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분명 행복했고 감동이 있었던 촬영 현장이었지만, 연기하는 배우로서 긴장감은 늘 가져갔다. 그래서 수없이 고민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정성들여 만들어갔다. 이런 문상만의 노력이 있었기에, '파반느'의 경록이 그토록 빛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문상민은 함께 작업한 이종필 감독은 물론이고 변요한, 고아성에게 모든 공을 돌리며 거듭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들의 보살핌으로 성장하고 빛이 날 수 있었다는 것. 첫 영화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을 문상민이 앞으로 그려갈 배우 행보에 기대가 더해지는 순간이다.
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감독 이종필)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영화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 등 차가운 현실에 놓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로 그려내며 주목받은 이종필 감독의 연출작이다.
![배우 문상민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5cf234d0e76c79.jpg)
문상민은 무용수의 꿈을 접고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 경록 역을 맡아 미정 역 고아성, 요한 역 변요한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경록은 무용수의 꿈을 접은 채, 아이슬란드에 가기 위해 백화점 주차 안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이다. 자신과 어머니를 두고 떠난 아버지로부터 받은 가슴 한 편의 상처가 있다. 인생도 사람도 까칠하고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던 어느 날 지하 창고에서 마주친 미정이 신경 쓰인다.
최근 '은애하는 도적님아'로 로맨스 사극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문상민은 첫 영화인 '파반느'에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다가 사랑을 통해 빛을 얻고 성장하게 되는 인물 경록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호평을 얻고 있다. 어딘가 공허한 눈빛과 반항기 어린 태도부터 미정에게 마음을 열고 웃음과 생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 청춘의 솔직하고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다음은 문상민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경록이 가진 갈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난 뭘 해야 할까? 나는 쓸모가 있는 건가? 나는 왜 살아가나?' 그것부터 시작된다. 미정이 떠난 후에도 계속된다. '나는 왜 사는가?'가 주된 갈등이다. 이런 경록의 가치를 알게 해주는 건 미정과 요한이다."
- 경록이 미정을 신경 쓰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사랑하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에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본 것이 있나?
"이유를 찾아보자면 순간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경록이 있는 낯선 공간에서 유일하게 낯선 사람이다. 그 부분에서 관심이 갈 것 같고, '뭐지?' 싶을 것 같다. 경록이 계속 미정을 관찰하기 시작하고 따라간다. 요한에게 "불쌍하니까"라고 하지만 동정이 아니다. 투박하고 서툴고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록은 미정을 보면서 나도 의미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느낀다. 저 사람과 같이 있으면 나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시작된다. 촬영하면서 신기했던 것은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해야지' 하는 건 없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얼굴이 펴지고 밝아지더라. 영화의 흐름을 잘 따라간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다."
![배우 문상민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848a7d015d5ebe.jpg)
- 경록은 초반 말이 없고 감정의 표현이 거의 없다. 하지만 미정을 만나 사랑을 하면서 감정 표현이 많아지고, 말도 많아진다. 그런 변화의 폭, 밸런스에 대한 고민이 있었나?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해봤는데, 어느 정도를 정하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 경록은 스무 살 중반이고, 그 친구의 마음을 저도 잘 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말이 빨라지고 흥분하고 엉성한 춤을 추면서 기합을 넣기도 한다. 경록도 그런 환경이 없었을 뿐, 그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사람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말을 빨리 해야지, 데시벨을 크게 해야지' 이런 걸 정해두지 않았다.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 아성 배우와 호흡하면서 온전히 느끼고 싶었다. 락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미정에게 소개하고 싶었을 것 같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락을 설명할 때 '왜 이렇게 말을 빨리 했지? 좀 더 천천히 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면서도 그때는 그러지 못했을 거다. 그게 진심이기 때문에."
- 그럼에도 경록과 미정은 왜 엇갈렸을까?
"살아온 속도가 달랐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빠르게 쫓아온 청년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미정은 겁이 없고 단단하다. "조급하지 않아도 된다", "잘한다", "좋은 사람, 멋진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그만큼 단단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불안한 청춘, 불안한 경록을 진정시켜주는 건 미정이지만, 살아가는 속도가 달라서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만나게 되는 것 같다."
