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다지니' 김우빈 "수지에게 반한 이유? 예뻐서⋯스며들었다"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우빈이 수지와 함께 '다 이루어질지니'로 돌아왔다.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던 '다 이루어질지니' 속 지니와 완벽하게 변신한 김우빈은 특유의 맛깔스러운 연기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정말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며 '연기 잘 하는 배우'임을 스스로 입증해낸 김우빈이다. 왜 김은숙 작가가 세 번이나 김우빈에게 러브콜을 보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지난 3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 분)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 분)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스트레스 제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자 김우빈과 수지가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9년 만에 재회해 기대를 모았다. 김우빈은 램프의 정령이자 사탄 지니 역을, 수지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램프의 새 주인 가영 역을 맡았다.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정령이 사탄이라는 사실과 그가 타락시키려는 인간이 하필 감정이 없어 딱히 소원도 없는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이 흥미 지점. '인간은 결국 다 타락해'라고 믿는 사탄 지니와 '세상에서 나쁜 건 나 하나야'라고 학습한 사이코패스 가영은 서로 창과 방패처럼 부딪치고, 혐관으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목숨을 건 내기로 이어지다가 이내 예상치 못한 로맨스로 발전한다.

안은진은 청풍 마을에 한 달 살기를 하러 온 베일에 싸인 여인 미주를, 노상현은 수려한 얼굴과 수상한 재력을 갖춘 건물주이자 천사 수현을, 고규필은 본체가 재규어인 지니의 심복이지만 현재는 청풍 마을 만능 일꾼인 세이드를, 이주영은 청풍 마을 가영의 단 하나 뿐인 친구 민지를 연기했다. 여기에 송혜교, 다니엘 헤니, 김지훈 등이 특별출연해 힘을 보탰다.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에 이어 김은숙 작가와 세 번째 함께 하게 된 김우빈은 인간을 믿지 않는, 오만한 지니로 변신해 코믹과 로맨스를 완벽하게 오가며 놀라운 열연을 펼쳤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말맛 코미디를 제대로 살리며 지니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동시에 천여 년에 걸친 절절한 사랑을 온 몸으로 표현해냈다. '다 이루어질지니'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지만, 김우빈의 캐릭터 소화력과 연기력에는 이견 없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다음은 김우빈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작품 공개 소감은?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 와서 행복했다. 또 긴 연휴 기간에 공개할 수 있어서 많은 분과 호흡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반응을 찾아봤나?

"다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꽤 봤고,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들었다. 사실 모든 작품엔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다. 저희 작품 같은 경우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그만큼 의견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반응이든 드라마를 봐주신 거고, 진심으로 대해주신 거라 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 '다 지니'가 워낙 기대작이다 보니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컸는데, 그런 점에서는 글로벌 순위가 아쉽기도 하다.

"기대를 많이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인데, '다 지니'는 한번에 13개가 오픈됐다. 모든 분이 한번에 다 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계속 많이 봐주시고 있다고 생각하고, 봐주신 분들이 그만큼 반응을 주셔서 감사하게 소통하고 있다."

- 지니의 긴 머리를 했을 때 어땠나? 불편함은 없었나?

"엄청 길다고 생각했다. 대본에 내용이 쓰여 있어서 촬영하기 전 의상팀에서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촬영장에서는 크게 어색한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분들은 당황했을 것 같다. 가발이 생각보다 무겁고 숱이 많다. 길어서 뱀처럼 말아서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기억이 있다."

- 단발도 했다.

"제가 머리를 길렀던 적이 있어서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다만 제 머리가 아니라 가발이라 얼굴에 닿으면 간지럽더라. 또 더우니까 여름에 촬영할 때 통풍이 안 되는 거는 있었다. 그런 거 빼고는 큰 불편은 없었다."

- 문동은 스타일이 화제가 많이 됐다.

