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유해진의 "참 괜찮은 친구"라는 칭찬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단순히 연기를 잘하는 것을 떠나 상대배우와의 호흡과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며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박지훈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곧 유해진과 박지훈이 연기 포텐을 터트릴 '왕과 사는 남자'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탁월한 스토리텔러 장항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대한민국 영화 누적 관객수 1위 배우인 유해진과 대세 배우 박지훈이 각각 광천골 촌장 엄흥도와 단종 이홍위 역을 맡았다. 여기에 유지태, 전미도, 이준혁, 박지환, 안재홍 등이 함께해 완벽한 앙상블을 선사한다.
박지훈은 강원도로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를 연기한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세자가 되고 왕의 자리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폐위된다. 어린 나이에 왕위를 빼앗기고, 충신들은 역모죄로 죽임을 당하며 죄책감과 무력감 속에 살아가던 이홍위는 유배지에서 광천골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를 만나 동고동락하며 삶의 의지를 되찾아가는 인물이다.
어린 나이의 무기력함을 외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15kg 체중을 감량한 박지훈은 '리딩과 사는 남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없이 많은 리딩을 통해 목소리 톤, 말투, 자세를 잡아나갔다. 그리고 국궁 연습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국궁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하더라. 잡생각 없이 마음을 비웠을 때 손을 놓는다고 해서, 그때만큼은 마음을 비우고 계속 연습했다"라며 "그래서 자세가 너무 예쁘게 나와서 칭찬을 해주신 기억이 난다. 그걸 표본으로 삼아서, 모니터 안에 녹아들 수 있게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박지훈이 활을 쏘는 컷이 공개될 때마다 큰 화제를 모았다.

박지훈은 이번 작품에서도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깊은 서사'의 눈빛 연기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슬픔, 안쓰러운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처연하고 아린 눈빛은 박지훈만의 단종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전망이다. 박지훈 스스로는 "대본에 충실해 몰입하고 집중했다"라고 담담히 말했지만,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유해진은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있다"라며 "어떤 때는 폭발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응축시키고 절제한다. 그런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극찬을 전했다.
'약한영웅' 시리즈에서 최현욱, 이준영 등과 돋보이는 남남 케미를 형성했던 박지훈의 '케미 요정' 위력은 이번 '왕과 사는 남자'에서도 이어질 전망. 그는 유해진과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 혹은 아버지와 아들을 연상케 하는 호흡을 선사하며 관객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박지훈에게 고맙다고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 유해진은 "처음에는 이 배우를 잘 몰랐는데, 박지훈이 저에게 영향을 준 것이 많다"라며 "어떨 때는 안쓰럽고 동정이 갔다. 마지막 슬픈 장면에선 박지훈이어서 그런 연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고맙다"라고 박지훈 덕분에 슬픈 감정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박지훈은 연기뿐만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의 남다른 태도로 유해진의 마음을 꽉 사로잡았다. 평소 걷거나 뛰는 걸 좋아하는 유해진은 "영월 분장차에서 촬영 현장까지 2km가 된다. 걷는 동안 박지훈이 쫓아와서 "같이 걸어도 되냐"고 한다"라며 "같이 걸으면서 작품 얘기도 하고 잡다한 얘기도 했는데 정이 많이 쌓였다. 참 괜찮은 친구라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유해진은 촬영 현장에서 진중하고 속 깊은 면모를 보여준 박지훈을 굉장히 예뻐했다고. 여기에 엄청난 연기 열정을 뿜어내는 노력파라는 점 역시 유해진의 마음을 사로잡은 또 하나의 이유였다고 한다. 이에 유해진과 박지훈은 영화 촬영이 끝난 후에도 돈독한 선후배 사이를 이어왔다. 특히 유해진은 지난해 박지훈이 주연을 맡은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 촬영 현장에 문구까지 직접 준비한 간식차를 선물하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역사가 스포'라는 말처럼 결말이 정해져 있는 단종의 아픈 서사가 담길 '왕과 사는 남자'는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올해 기대작으로 손꼽혀왔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진행된 블라인드 시사회가 눈물바다가 될 정도로 "너무 슬프다"라는 평이 많았다고. 단종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뭉클한 관계성 역시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이에 '왕과 사는 남자'가 한파로 인해 얼어붙은 한국 영화계에 훈풍을 불러올 수 있을지 큰 기대가 쏠린다.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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