- 변요한 배우가 맡은 요한 캐릭터가 미정과 경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극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도 하는데, 같이 호흡했을 때 어땠나?
"변요한 선배와 연기하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변요한이라는 배우는 남자 배우들이 너무나 되고 싶어 하는 표상이다. 작품을 다 좋아하지만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가장 좋아한다. 너무 팬이다. 형의 깊은 눈빛과 깊은 마음이 온전히 마음에 전달되는 것이 좋았다. 배우고 싶고 따라가고 싶었다. 박요한은 변요한 형이 하지 않았다면 '문상민이 움직일 수 있었을까. 생동감 있어 보일까?' 싶다. 말이 없고 딱딱한 표정으로 연기하는데, 변요한 형이 없었으면 절대 빛날 수 없었다. 미정에 대해 물어볼 사람도 없고, 미정을 만나고 나서도 사색으로 끝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요한, 그리고 요한 형이 있어서 제가 빛날 수 있었고 말을 할 수 있었고 '파반느'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한 형에게 감사하다. 아성 누나, 요한 형과 함께 하니까 상향 평준화가 되는 느낌이라는 착각에도 빠졌다. 공부 잘하는 분들과 있으면 나도 잘하는 것 같고, 실제로 실력이 늘기도 한다. 선배들과 찍는 4~5개월 달콤한 착각에 빠졌다. 이분들과 하면서 잘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스스로 에너지가 좋다고 느끼기도 했다. 아성 누나, 요한 형에게 정말 고맙고, 제가 인복이 많은 것 같다."
![배우 문상민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45c50e0bd51058.jpg)

- 요한과 경록의 키스신이 화제가 많이 됐다. 어땠나?
"현장에서 딱 한 번 만에 찍었다.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사전에 요한 형이 분위기를 깨고 "중요한 신이니까 강하게 하고 끝내자"라고 했고, 다음 신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그런데 제가 요한 형 눈을 안 쳐다봤나 보다. 요한 형도 눈치를 챘는지, 저에게 "그러면 내가 어색해져. 편하게 해줘"라고 하시더라. 그런 뉘앙스를 풍긴 것 같아서 미안했다. 진짜 그랬던 건 아닌데, 그 부분이 미안하더라. 얘기하다 보니 요한 형과 아성 누나 생각이 계속 나는데, 경록 캐릭터가 일정하지 않고 서툴러 보이고 어딘가 뛰어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대사 플레이도 좋지 않다. 하지만 자신할 수 있는 건 진심으로 했다. 서툴고 정돈되지 않은 연기를 요한 형, 아성 누나가 울타리를 잘 쳐줘서 흡수할 수 있도록 보듬어주는 느낌이었다. 너무 고맙다."
- 무용과 보드 연습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그 과정도 들려달라.
"프리 단계부터 3~4개월 정도 계속 배웠다. 경록이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다. 경록이 혼자 집중할 수 있는 오브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드를 잘 타고, 무용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할 때의 표정이나 감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상 무용 트레이닝을 한다고 해도 실제 무용수처럼 할 수는 없다.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걸음걸이나 자세였다. 무용하면서 나의 심리 상태를 따라가야겠다 싶었다. 집에서도 전문적인 턴이 아니라 기분 좋으면 돌기도 한다. 그런 움직임도 생각해봤다. 갑자기 팔을 뻗으며 몸을 펼친다. 그걸 경록만의 다짐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도 못 느꼈을 수 있는데, 미정에게 직진할 거라는 포부로 했다. 그게 경록을 표현할 수 있는 장치였다."
- 이종필 감독, 고아성 배우와 아이슬란드에 가서 오로라 촬영을 하고 왔는데, 오로라를 실제 본 느낌은 어땠나? 촬영 당시의 분위기는 어땠나?
