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이건 전국민이 다 봐야함' '국무회의때 틀어놓고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들 독후감 10장씩 쓰게 했으면 좋겠다' '올해 본 영상 중 가장 무섭다'.
화제의 다큐 KBS 1TV '다큐 인사이트-인재전쟁'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KBS 다큐멘터리 유튜브에서도 공개된 '인재전쟁'은 140만뷰(1부, 2부 통합)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KBS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이이백, 신은주, 정용재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f4d59c30d6754a.jpg)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인재전쟁'을 연출한 KBS 정용재 PD. 이이백 PD, 신은주 PD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인재전쟁' 1부가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의 이야기라면, 2부 '의대에 미친 한국'은 진짜 한국의 이야기다. 20여년째 지속되고 있는 '의대광풍'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국의 현실은 한숨을 자아낼 만큼 답답하다. 진로 선택의 다양성은 사라졌고, 의대만을 향해 달려가는 초등학생 때부터 달리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모습은 한국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준다.
'의대에 미친 한국'을 연출한 이이백 PD는 "1부가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 현장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2부는 대안을 모색하자는 데서 시작했다"며 "하지만 취재하면서 ('의대 쏠림' 현상은) 한국사회의 여러가지 문제가 중첩돼 나타난 현상이라는 걸 느꼈다. 섣불리 대안을 제시하면 이 상황을 개선하는 데 제약을 만들게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오히려 대안을 줄였다"고 초기 기획과 달라진 방향성을 전했다.
함께 2부를 연출한 신은주 PD는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쳤다. 취재하는 동안 50여명의 인사들을 인터뷰했는데 서로 생각하는 해결책이 다르더라. 그래서 마침표로 끝맺음을 하지 말고 울림과 물음표로 끝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대안 제시 없이 마무리한 게) 아쉬움도 남지만, 진정한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KBS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이이백, 신은주, 정용재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973c65c10c7c33.jpg)
![KBS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이이백, 신은주, 정용재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02af5ab7b88a61.jpg)
'의대에 미친 한국'은 올해 초 KBS '추석 60분'이 조명한 '7세 고시'의 연장선상으로 도 보여진다.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영어를 배우고 익히는 대치동 미취학 어린이들의 최종 목표는 결국 의대 진학이기 때문. 이는 IMF를 거치며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탓도 있다.
"(의대 진학은)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도 있지만, 그보다는 불안함 때문인 것 같아요.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 모두 '불안한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의사라는 안정적 직업을 찾는다'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지가 의사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신 PD)
하지만 제작진은 의대를 선택한 학생들을 '소신 없는 사람'으로 '악마화'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 PD는 "의대열풍은 20여년간 이어져온 경향성이고, 사람들은 불안해소를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마치 공대가는 건 소신있는 선택이고, 의대가는 건 나쁜 선택인 것처럼 사회가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라면서 "개인의 선택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긍정적인 공론의 장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재전쟁 1부'는 7월10일 방송됐다. 일주일 후 방송예정이던 2부는 기상 특보로 편성이 한주 연기됐다. 연달아 방송됐다면 더 큰 화제몰이도 가능했을 터.
"갑자기 당일에 편성이 밀려 매우 아쉬웠다"고 말문을 연 신 PD는 "KBS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만큼 뉴스특보 편성 결정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아쉬운 건 아쉬웠다"면서 "하지만 그로 인해 긴급 토론회도 진행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이었다"고 급 아름다운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2부 방송 이후 진행된 특집토론은 유례없는 편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2부작 다큐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학계와 정재계,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열린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논의하는 생방송 토론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을 위해 제작진들도 기꺼이(?) 휴가를 모두 반납했다. 베트남 휴가를 떠났던 정용재 PD는 급거 귀국했고, 해외 여행을 앞두고 있던 신 PD와 이 PD는 모두 휴가를 포기했다.
정 PD는 "'공대에 미친 중국' 방송을 마치고 베트남으로 떠났는데 부장에게 '빨리 들어오라'는 전화가 왔다. 골자는 '9시 뉴스' 출연과 긴급 토론 방송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라면서 "급하게 귀국한 건 첫 경험이었다. 하지만 고민의 여지가 없이 너무 벅찼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한정된 시간에 제대로 해결책과 대안을 모색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 전문가를 모셔서 못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돼 의미있겠다 생각했다. 감사한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2부작 다큐와 긴급 토론회까지 열었지만 '인재전쟁'의 후속 기획은 아직이다. 오히려 정 PD는 역사 프로그램으로, 신 PD는 과학 프로그램으로 이동이 확정됐다. 이 PD만 '다큐 인사이트' 팀에 남는다.
![KBS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이이백, 신은주, 정용재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b7b41281dc93b1.jpg)
![KBS '다큐인사이트-인재전쟁' 이이백, 신은주, 정용재 PD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e0fe151b40b673.jpg)
"우리 사회는 수능에 모든 걸 쏟아붓고 향후 50~60년을 결정해 버리죠. 아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공대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의대 중에 어느 길을 선택할 지 묻는거에요. 카이스트 공경철 교수님은 입시에 지친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새로운 도전에 나아갈 호기심과 탐구욕을 살리는 사회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하셨어요. 그 말씀이 오래 마음에 남아있어요."
마지막으로 '인재전쟁'을 마무리한 세 PD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정 PD는 "좋은 기획과 콘텐츠는 여전히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한 것 같다"고 벅찬 소회를 전했고, 이 PD는 "우리 사회에 딱 필요한 순간에 딱 맞는 기획을 선보인다면 우리가 얻을 반응은 아직 남아있다는 걸 깨달았다. 제작자로서 뿌듯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 PD는 "젊은 기수의 다큐 PD들이 모여 일으킨 반향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고민해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음지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