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청순의 대명사였던 배우 명세빈이 현실 주부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명하고 마음 넓은 아내이자 엄마를 너무나 찰떡 같이, 현실감 넘치게 연기한 명세빈이 있어 '김 부장'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닥터 차정숙'부터 '김 부장 이야기'까지, 배우로서 연기 변주를 주며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 명세빈이 앞으로 더 많이 채워나갈 필모그래피가 더욱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
최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연출 조현탁, 극본 김홍기, 윤혜성)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중년 김낙수(류승룡 분)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명세빈이 JTBC '김 부장 이야기'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11749049758068.jpg)
2.9%로 출발했던 '김 부장 이야기'는 최종회에서 수도권 8.1%, 전국 7.6%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명세반은 김낙수의 아내인 박하진 역을 맡아 굳건한 가족애를 그리며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끝까지 남편과 아들을 지지하고 포용하는 것은 물론 뒤늦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당당함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닥터 차정숙'에 이어 다시 한번 JTBC에서 좋은 성과를 낸 명세빈은 "연기가 재미있다"라며 앞으로의 '열일'을 예고했다. 다음은 명세빈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시청률이 초반보다 두 배 이상 오르고 종영이 됐다.
"성적은 조금 아쉬웠다. 원작도 좋고 대본도 좋아서 시청률은 여유롭게 기대한 것이 있었는데 초반에 안 나와서 '이게 왜 이럴까,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 힘든 내용이 많으니까 그걸 감당하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적었나 싶었다. 그래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많이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중년의 남자들이 공감을 많이 한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느끼는 지점이 있었나?
"제 나이대 이야기다. 친구 남편도 그런 반응이었다. 주변에서 이 작품 들어간다고 했을 때 "너무 재미있겠다" 하면서도 너무 겁내 하기도 했다. 너무 내 얘기라 마주할 수 있을까 하는 거다.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할 때도 두 가지 반응이었다. 다들 그렇게 느끼더라. "재미있는데 내 얘기 같아서 힘들다"였다. 회사에서 겪고 왔는데 그걸 TV 보면서 그대로 느껴야 하니까 채널을 돌리거나 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럼에도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라는 반응이 좋았다."
![배우 명세빈이 JTBC '김 부장 이야기'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ab86bef5d106f8.jpg)
- 직장인의 삶을 살아보진 않았음에도 공감되는 지점이 있었나?
"저는 프리랜서인데, 라디오 할 때 반복된 삶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김부장' 대본을 보면서 오래 일하는 건 결혼과 마찬가지인 것 같더라. 제2의 가족이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치열함은 가족과 다르다. 살아내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오빠도 회사에 다녀서 '그렇게 고생했겠다' 싶더라. 감내하면서 치열하게 싸우며 동지애로 살아가다 보니 가족과는 또 다른 친밀함이 쌓이는 것이 회사라는 생각에 현실적으로 봤다."
- 현실 부부의 리얼함을 주는 연기가 돋보였다. 어떻게 잡아가려고 했나?
"20년 넘게 오래 산 부부의 삶은 어떤 걸까 고민했고 친구들에게 많이 물었다. 동네 사람들과 못하는 얘기, 회사 사람들에게는 못하는 얘기를 많이 해줬다. 이 나이의 삶에선 이런 생각, 갈등을 하고 사는구나 싶더라. 오래 산 부부의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살아서 정이 희석되고, 사랑이 색이 달라지는 부부가 있다. 그래서 하진의 사랑과 정은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와이프 같아 눈물을 흘렸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감독님은 엄마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다. 감독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1화에 노후를 걱정하며 유튜브를 보는데 남편이 싫어한다. 그때 안아주면서 하는 행동은 감독님이 주신 팁이다. 남자를 달래주고 오랜 부부가 서로를 안아주고 시선을 맞추는 디테일이 있었다. 감독님과 아내분 사이가 되게 좋으신 것 같다며 궁금해했는데, 대학교 때 처음 만나서 결혼했다고 하시더라. 두 분 사이가 너무 좋아서 저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 남편 역 류승룡 배우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잘생겼다. 후반에 가서 수염을 길렀는데 너무 멋있더라. 회사원으로 슈트 입고 나올 때는 역시 김낙수다 싶었다. 류승룡 씨와 연기를 한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기대감이 컸다. 제가 생각지 못하게 하진이가 사랑을 받았는데, 그런 사랑을 받게 해준 분이 류승룡 씨, 감독님이다. 아내로서 편안하게 연기하고 몰입하게 마음을 열어준 분이 류승룡 씨다. 든든하고 기대고 싶은 사람이라 너무 좋았다."
