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허남준이 주인공으로 나선 '백번의 추억'을 무사히 완주했다. 김다미, 신예은과 삼각 로맨스를 형성한 허남준은 장르물을 벗고 로맨스 남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록 초반 고3 설정으로 인한 교복 착장에 아쉽다는 반응도 얻었지만, 사랑과 우정을 모두 지키는 결말을 완성하며 훈훈함을 안겼다.
지난 19일 종영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김보람, 연출 김상호)은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영례(김다미 분)와 종희(신예은 분)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재필(허남준 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 드라마다.
![배우 허남준이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치솔리드]](https://image.inews24.com/v1/672bf94e719008.jpg)
김다미, 신예은, 허남준은 1980년대, 찬란한 우정과 애틋한 첫사랑 서사를 탄탄한 연기로 소화해내며 잔잔한 위로와 공감을 전했다. 오해와 위기가 있었지만, 다시 만난 세 사람은 사랑과 우정을 지켜내는 아름다운 결말을 완성했다. 이에 '백번의 추억' 마지막 회(12회)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8.1%의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을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허남준은 고영례와 서종희의 운명적 첫사랑 한재필 역을 맡았다. 재필은 백화점 사장 아들로 타고난 금수저이지만, 거친 반항심과 짙은 외로움을 동시에 품은 소년. 동급생들 사이에서는 '백마 탄 왕자새끼'로 불렸다.
이번 '백번의 추억'으로 첫 주연 타이틀을 갖게 된 허남준은 첫사랑과 반항아라는 키워드를 품고 청춘의 단상을 깊이있게 그려냈다. 물론 초반엔 교복 입은 고3으로 변신해야 하는 극 설정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 불호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오해가 깊었던 아버지와의 뜨거운 화해, 영례와 쌓아온 오랜 시간이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직진하는 인물의 변화를 탄탄하게 소화해내 깊은 여운을 안겼다. 다음은 허남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종영 소감은?
"8개월 찍었는데 벌써 10부가 끝나고 2개 남은 것이 실감이 안 난다. 약간 허전한 느낌이 든다. 벌써 끝난다고 하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었다."
- 작품에 대한 만족감은 어떤가?
"항상 제 연기가 만족스러웠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잘 표현이 잘 되고 잘 끝나지 않았나 싶다. 저도 집에서 되게 재미있게 보고 만족스러워했다."
![배우 허남준이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치솔리드]](https://image.inews24.com/v1/e6e706a0f1e74c.jpg)
- 잘 표현이 된 것은 어떤 부분인가?
"어린 시절 이 친구가 가진 한이 있다. 아이가 아이다울 수 없는 느낌을 전하고자 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소울메이트 같은 사람을 만나 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낀다. 인간미가 드러나고 아이 같은 모습이 후반부에 나오길 바랐다. 누구나 친하거나 가까운 사람이 있을 때 나오는 천진난만함, 편한 모습이 나왔으면 해서 그 지점을 노력했다. 엄청나게 만족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 고민한 만큼 나온 것 같다."
- 재필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순수함이다.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 있다. 어렸을 때 어른스럽거나 경험 많고 노련한 모습이 아니라 이제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 속 재필의 순수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 교복을 입어야 했다. 그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런 반응을 알고 있나?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교복 입고 피팅을 먼저 했다. 자료를 찾아봤을 때 아버지 사진첩을 봤다. 성숙한 느낌을 받아서 이질감이 있을까, 당연히 괜찮겠지 했는데 그렇게 느끼는 분들이 계시더라. 그렇게 느끼셨다면 죄송하다. 다음부터는 '말죽거리 잔혹사' 같은 작품만 (교복을) 입는 거로 해보겠다."
- '유어 아너'나 '스위트홈' 등 전작이 워낙 센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 반응도 있었을 것 같다.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점에서 고민도 있었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제가 오래 연기를 하거나 엄청 많은 작품을 한 배우는 아니지만, 배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긴 했다. 재필이도 질풍노도의 끝을 달리고 있고 반항아적인 기질이 있다. 극적인 감정에 들어갔을 때 아주 조금씩은 다르지만,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지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제가 그 당시에 생각하기에 반항아, 세 보이고 모습이 어리고 자기 자신을 지킬 줄 모르는 청년의 최대치 발악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선택했다."
