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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③ "박진영, 촬영 없어도 김민주 위해 와 줘" '샤이닝'이 전한 응원


(인터뷰)JTBC '샤이닝' 연출 김윤진 감독
"박진영, 늘 연태서와 가까이 있으려 노력, 훌륭한 지점"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첫사랑과의 재회, 그 설렘과 애틋함. '샤이닝'을 지탱하는 뼈대다. 하지만 단순히 연인과의 사랑만을 노래하지 않는다. 가족, 친구 그리고 직업을 비롯한 내 삶까지,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그려낸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경험하거나 혹은 내 옆 누군가의 일을 지켜보기도 하는, 그런 보편적인 이야기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의 감정선에 더욱 깊이 몰입하고 공감하게 된다. 그래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삶에 대한 응원이길" 바라는 그 마음이 참 따스하게 와닿는 '샤이닝'이다.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극본 이숙연/연출 김윤진/제작 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은 둘만의 세계를 공유하던 청춘들이 서로의 믿음이자 인생의 방향을 비춰주는 빛 그 자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그해 우리는',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섬세하면서도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윤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았다.

배우 박진영이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이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은 막연한 꿈이나 실체 없는 미래를 좇기보다 눈앞에 놓인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는 데 집중하는 지하철 기관사 연태서 역을, 김민주는 호텔리어를 거쳐 서울 구옥스테이 매니저로 일하는 모은아 역을 맡아 10년에 걸친 첫사랑 서사를 펼쳐내고 있다. 두 사람은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19살 처음 만나 연애하고, 현실에 치여 헤어진 후 서른이 되어 재회해 다시 애틋한 사랑을 하게 된다. 이에 박진영과 김민주는 10년의 서사 속 인물의 변화와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내 매회 시청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총 10부작으로 이제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최근 후반 작업을 모두 끝냈다는 김윤진 감독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한 대본을 화면에 잘 담아내기 위해 기울인 노력부터 '좋은 사람이자 배우'인 박진영, 김민주와의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다음은 김윤진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연태서라는 인물에게선 꾹꾹 눌러 담은 고민, 삶의 힘겨움, 불안함이 있지만, 그것이 티 나게 드러나는 인물은 아니어야 해서 굉장히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박진영 배우가 연태서를 너무나 훌륭하게 잘 표현해줘서 얼굴, 특히 눈만 봐도 아련해져 울컥해지곤 한다.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데, 메이킹 영상을 보면 촬영 들어가면 엄청 몰입했다가 컷하면 바로 빠져나오더라. 그런 모습도 인상적이었는데 연출로서 바라봤을 때 어땠나?

"연출자로서도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계속 태서의 짊을 안고 현장에서 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가 어떤 캐릭터를 입었을 때 그 순간에 확 몰입해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이것이 그가 가진 연기적인 습관이자 태도,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거기에만 매몰되어 있으면 감정이 주변에 퍼질 수 있다. 주변에 그 감정을 옳기지 않는 건 박진영이라는 사람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면서도 깊이감을 보여준다. 컷 후에도 계속 그 감정에만 갇혀 있으면 우리 또한 버거울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본인에게도 다행이고 같이 연기하는 민주 배우에게도 다행이며, 마치 친척처럼 존재했던 저와 키스태프들도 마찬가지다. 참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친구이자 동료로서 그걸 목격한 느낌이다."

배우 박진영이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이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그렇다면 현장에서 특별히 배우에 대해 감탄하거나 놀랍다거나 했던 지점도 있었나?