![배우 명세빈이 JTBC '김 부장 이야기'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86156146981272.jpg)
- 결혼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도 했을 것 같다. 특히나 하진은 참 마음이 넓은 사람인데, 이를 연기하면서 스스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도 궁금하다.
"저는 부모님이랑 계속 살았는데, 비혼주의는 아니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진, 낙수 가족을 통해 많이 배웠다.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건 스스로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는 구석이 있어야 가능하다. 백그라운드가 있어야 변화가 될 수 있다. 그게 가족일 수 있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환경이 바뀌면서 친구들도 바뀌는데,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는 친구가 되자는 생각을 했다. 가족들에게도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는 하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에 따라 업앤다운이 되면 같이 파도를 치는 것이 아니라 단단하게 안아줄 수 있는 하진의 모습에서 배우게 되는 것 같다."
- 20대 시절 동안 외모도 화제가 많이 됐다.
"이 정도 나이대에 머리를 자르고 싶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변화하고 싶고 틀에서 나가고 싶어서 도전을 해보자 하던 찰나였다. 물론 거지존이 그렇게 많은지는 몰랐다.(웃음) 그리고 20대엔 긴 머리 설정으로 가발을 썼는데 찰떡이더라. 그리고 브릿지를 넣었다. 화면에 잘 나온 건 머릿발이 있어서인 것 같다. 젊은 여자애가 자기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꼽티에 미니스커트도 입어보고 선글라스도 올려보고 통바지도 입어보고 하는 등 많은 시도 끝에 그런 모습이 나왔다."
- 크롭티를 입어야 했는데 관리를 따로 했나?
"제가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살이 찌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힘든 면도 있다. 체력이 있으면 좋겠는데 지구력이 떨어지고 단기 근력만 좋다. 그게 아쉬운데 급하게 다이어트는 안 해도 되는 체형이다."
![배우 명세빈이 JTBC '김 부장 이야기' 종영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d62665a31bebe5.jpg)
- 육아를 하거나 나이가 들면서 경력단절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담겨서 더 공감을 얻었던 것 같은데, 실제 직업적인 면에서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나?
"스스로도 짠하다. 40대 중반이면 그렇게 느낀다. 동생, 후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저도 그랬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생각하는 것이 있고 40대가 될 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낙수와 하진의 모습이 저 같다. '40대에 뭘 할 수 있나, 연기를 할 수 있나' 싶어서 꽃을 배우기도 했다. 40대 초반에 아프리카 봉사를 갔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연기자가 아니라면 내가 이들에게 뭘로 도와줄 수 있나 생각했을 때 아무것도 없더라. 밥해주는 정도인데, 저는 연기자라 이들의 상황을 전할 수 있는 귀한 직업을 가졌더라. '나는 끝까지 할 수 있을까, 뭘 할 수 있나' 생각하다가 못하게 될 수 있으니 업종을 바꾸자 했다. 그래서 꽃을 하게 됐고, 예상치 못하게 '닥터 차정숙'이 들어왔다. 캐릭터 변신도 되고 연기자로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나는 연기를 계속해야 하는 사람이라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 그렇게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런 점에서도 남다른 마음이 생길 것 같다.
"너무 좋다.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 느낌이라 기대가 된다. 다음 작품에 대한 큰 책임감이 있고 어깨가 무겁다. 감독님과 류승룡 씨가 큰 힘이 됐는데, 나를 볼 때도 성숙, 유연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도 있구나 싶더라. 살아오면서 단단해진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
- 앞으로 어떤 걸 또 도전하고 싶나?
"푸근한 엄마 역할을 통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제가 감동을 느끼고 배우게 되어 좋았다.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의 감독님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절절한 팀워크, 성장과 노력을 보여주는 감독님 캐릭터를 하고 싶다. 액션은 아니지만 뒤에서 조정하는 보스도 하고 싶다. 좋은 엄마의 얼굴로 가스라이팅을 하면 얼마나 소름 끼치겠나. 그런 악역도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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