![배우 허남준이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치솔리드]](https://image.inews24.com/v1/dd7c56e1db1d34.jpg)
- 장르물을 많이 하다 보니 멜로 연기는 아직 어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로맨스 연기에 대한 소감, 노력은 어떤 것이 있었나?
"보시는 분마다 취향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나올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다. 개인적으로 로맨스 연기는 다 힘들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면서 연기를 하지만, 더욱 섬세하게 연기해야 하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많이 배우면서 했던 기억이 있다."
- 7년 간 인물의 공백이 있다. 대사나 회상장면으로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그 공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저 나름대로 이 공백에 대해 상상했다. 아버지가 항상 말씀하셨던 것이 머리가 좋다. 드라마 같은 이야기지만 공부 안 하던 친구가 집안이 무너진 후 의사가 됐다. 당장 돈을 벌어야 했고, 총명한 머리를 가져서 현실적인 선택을 한 거다. 먹고 사는 것이 바쁜 상황에서 잠깐 쉬거나 할 때 나와 가까운 사람을 만나 무의식중에 힐링을 느낀다. 7년 뒤라고 했을 때 영례와의 관계에서 제가 목표한 바는 첫사랑이 떠나고 좋은 친구로 남아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랑이 뭔지 모르는 너무나 순수한 친구이고, 영례를 통해 편안하고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산다. 그러다가 이게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주변에서 보면 '둘이 사귀네' 하는 것처럼 보이고자, 그런 느낌을 내려고 했다."
- 사실 7년 전에는 종희를 좋아해서 순애보를 보여준다. 그러다 헤어지고 7년 후 영례와 친구 이상의 관계처럼 보이는 데다가 결국 영례에게 사랑을 느낀다. 7년의 시간이 훅 점프를 하고 단순히 이랬었다, 설명만 있다 보니 재필의 감정 변화에 깊게 몰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재필이 두 여자 사이에서 애매한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오는 것 같은데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공감하고 연기하려 했나?
"그 지점에 대해 감독님, 작가님과 회의를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이도 저도 아닌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수정한 것이 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재필이 질풍노도였다가 영례를 통해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인간적으로 성숙한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영례가 어쩔 수 없이 신경 쓰이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악의적이거나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아니면 된다고 하는 마음이었다. 재필이는 진짜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안 보이려고 했다 보니 이 정도까지의 얘기가 나올 거라는 생각을 크게 하지는 않았다. 저는 시청자들이 재필이가 누구와 잘 될지 예상 못 할 줄도 몰랐다."
![배우 허남준이 프로필 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치솔리드]](https://image.inews24.com/v1/b4652cecc4d750.jpg)
- 시대극이라 그 시절에 대한 고증도 고민했을 것 같다.
"그때의 사진을 보면서 헤어스타일도 시안을 여러 개로 했다. 그 연도가 두발 자유화였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는데, 스타일리시하고 화려한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어느 정도 현실 고증과 현대를 잘 섞어서 가자고 생각해서 어울리는 쪽으로 선택했다. 회의를 거쳐서 정했던 거라 받아들이면서 했다."
- 아버지(윤제문 분)의 관계성에서 어떻게 감정을 끌어올리려 했나?
"저는 평소 '금쪽이'도 보고 어릴 때 형성되는 정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어떻게 해줘야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믿음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관심이 있었다. 재필이는 연약한 피부를 가지고 있던 시기에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생긴다. 힘든 건 물론이고 행복함이나 자랑하고 싶은 것도 말을 못 한다. 집에서 공유할 수 없다. 집이 집 같지 않은 거다. 집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세리는 무해하니까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자라다 보니 아버지가 아버지로 안 보이고, 오죽했으면 아버지를 때리고 싶어서 복싱한다. 남보다 못한 사이다.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려고 했다."
- 결말은 만족하나?
"해피엔딩이다. 지금까지 시청자들의 반응도 예상치 못한 것이 많아서 감히 예측하기 힘든데,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