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손예진이 7년 만에 박찬욱 감독, 이병헌의 손을 잡고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현빈과 결혼 후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손예진은 한층 여유가 생겼고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24일 개봉되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는 다 이뤘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갑작스럽게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하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우 손예진이 영화 '어쩔수가없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6ecd410e83fbf1.jpg)
박찬욱 감독의 신작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국내 처음 상영되기도 했다. 특히 손예진의 7년 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다. 손예진은 만수 아내 미리 역을 맡아 이병헌과 부부 호흡을 맞췄다. 현빈과 2022년 결혼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손예진은 현실적인 아내, 엄마 미리에 완벽히 녹아들어 깊이 있는 연기와 존재감을 보여준다. 다음은 손예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개봉을 앞둔 소감은?
"차분한 마음으로 관객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예매량이 있어서 편안한 마음이다. 이제까지는 기자분들과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봐주셨다면 정보 없이 와주시는 관객들의 리뷰나 반응이 궁금하다. 대중적으로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
- 7년 만의 영화다.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가 특별히 있나?
"저도 이번에 7년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물론 영화 시나리오가 들어오긴 했지만 드라마 시장도 많이 커졌기도 하고, 더 좋은 것을 선택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 있다. 영화 시장이 안 좋다는 걸 정말 절감한다. 최근에 찍은 것, 앞으로 찍을 것도 OTT 시리즈인데 영화를 많이 못 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다."
- 이번에 이병헌 배우와 부부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워낙 연기를 대단히 잘하는 배우다. 그래서 저분은 어떤 식으로 감정을 잡고 자기 연기를 펼치는지 궁금했다. 아무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 신기했다.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집중하고 어떻게 연기를 끌어내는지가 보인다. 그런데 선배님은 예측이 안 될 정도로 툭툭한다. 운동할 때도 힘을 빼라고 하지 않나. 뭐든지 더 열심히 하려고 하면 안 된다. 힘을 빼야 골프를 쳐도, 테니스를 쳐도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지만, 긴장하는 순간 굳어진다. 내가 어떤 연기를 해야 한다는 목표로 그 행동만 생각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것이 있는데, 선배님은 릴렉스한 상태에서 하시니까 놀라웠다. 특히 감독님의 수많은 디렉팅을 소화해야 하는데 "이렇게 해볼까?" 하면서 자유자재로 하시는 것이 정말 대단했다."
-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는데, 영화 속에서처럼 실직이라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거나 공감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20년이 넘게 일을 해와서 실직을 경험한 적은 없으나 배우 일이라는 것이 굉장히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 도덕적으로나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면 바로 실직이다. 나만 열심히 하면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직장, 사회가 주는 변수가 많은 현실이다. 만수도 능력이 없어서 실직한 것이 아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면 실직이 될 수 있다. 배우는 특히 조심성, 도덕적인 잣대를 요구하는 것이 크다. 항상 조심하고 몸을 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까지나 내가 마음만 먹으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어렵고, 불안감이 깔려 있다."
![배우 손예진이 영화 '어쩔수가없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764b1712129f36.jpg)
-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복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나?
"복귀를 언제, 어떤 작품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아이가 있으면 예전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보니 고심해야 할 것도 많다. 오랜만에 작품을 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마음과 몸의 준비가 되고, 가정적으로도 아이를 돌보고 난 후에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3년 정도는 육아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시기보다는 앞당겨지기는 했다. 그래도 '어쩔수가없다'는 병헌 선배님처럼 끝까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육아를 하면서 했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 미리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현실적인 엄마로 나오는데 손예진 배우는 어떤 엄마라고 생각하나?
"저도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엄마다. 장난감을 다 사주는 엄마가 결코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바르고 건강하게 자랄까 고민하면서 키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과거 국민 첫사랑에서 싱글맘, 이혼녀 역할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는데 앞으로는 어떤 걸 해보고 싶나?
"얼마만큼 밀도가 있는지의 차이일 것 같다. 호러, 스릴러, 액션도 할 건데, 육아가 제 머릿속에 온통 자리 잡고 있다 보니 모성을 그려보고 싶다. '비밀은 없다'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마더' 같은 모성일 수도 있고 무조건적인 사랑일 수도 있고 다양한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배우 손예진이 영화 '어쩔수가없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6460a6a9632db8.jpg)
- '어쩔수가없다'는 손예진 배우에게 어떤 걸 남겼다고 생각하나?
"영화를 오랜만에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베니스영화제도 처음 가봤고, 인생에 있어서도 배우로서도 하나의 챕터가 끝나고 두 번째 챕터로 넘어가는 느낌이다. 그 시작점에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을 했고, 긍정적이고 많은 영향을 받아 연기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생겼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감독님과 함께하면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생겼다. 저는 병헌 선배님과 연기를 했지 다른 선배님은 붙지 않아서 몰랐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생각한 것 이상으로 화면으로 봤을 때의 대단한 열연이 저에겐 좋은 자극이 됐다. 모든 것이 저에게는 긍정의 결과다."
- 엄마가 된 후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진 것이 있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스스로의 시야, 시각이 달라졌다. 결혼 전보다 연기 현장을 대하는 것이 조금 더 여유로워진 것이 있다. 감사함도 있다. 미리도 결혼, 육아로 경력단절이 됐다. 비슷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도 감독님이 찾아주지 않으면 연기를 못한다. 같은 맥락이다. 연기하는 것이 감사하고, 현장을 즐기는 여유가 생겼다. 전체적으로 바뀐 것 같은데, 모든 것에 여유가 생기고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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