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파묘'와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2024년 영화계를 휩쓸었던 배우 김고은이 2025년엔 ''은중과 상연', '자백의 대가'로 넷플릭스를 강타했다. 글로벌 영향력까지 키우며 '믿보배' 저력을 다시 입증한 것. 같은 장르, 캐릭터 하나 없이 계속해서 연기 변주를 이어가고 있는 김고은은 자신을 향한 호평과 기대에 감사를 전하는 동시에 "최선 다해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라고 자평했다. 그리고 이런 시기를 원동력으로 삼아 더욱 잘 나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최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감독 이정효)는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몰린 윤수(전도연 분)와 마녀로 불리는 의문의 인물 모은(김고은 분), 비밀 많은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전도연과 김고은이 영화 '협녀'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배우 김고은이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bd77c34eb8915d.jpg)
어느 날 하루아침에 강력한 남편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며 평온했던 일상이 무너진 안윤수, 그런 그에게 다가와 자백을 대가로 한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모은,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얽힌 비밀과 진범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검사 백동훈(박해수 분)까지. 이들을 둘러싼 자백의 거래와 실체를 의심하고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진범을 둘러싼 반전이 마지막까지 펼쳐진다.
김고은은 남편 살해 용의자가 된 안윤수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는 '교도소의 마녀' 모은 역을 맡아 파격 연기 변신에 나섰다.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반삭을 결정한 김고은은 감정을 걷어내고 오로지 복수에만 몰두하는 인물의 가슴 아픈 서사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전작 '은중과 상연'을 통해 20대부터 40대의 현실적인 얼굴을 담아내며 묵직한 감정 열연으로 호평받았던 김고은은 은중을 완전히 걷어내고 모은으로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다음은 김고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모은이라는 캐릭터에 끌린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안 해봤던 영역이었다. 저도 저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도연 선배님과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컸다."
- 전도연 배우와 '협녀' 이후 10년 만 재회라는 것 때문에 화제가 많이 됐다. 어땠나?
"성사된 것이 정말 감사했다. 도연 선배님과는 '협녀' 이후 한 번씩 만났다. '요즘엔 이런 고민이 있다'라고 주고받았던 선배님이다. 작품으로 다시 만난다고 하니까 저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보다 신났다. '은중과 상연' 할 때 거의 매일 현장에 있는 역할이었는데, 이번엔 도연 선배님이 그런 롤이다. 회차로는 제가 상연이보다 덜 나왔다.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 상황인 걸 알고 있고, 굉장히 감정적으로 힘든 신이 많아서 현장에 갈 때마다 활력을 불어넣어야겠다는 마음에 신났다."
![배우 김고은이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5d32aaea5778d3.jpg)
- 신나는 장면은 아닌데 어떻게 활력을 불어넣었나?
"심각한 캐릭터여도 현장 텐션은 비슷하다. 저만의 애교 아닌 애교나 주접을 떨면 선배님도 많이 웃어주셨던 것 같다."
- 다시 만나면서 내가 성장한 부분이 있다고 느낀 것도 있나?
"'협녀' 현장에서는 정신이 없었던 것이 컸다. 뭔가 버거웠고 내 것을 소화해내기 급급했다. 선배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숙소에서 고민이 많아 선배님께 전화해 "제 방에서 얘기하자"라고 하면 와주시곤 했다. 감사하다. 이번에는 제가 회차적으로 여유가 있기도 하고, 현장에서 만나면 선배님을 제가 케어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보면서 이 정도는 시간이 된다고 얘기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많이 컸다'라는 생각을 했다. '협녀'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선배님은 몸을 사리지 않는다. 후배로서 다시 봐도 멋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그렇게 하면 다친다"라고 말할 정도로, 요령을 피우지 않으시고 정통으로 하신다. 그런 부분들이 존경스럽다."
- 김고은 배우에게 전도연이란 배우가 가지는 의미는?