"한번은 촬영이 끝난 후 모두가 가고 저랑 한강공원에 둘만 남아 벤치에 앉아서 한 시간 넘게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언급한 것처럼 태서는 다양한 감정을 쏟아내는 사람이 아니다. 한정된 폭 안에서 어떤 변화를 줘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길게 얘기를 했는데, 박진영 배우는 어떤 일을 할 때 가지게 되는 긴장을 전파하려 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고민을 한다. 그것을 크게 느꼈던 순간이 있다. 은아를 10년 만에 목격하고 난 후에 이수역에서 1분간 정차한다. CCTV로 은아를 보고 스쳐 지나간 후 은아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있다. 그렇게 통화하고 은아를 동작역에서 마주한다. 10년 만에 만나고 목소리를 듣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한번은 크게 보여주는 구간이 있으면 하는데 그게 어디면 좋겠는지를 저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이게 촬영 첫째 주었다. 태서의 감정 단계를 생각했을 때 저는 진영 배우가 얘기했던 구간보다 그것이 지난 후 아솔(박세현 분)이 열쇠로 잠금을 풀 때 기억이 치고 올라오면 어떨까 했다. 우연히 마주치고 돌아가거나 목소리를 들었지만 금방 전화를 끊어야 할 때 보다는 이제 다 지나갔다고 느낀 순간 기억이 치고 들어올 때 10년 동안 가졌던 감정을 터트리면 어떨까 싶었다. 제가 답을 정해놓고 얘기한 것이 아니라, 배우가 느끼는 감정의 단계들을 짚어보고 배우의 질문을 통해서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는 이것이 박진영 배우가 대단히 고민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연기로 펼쳐낼 수 있는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희의 관계가 이미 그렇게 형성되어 있었기에 촬영 첫 주에 이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이런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한 때가 구체적으로 언제였던 건가?

"촬영이 30분밖에 안 남은 시점이었는데, 다리 위에서 부재중 전화가 와서 전화했더니 은아였던 그 장면이다. 이걸 찍기 바로 전이었는데, 촬영 장소로 걸어가던 중에 감정을 언제 터트리면 좋을지를 물어보더라. 이때가 좋은지를 물어봐서 "지금 여기는 아닌 것 같다"라는 얘기를 했다. 걸어가면서 대화를 했고, 어디가 좋을지는 촬영 끝나고 흐름을 다시 되짚어보고 확실하게 얘기해보자고 했다."

- 스무 살 태서와 은아의 이별신 얘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별을 그렇게 받아들이고 나서 전화를 끊은 후 눈물을 쏟는 태서에 마음이 아팠다. 앞서 언급한 열쇠 장면에서도 눈물을 흘리는데 두 장면 모두 참 예쁘게 운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때의 감정선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행동 같은 건 제가 던져보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2회에서 은아 집에 간 태서가 아버지의 등장에 우당탕하며 숨기 위해 침대 밑에 들어간다. 진영 배우가 침대 밑으로 다 들어갈 수 있었는데, "끼여줄 수 있어?"라고 물어봤다.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제가 던져본 거였다. 그런 식으로 동작을 만들기는 하지만, 감정에 있어서는 배우에게 맡기고 보여달라고 한다. 물론 그 감정이 어떤 모양일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게 언제부터 그런 징후가 있었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어떻게 남아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한다. 예를 들어 "주저앉을까요?"라고 했을 때는 "그렇게까지는 가지 말자"라고 한다. 하지만 제가 먼저 얼마만큼의 감정으로 연기하라고 얘기하지는 않는다. 보고서 걸리는 게 있으면 얘기하지만, 틀을 잡고 접근하지는 않는다."

배우 박진영이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민주가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그렇다면 두 사람이 이별의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접근한 방식이 있다면?

"진영, 민주 두 사람이 진짜 좋은 동료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이별신의 전화통화를 진영 배우가 먼저 찍었다. 민주 배우가 근처에서 전화로 대사를 해줬다. 그리고 기숙사 복도신에선, 진영 배우가 촬영할 신도 없는데 그 장소에 와줬다. 옆방에 들어가 전화통화를 해서 만들어진 신이다."

- 이별하기 전, 대학생이 된 태서가 서울에서 수업과 과외를 이어가다 보니 잠도 못 자고 피곤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쭉 이어진다. 박진영 배우의 얼굴이 너무 현실감이 느껴져서 놀란 지점이 있었다. 이 시퀀스 촬영은 어땠나?

