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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에스콰이어' 이진욱 "정채연과 나이 차에 러브라인 수정"


(인터뷰)배우 이진욱,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 윤석훈 役 열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진욱은 참 솔직하고 호탕한 성격이다.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거절을 할 때도 유쾌함이 동반된다. 기자들에게 먼저 사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렇게 밝은 성격이었나 깜짝 놀라게 된 인터뷰였다. '에스콰이어'에 대한 대답을 할 때도 마찬가지. 정채연과의 나이 차이에 러브라인이 수정되었다는 이야기도 솔직하게 전하며, 배우로서 시청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려 노력했다.

지난 7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극본 박미현/연출 김재홍)은 정의롭고 당차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법무법인 율림의 신입 변호사 효민(정채연 분)이 왜인지 온 세상에 냉기를 뿜어대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파트너 변호사 석훈(이진욱 분)을 통해 완전한 변호사로 성장해나가는 오피스 성장 드라마다.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이진욱이 대형 로펌 율림의 파트너 변호사 윤석훈 역을, 정채연이 율림 송무팀의 신입 변호사 강효민 역을 맡아 마지막 회까지 깊은 울림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에스콰이어' 마지막 회는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전국 8.4%의 시청률을 얻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10회가 얻은 9.1%다.

이진욱이 연기한 윤석훈은 사담, 잡담, 여담, 사족 일체 없는 인물로, 처음엔 일밖에 모르는 냉정한 사람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윤석훈은 단기간에 상대를 파악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자기 사람은 깊은 내면까지 보듬어 치유해준다. 그리고 그는 강효민과 함께 소송을 해결해가면서 더욱 성숙해진다. 전 부인, 특히 아이에 대한 상처가 있는 윤석훈은 이혼 후 몇 년 만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아픔을 극복하기에 이른다.

이진욱은 첫 변호사 연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뽐내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얻었다. 후반부에는 인간적이면서도 다정한 매력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음은 종영 전 이진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윤석훈과 강효민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성장한다. 실제 정채연 배우와도 그런 관계성이 있었을 것 같은데 호흡을 맞추니 어땠나?

"연기는 선배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현장에서 편안하게 해준다. 현장에 왔을 때 편안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 편안하게 해주는 나름의 방법이 있나?

"선배와 함께할 때 묘한 긴장감이 있다. 어려움이 있다. 제 노하우 중 하나는 일부러 좀 바보 같은 모습, 주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게 벽을 허무는데 도움이 되더라. 어떤 남자 선배가 여자 후배와 웃으면서 나누는 대화를 들었는데, 남자 선배가 실수로 방귀를 뀌고 나서 그 여자 후배가 좀 편해졌다고 하더라. 어려운 느낌의 선배인데 그 순간부터 편해지기 시작했다는 얘기였다. 저는 옛날 사람이라서 예의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배우 생활을 하면서 큰 고민이 편안해지는 것이 어려운 것이었다. 카메라 앞에 편하게 서는 것이 어렵고, 아직도 쉽지 않다. 후배들도 그럴 거다. 그래서 편하게 하려고 주접스럽게 보이려고 한다. 막 대하는 것과는 다르다. 또 한 가지 예를 들면 저는 담배를 '스위트홈' 하면서 배웠다. 담배가 안 맞아서 자연스럽게 안 피우게 됐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담배 한 대 피우자고 하면 가서 피운다. 그런 노력을 한다."

- 정채연 배우에게는 어떤 편안함을 줬나?

"채연이는 스태프, 배우들이 피곤할 때 당 보충을 위해 젤리 같은 걸 나눠준다. 저는 젤리를 안 좋아한다. 하지만 "드실 분?"이라고 하면 "나도!"라고 한다. 또 "젤리 같은 거 없냐"라고 먼저 물어본다. 스태프들에게도 그런다. 쓸데없이 말을 건다. 어떤 친구들은 "이진욱 선배 아줌마 같다"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 말을 들으면 깜짝 놀란다. 예전에는 한마디도 안 했다. 주변 동료, 선배들이 말 걸면 "네", "아니요"라고 하고 현장에서 멀뚱히 있다. 그 시절에 절 본 사람과 최근에 본 사람과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어떤 사람에게는 주접스럽다. 이게 좋고 나쁘고의 차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한다."

- 배우로서 고민하는 지점이 있나?