"전도연 선배님은 제가 배우 꿈을 꾸게 해준 분이다. 그래서 존재 자체가 너무 소중하다. 초심보다 더 전이다. 배우라는 꿈을 향해 달려간 시간이 있다. 열심히 살았다. 그거 다 포함해서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줬고, 그래서 제 인생이 바뀌었다. 그런 존재가 주는 소중함이 있는데, 이렇게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것도 의미가 있다. 돌이켜봤을 때 인생의 한 페이지로 기록이 될 것 같다. 최근에 화보를 같이 찍었다. 원래 홍보를 하려면 11월에 촬영을 해야 했다. 그런데 도저히 맞는 날짜가 없었다. 모두가 화보를 못 찍는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는데 너무 아쉽더라. 이건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선배님께 전화해서 "그냥 찍으면 안 되냐"며 졸랐다. 우리가 다시 작품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남기고 싶다고. 12월에나 시간이 되니까 홍보가 아니라고 하셔서 "넷플릭스는 계속 걸려 있지 않나. 시기가 뭐가 중요하냐"고 했다. 넷플릭스에도 얘기했고 그래서 찍게 됐다."
- 전도연 배우의 어떤 작품을 보고 이런 마음을 품게 됐나?
"'밀양'이 가장 컸다. 전 작품도 좋아하지만 '밀양'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메이킹 찾는 것이 어려웠다. 몇 시간을 할애해서 메이킹까지 다 찾아봤다. 이걸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아시지 않을까 싶다. 롤모델이라는 건 데뷔 초부터 인터뷰에서 많이 얘기했다."
- 텅 빈 눈과 감정이 배제된 말투가 인상적인 캐릭터인데 어떤 고민을 하며 그렇게 잡아갔나?
"모은이는 감정적인 거세를 당했다고 생각하고 접근을 했다. 인간이 감당하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충격과 감정의 과부하가 오면 펑하고 터지면서 고장이 날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그런 상태의 모은이는 어떨 것 같다는 것을 고민하면서 만들어갔다. 말투는 한마디를 할 때 어떤 강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그냥 나열하는 느낌이다. 모은이는 스스로에게 자격이 없다는 감정을 느낄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을 때 '내가 커피를 너무 마시고 싶어 할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는 상태일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커피 너무 마시고 싶어"라고 나열하게 되는 거다."
![배우 김고은이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470e0b9bdfa6be.jpg)
- 반삭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본을 받았을 때 먼저 드는 생각은 다르지만, 웬만하면 외형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모은은 얼굴이 가려지지 않았으면 했다. 숨기는 것이 없다. 느끼는 대로 얘기하는데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보이는 아이라 드러나는 대로 보였으면 했다. 머리카락 한 올에도 숨을 데가 없었으면 했다. 그래서 굉장히 짧은 머리였으면 좋겠다고 결정했다. 교도소 안에서 만지지 않아도 되는 머리, 삭발했다가 알아서 길러진 머리 정도의 느낌이었으면 했다."
- 후반부 모은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태국 장면에서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태국에서의 장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태국 가는 비행기 안에서 머리가 복잡했다. 동생 일을 겪고 병실에 갇혀있으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인간이 미치는 수위를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그 지점이 있다고 친다면 가장 꼭대기까지 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전체 드라마 안에서 할애된 시간이 길지 않아서 그걸 축약해서 표현해야 했다. 구체적으로 짜인 것은 없었는데, 감독님께 설명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어서 일단 한번 해보겠다고 해서 만들어진 장면이다."
- 초반 모은은 사이코패스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 후반에 드러난다. 그런 모은의 개연성을 어떻게 구축하려 했나?
"그런 구성으로 간다는 얘기를 나눴고, 처음엔 대본이 재미있게 읽혀다가 연기를 하려고 다시 접근하니 어려운 부분이 생겼다. 사이코패스처럼 보이려 노력하는 인물이라면 시청자들도 몰라야 한다. 그러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혼자 있을 때 모은은 어떻게 하나 의문이 생긴다. 혼자 있을 땐 노력할 필요가 없는 건데, 그러면 시청자를 속일 수가 없다. 그게 첫 장면부터 걸린다. 살해 현장이 펫캠에 찍혀있지만, 나 혼자 있어야 하는 공간이다. 이 장면부터 사이코패스처럼 해놓고는 나중에 아니었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이 '그때는 뭐지?' 의문을 가질 것 같았다. 그 두 가지를 만족시킬 방법은 뭘까 했을 때, 모은은 가만히 있는데 다수가 바라봤을 때 오해하는 방향으로 가면 어떻겠나 싶었다. '사이코패스', '마녀'라고 단정 짓고 오해하는데 시청자들도 그렇게 보는 방향성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정이 완전히 고장 난 사람으로 잡아갔다. "사이코패스처럼 보이세요?"라고 모은이는 진짜 질문한 거다."