"공항에서부터 도착하기까지 17시간 정도 걸렸다. 공항에서 만나 가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카메라로 찍지 않아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미정과 경록의 마음, 표정을 찍었고 그게 제 갤러리에 있다. 아이슬란드 도착하자마자 공항에 오로라가 떴다. 우리를 위한 오로라인 것 같았고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숙소에서도 오로라가 너무 예뻐서, 첫날 가자마자 찍었다. 일주일 동안 촬영했는데 방방곡곡 다 가봤다. 하루에 로케가 4~5군데 됐다. 이종필 감독님과 저는 당시 운전을 못 해서 아성 누나가 운전을 해줬다. 셋이서 움직이면서 정말 아름다운 공간에서 춤추고 대사도 하고 집중을 굉장히 많이 했다. 언제 어디서 좋은 것이 나올지 몰라 긴장감이 있었다. 행복했지만 신경이 서 있었다. 편하고 행복하고 관광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잘하고 싶었다. 긴장하지 않고 경록의 마음이 빠진다면 영화에서도 드러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문상민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68adc856f6c3df.jpg)
- 아이슬란드에서 찍었던 장면들이 굉장히 아름답게 나왔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컷이 있다면?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제 마지막 장면이다. "사랑해"라고 하는 그 표정과 얼굴이다. 실제로도 경록으로서 마지막 컷이었다. '파반느'에서 마지막으로 연기할 기회이자 테이크였다. 감독님이 카메라로 찍어주시는데 "갈게, 경록아"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어쩌면 그 대사를 하기 위해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사랑해"라는 말을 미정에게 얼마나 말하고 싶었을까. 표정에 다 담겨 있다. '파반느'를 찍었던 마음, 경록을 보내준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그 장면을 가장 애정한다."
- 비주얼이 워낙 출중하다 보니, 경록을 표현할 때 분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저는 저 스스로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촌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경록을 수더분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촌스러움이 아니라, 저만의 촌스러운 감정이 있다. 분장을 세게 해서 만들지 않아도 내 안의 수더분함, 나의 솔직함에서 나오는 구수함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내가 가진 기질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분장차에 들어가서 아성 누나가 분장 받는 걸 보면서 저도 마음이 달라진다. 흠뻑 빠질 수 있게 다들 만들어주셨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촬영 전 분장 차부터 시작이 됐다. 미정으로서, 경록으로서 자신감을 채워주셨다. 분장하고 세트를 가면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도 그렇고 모든 스태프가 경록으로서 존재하게 만들어주셨다. 그걸 잘 간직하려고 했다."
- 하지만 추구미는 NCT 위시라고 했더라.
"제 바람이다. 너무 맑다. NCT 위시도 청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청춘이 부럽고 되고 싶은 마음이다."
- 출연 전에는 흔들리고 위축된 모습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최근 '은애하는 도적님아'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파반느'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이채민, 김재원 배우와 함께 주목받는 20대 배우로 평가받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좀 남다른 소회나 달라진 마음을 느끼기도 하는지 궁금하다.
"많은 분에게 인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같이 언급되는 것도 감사하고 신기하다. 하지만 혼란스럽고 방황하는 마음은 진행 중이다. 작품이 잘 되고 공개의 여부가 아니라, 계속 가지고 있는 불안과 혼란이다. 이는 계속 부딪히고 발전하며 성장하는 원동력이다. 그래서 싫지 않다. 계속 가져가야 할 긴장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열정과 욕심이 제 안에 있다."

- 세 배우가 '뮤직뱅크' MC라는 공통점이 생겼는데, '살짝 설렜어'도 그렇고 은행장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뮤직뱅크' MC를 통해서도 얻은 것이 있나?
"서툰 부분이 있는데 귀엽게 봐주시는구나 생각했다. 저는 무대 같은 것을 했을 때 조금이나마 가수분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평소에 못 해보는 경험이다 보니 하나하나 소중하더라. 또 언제 아이돌 역할을 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이 즐거운 것 같다. 서툴긴 하지만, '뮤직뱅크'를 하면서는 순발력이 는 것 같다. 사람 말을 경청하게 되는 자세도 배웠다. 가수분들의 무대를 소개할 때 말을 잘 듣고 집중해서 듣게 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 문상민 배우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무엇인가?
"아직 찾지는 못했다. 찍으면서 느꼈던 건 혼자 있을 때 보지 못하는 빛을 보는 것, 서로를 빛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본다. 로그라인과도 맞닿아있고, 경록의 생각과도 같다. 경록을 따라가게 됐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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