"배우라는 직업은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잘 안 맞는 부분이 있다. '나와 잘 맞나?', '잘하고 있나?' 하는 고민을 한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배우가 아니라서 아직도 이런 고민을 한다. 저는 겁이 별로 없는데, 최근에는 작품 하는 것이 좋은 의미에서 무섭다. 부담이 아니라 공포가 생겼다. '잘하지 못하면 어쩌지? 그러면 그만둬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연차가 되니 이제는 잘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좀 못해도 배우면서 성장하면 되는데 지금은 그런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게 저를 살아남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채연과 이진욱이 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링크서울 트리뷰트 포트폴리오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 ㈜비에이엔터테인먼트, SLL, 스튜디오S]

- 연기 변신에 대한 고민은?

"어렵다. 이건 다른 배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가진 스타일의 대본이 더 많이 들어오고, 원래 가진 이외의 것을 연기하면 작위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어렵다. 연기 변신을 계속하는 배우를 쫓기 어렵고, 천부적인 재능을 가져도 그걸 인정받는 건 진짜 운이다. 저와 다른 느낌의 연기를 할 때 어색하고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 어색함을 줄이는 건 저의 몫이다. 그래서 연기 변신을 일부러 하지는 않는다. 연기하는 동안에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산이다."

- 대중이 배우 이진욱을 어떻게 바라봐주길 바라나?

"저는 이진욱이 드러나길 바라지 않는다. 아무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진욱이 나온다고 했을 때 "볼까?" 하면 좋겠다. "저 작품 재미없어"만 아니면 된다. 캐릭터로만 보였으면 한다. 이진욱의 개인 성향이 드러나는 건 마이너스다. 물론 개인이 드러나야 도움이 되는 배우도 있는데 저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 로맨스로 주목을 받다가 최근에는 장르물 연기를 많이 했다.

"어떤 작품이 주목받으면 대중 이미지가 생긴다. 그래서 한동안은 "장르물을 안 하지 않았냐"는 얘기를 들었다. 요즘은 장르물을 많이 하다 보니 "멜로 안 하지 않나"라고 하더라. '보이스' 이후에는 형사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앞으로는 변호사가 많이 들어올 거라 생각한다."

- 강효민과 윤석훈 사이에 미묘한, 러브라인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서글픈 얘기인데 나이 차이가 있다. 사실 연애 당사자는 나이 차이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게 방송에 나오면 우리나라 정서상 거부감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방향이 수정됐다. 제 의견 포함해 모두의 의견이었다. 이 작품은 사랑하는 내용으로 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의 드라마다.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도 여러 사랑이 있지 않나. 선후배로서 좋아할 수도 있는 식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시청자들보다 앞서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둘이 손잡았으면 좋겠다, 잡아라' 할 때 손을 잡고 연애를 해야지 거부감이 안 생긴다. 그래서 시청자보다 한걸음 뒤에서 쫓아가는 느낌으로 가야 한다는 합의를 봤다."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진욱이 JTBC 토일드라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 만약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인데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연애를 해야 하는 캐릭터라면 어떻게 할 것 같나?

"과감하게 도전을 하고 호응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런 사례도 많고, 해외에서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어서 망설이지 않고 임할 거다. 만약 제가 캐스팅된다면 해법을 찾을 거다."

- 사실 윤석훈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싶은, 판타지 같은 인물이다. 정의롭고 일도 잘하고 아이, 동물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여기에 후배들을 잘 이끌고, 좋은 어른으로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 '좋은 어른'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진욱 배우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어떤 모습인가?

"그 생각을 최근에 많이 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기다려주는 사람이다. 기다려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가족, 가까운 사람 사이에선 더 그렇다. 사회의 기초를 만드는 것이 가족인데, 가족 간에 상처를 많이 준다. 그게 다 기다리지 못해서 그런 거라 생각한다. 실수에 대해서도 기다려주고 관대한 시선을 가지다면 충분히 좋은 어른이자 좋은 선배일 수 있다. 저 또한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 되더라. 좋은 어른이 되는 건 힘든 일이다."

- 수지 배우와 함께 찍은 영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멜로 장인' 수식어를 다시 얻을 수 있을까?

"수지, 유지태, 금새록 배우가 잘해줘서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고, 개인적으로도 당연히 자신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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