"전 되게 즐거웠다. 대본 처음 나왔을 때 너무 재미있더라. 김은숙 작가님만이 쓰실 수 있는 신이다. 오랜만에 만난 영도도 반가웠다. 처음 대본엔 OST가 바뀌면서 가영이가 쳐다보고, 숏단발의 문동은이 박수를 치려다가 나가는 것처럼 되어 있었다. 이걸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데, 수정고가 나왔다. 문동은이 없어졌더라. 작가님께 전화를 드렸다. 어떤 이유로 없어졌는지 여쭤보니 "네가 싫어할 것 같아서"라고 하시더라. "아니다. 대사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했더니 "너무 좋다. 신나게 해봐"라고 하셨다. '더 글로리'의 유명한 장면이니까 계속 찾아보면서 대사를 똑같이 연습했다. 즐겁게 촬영했고, 스태프들도 재미있어 해줬다."

- 최영도로 다시 변한 소감도 궁금하다.

"영도 연기할 때 많이 좋아해 주셨고, 영도를 기억하는 분들도 많이 있어서 다시 만나 좋았다. 똑같이 만들려고 '상속자들' 교복을 찾으려고 하는데 어디에도 없더라. 제가 촬영 끝나고 교복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걸 의상팀에게 줬다. 그 안에 마지막 회 쪽대본도 들어있었다. 몸이 커져서 입지는 못하고 명찰, 단추만 떼서 새로 만들었다. 영도를 만나는 건 반가웠지만 스태프들 앞에서 보여주는 것이 쑥스럽더라. 옛날의 저를 보여드리는 것 같더라. 원래 제 교복은 다시 가져갔다."

- 혹시 이번 드라마의 의상도 보관하고 있는 것이 있나?

"의상팀이 제작을 많이 해줬는데, 그중에 주황색 카디건 같은 재킷이 있다. 마음에 들어 했더니 주셔서 보관하고 있다."

- 이병헌 감독과도 '스물' 이후 다시 만난 건데, 중간에 하차했고 안길호 감독이 투입됐다. 배우로서 혼란스럽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어땠나?

"촬영장에선 계속 새로운 일이 발생한다. 감독님이 교체되었다고 해서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물론 감독님과 관계가 있고 작품을 해봤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이 마무리를 하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하지만 안길호 감독님이 지휘하고 분위기를 이끌어주셔서 즐겁게 마무리를 했다. 두 분 다 좋은 감독님이고, 스태프들 생각을 많이 해주셨다."

- 수지 배우와도 재회를 했다. 호흡한 소감은?

"거의 10년 만에 다시 촬영해서 즐겁고 반가웠다. 친해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 없다. 시작부터 친한 상태로 호흡하니까 더 빠르고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성격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소통이 원활했다.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다."

- 비슷한 부분은 무엇이었나?

"성격이 비슷하다. 설명하기 어려운데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서로 어떤 생각을 할지 아는 거다. 그래서 크게 대화하지 않고 쳐다만 봐도 소통이 되는 느낌이다. 그런 부분이 편하고 좋다."

- 가영이 감정이 없는 캐릭터다 보니 리액션이 크지 않아 연기 맞추는 것이 어렵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지는 않았나?

"감정이 결여되긴 했지만 무표정은 아니다. 디테일한 연기를 수지 씨가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마주 보고 촬영할 때 리액션이 충분했다. 워낙 연기를 잘해주셔서 가영으로 바라보고 지냈다."

- 지니가 가영에게 반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도 촬영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 오랜 시간 그녀를 생각해서일까 하다가 결국에는 예뻐서? 외모가 큰 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 지니와 가영이 절절하게 사랑하게 되는 것이 다소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농담처럼 예뻐서라고 하긴 했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 개연성을 어떻게 잡아가려 했나?

"사랑에 빠지는 것에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기만이 아는 이상한 포인트에서 훅 빠지게 되듯, 지니도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 그러지 않았을까. 타워 위에서 불꽃처럼 타올랐다고 본다. 마음이 생길 듯 말 듯할 때, 가영의 도발을 겪고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마음이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