- 모은이 윤수에게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별다른 감정이 있을까 싶다. 내가 벌인 일에 곤란해졌다. 그걸 수습하려 한 거다. 윤수는 딸이 있고 갈 곳이 있다. 모은이는 예전의 자신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느꼈을 것 같다. 뉴스를 처음 봤을 때도 '나 같네' 했고, 내가 그랬던 순간이 스치니까 눈물을 슬쩍 보인다고 생각했다. 저 정도의 절실함이라면 죽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정도로 생각했을 것 같다."
![배우 김고은이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3b0b96a52f0999.jpg)
- 윤수의 본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모은의 본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타적이다. 굳이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하고 나서서 치료한다. 그게 본성인 것 같다."
- 결국, 모은은 사적 복수를 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모은이는 자기 자신을 가장 죽이고 싶었을 것 같다. 직접적인 고통을 준 그 사람만큼은 내가 꼭 없애야 동생에게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 감독님이 진범을 배우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진범에 대해 궁금해하지는 않았나?
"저는 별 관심이 없었다. 모은이처럼 '몰라, 알 필요 없지 뭐'라면서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다. 진범을 알고 나서는 "아 진짜요?" 하고 말았던 것 같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제가 가장 슬펐던 대사는 왜 도와줬냐고 했을 때 "내가 저지른 일 제자리로 돌리려 한 거다", "돌아갈 자리가 있다"라고 한 것이다. 이 대사가 모은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돌려놓고 싶었다. 이 말을 하는 모은이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사무쳤다. 또 "네가 P양이구나"라고 하는 장면도 좋았다. 목을 조를 때, 처음엔 분노로 시작했지만 '너보다는 내가 죽어야 하는 사람인데'라며 모은이가 스스로 손을 놓는다. 거기서의 모은이가 너무 슬퍼 보였다. 그 아이가 죽은 걸 알고 나서는 무언가를 숨기지 않는다. 의사였던 것도. 이미 다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모은이가 놓아버린다. 미묘하지만 가슴이 아팠다."
- 호평도 많았는데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
"'저의 새로운 얼굴을 봤다'라는 말이다. 캐릭터로서 시도하고 나면 어떻게 봐주실까 걱정이 안 되는 배우는 없다. 혹시나 '낯설다', '이상하다'라고 받아들이면 어쩌나 하는 고민과 불안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건 이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라 크게 안심했다."
![배우 김고은이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dbbf12c5e7953f.jpg)
- 전도연 배우를 롤모델로 생각했던 성장해온 김고은 배우를 이제는 롤모델로 여기는 배우들이 많아졌다.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감사하다. 열심히 하면 된다. 열심히 해도 인정 못 받을 때가 있고, 안 알아봐 주실 때도 있고 실제로 못했을 때도 있다. 그런데 최근 연달아 공개된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인정을 받았다. 너무 기적 같다. 저는 전자의 경우가 많아서 맷집이 좋은 편이다. 물론 부족할 수 있지만 자부할 수 있는 건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 "잘했어"라고 칭찬해주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금 이런 시기가 앞으로 많은 일을 겪어나갈 때 꺼내쓸 힘일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너무나 감사한 나날이다."
- 지난해를 돌아봤을 때의 소회는 어떤가? 올해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부지런히 찍었던 나의 아이들이 다 공개가 됐다. '유미의 세포들3'가 아직 남았지만 새로운 시작 같은 느낌이 있다. 제가 많이 쉬지는 않았는데, '유미의 세포들3'까지 다 공개가 되고 나면 한동안은 쭉 길게 촬영만 할 것 같다. 더 이상 쌓여있는 아이는 없다. 다음 작품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잘 시작하고 싶다.(김고은의 차기작은 박지은 작가의 신작 '혼'이다.)"
- 김고은에게도 흥행 부담감이 있나?
"배우를 하는 한 죽을 때까지 있을 것 같다. 물론 흥행을 기대하고 임하는 작품이 아닌 것도 있다. '은중과 상연'은 엄청난 흥행보다는 내용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럼에도 당연히 흥행했으면 좋겠고, 모두가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라도 많은 분이 봐주시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흥행하면 모두가 웃을 수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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