일하게 하지 않는다. 현장에 가서 짜는 편이다."

- 액션을 정말 잘하는 배우인데, 이 작품에서는 최고의 스나이퍼로 나온다. 그래서 연습을 더 많이 하지 않았나 싶은데 어떤가?

"액션 잘한다는 말이 이제는 부담된다. 스태프들이 "얼마나 하냐, 어디 해봐" 이런다.(하하) 스나이퍼는 장거리에서 사격하거나 위험 요소를 제거 하는 건데,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설정을 넣었기 때문에 근접전을 조금 넣긴 했지만 원래 스나이퍼는 숨어서 관찰한 다음에 때를 기다렸다가 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액션을 접목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도적' 같은 경우엔 윈체스터니까 장전을 하고 돌리기 위한 액션을 한다. 하지만 이번엔 제약이 있어서 불편함이 좀 있었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김영광과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이도와 문백은 상반된 이미지라 캐릭터가 더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 관계성을 어떻게 해석했나?

"내 캐릭터는 이렇고, 너는 그런 캐릭터니까 그렇게 해, 이런 식으로 하면 잘 섞이지 않고 어색할 때가 있다. 둘이 있을 때 조금씩 양보를 하면 섞이게 된다. 영광이가 말이 없을 뿐이지 기본적으로 배려가 몸에 밴 친구다. 잘 받아들여 주고, 본인이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면 자기 의견도 많이 얘기하는 편이다. 내 고집을 내서 돋보여야 하는 신이 아니라 같이 뭔가를 해야 하는 공동체 작업을 잘 이해하는 친구다. 저는 다운되어 있는데, 문백은 방방 뛴다. 그래서 같이 만났을 때는 저는 조금 올리고 영광이는 톤을 줄여서 밸런스를 맞췄는데 그게 잘 나온 것 같다."

-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고 들었다. 이로 바뀐 부분도 많았던 것 같은데, 본인이 냈던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 있나?

"거의 다다.(하하) 저는 대중 예술을 한다고 했을 때 대중을 많이 생각한다. 조율을 많이 하다. 그러다 보니 경험적으로 효율적인 이야기를 한다. 제가 아무리 경험이 많아서 얘기를 많이 해도 못 받아들이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영광이는 의견을 내면 무조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얘기해서 조율을 한다. 작품은 다같이 만드는 것이지 누구 하나가 이끌고 가는 건 아니다. 다 지분이 있다. 하지만 제가 아이디어를 낸 건 거의 다라는 거다.(웃음)"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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