"배우가 너무 잘했다. 모든 순간을 연태서로 있지 않더라도 작품에 들어가는 그 순간엔 연태서 그 자체로 있었다. 이게 박진영 배우의 훌륭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늘 연태서와 가까이 있었다. 방금 언급한 시퀀스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몽타주로 담아낸 건데, 버스신만 10신 가까이를 하루에 다 찍어야 했다. 그걸 그렇게 다 다르게 표현한 거다. 무슨 일이 생겨서 연우리에 가는 거지만, 큰 묶음에서는 정서가 비슷할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어떻게 표현됐으면 좋겠는지, 눈물을 흘릴 때도 모든 순간이 다 똑같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서 다르게 표현하고 싶은 것이 배우의 마음이었다. 그래서 항상 연태서와 가까이 있었던 것 같다. 언급한 몽타주도 다 다른 날 찍었지만, 연태서로 있고자 했던 배우의 몫이 컸다. 낮이었다 밤이 되고, 또 낮이 되는 변화 속 기술적으로 피곤함이 묻어나게 하는 스태프들의 노력도 있다. 하지만 저는 간단했다. "피곤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면 되는 거였다.(웃음) "고민이 좀 있으면 좋겠다", "은아에게 연락이 안 오는 거에 대한 서운함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정도로 톤을 얘기하는 거고, 다른 건 다 배우의 힘이고 기술 스태프들이 충실하게 백업을 해줬다. 간단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순간이지만, 그 순간만을 위한 연기를 했던 거다."

- 톤을 잡아주는 정도라고 간단히 말을 했지만, 배우가 연기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설득력 있게 끌어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두 배우 모두 진짜 질문을 많이 한다. 몰라서 하는 질문이 아니라 아는 것도 질문한다. 본인만의 것에 갇혀 있지 않고, 본인들이 준비한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면 상대방도 가져온 것이 있을 테니까. 그래서 현장에서 서로가 맞춰가는 과정이 있었다. 또 이 신에서의 감정이 이렇다 하더라도 전체 시퀀스나 이 회차 안에서 드러나야 할 감정의 정도가 달라지기도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진짜 질문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배우 박진영이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진영과 김민주가 JTBC 금요시리즈 '샤이닝'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SLL,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그간 연출한 작품을 보면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해 우리는'도 '샤이닝'도 세상 귀엽고 사랑스러운 10대가 그려지고, 감정의 굴곡이 당연히 있겠지만 그럼에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 감독님의 추구미인가?

"이야기를 짊어지는 온전한 악역, 이해의 틈을 바랄 수 없는 축을 담당하는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했던 세 작품은,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설령 후회할지라도 그 순간 그 행동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이해를 바랄 수 있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다. '그해 우리는'의 연수가 헤어지자고 한 건 처음엔 "왜?"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 연수의 이야기를 듣게 됐을 때 이해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태서와 은아도 그렇다. 은아가 했던 스무 살의 행동, 마음을 봤을 때 '나는 항상 괜찮나?' 묻게 된다. 괜찮지 않은 상황도 분명 있었을 텐데, 그때 내가 했던 말이나 행동이 항상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생각해봐도, 어떤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관찰자로서 재미있다. 그런 점을 보는 것 같다. 19살, 20살은 아직 어리니까, 그때의 말이나 행동에 어떤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하면서 돌아보고 싶다. 이건 서른 살이 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닌 것 같다."

- 방송되기 전에는 '첫사랑의 재회'로 인한 로맨스의 설렘만 생각했는데 실제 방송을 봤을 때는 가족, 그리고 삶의 무게를 힘들게 짊어진 청년의 모습이 더 많이 보여서 마음이 아렸다. 특히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가진 태서와 은아가 각기 다른 마음의 짊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날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사랑뿐만 아니라 삶의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동생에게 문제가 생긴 상태에서 태서가 20대를 보내는 것들이 되게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고뿐만 아니라, 시기가 다를 뿐 모두가 겪어내는 사건이다. 경조사는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것이고, 모두가 겪고 지나는 일이다. 은아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과정이 자세하게 서술되지 않고, 남은 이들의 감정선으로 표현이 된다. 이 또한 겪어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첫사랑을 겪고 지나가는 것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고, 지나가는 것들에 대한 응원이 이 작품에서 느껴졌으면 좋겠다. 배우들도 그렇고 작가님도 그러실 거라 생각한다. 살아냈고 살아가고 있고, 거기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가는 것이 우리 삶에 대한 응원이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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